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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답안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연세대 예시답안을 중심으로
1. 들어가며
지난 시간에는 연세대 1차 모의논술 [문제 1]의 답안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수들이 선택한 예시 답안을 살펴보며 어떤 답안이 채점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답안인가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물론 살펴본 답안이 가장 좋은 답안의 형식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교수들이 '이런 답안이 가장 좋다'라고 공개했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러한 요소들을 살펴봄으로써 각자 논술을 작성할 때 하나의 원칙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실제로 우수한 답안이 가지고 있다고 필자가 생각하는 요건들을 교수들도 입시설명회 자리에서 말하는 것을 종종 본다.
원칙은 어디나 동일한 것이다.
2. [문제 2] 예시답안 해설
[문제 2]는 '서로 다른 방식의 인간 관계를 제시한 제시문 (나)와 제시문 (다) 가운데 본인은 어떤 방식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지 밝히시오'이다.
앞서 [문제 1]에서는 '제시문 (가)에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는 무엇이며,이 문제에 대해 제시문 (나)와 제시문 (다)는 각각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는지 비교하시오'가 나왔다.
두 개의 문제가 연결되어 있는 형태이다.
[문제 1]에서 비교한 다음 그 내용을 바탕으로 수험생의 선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답을 쓰는 전략도 이러한 출제자의 의도에 맞추어 세워 나가야 한다.
우선 (나)와 (다)의 내용 부분에 대한 언급은 최소한으로 줄여야 한다.
이미 [문제 1]에서 비교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다뤄주었기 때문에 다시 자세하게 언급할 필요가 없다.
두 해결책의 내용은 줄이고,대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이유와 그 근거를 자세하게 써 주는 것이 좋다.
연세대의 문제는 이렇게 문항 간 유기적인 연결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런 경향은 비단 연세대만의 특색은 아니다.
때문에 논술을 풀 때는 문제 간의 연결 관계를 살펴서 푸는 것이 좋다.
그래서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항상 문제를 한꺼번에 풀 것을 요구한다.
문제에는 대개 출제자의 생각이 나타나 있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문제를 제대로 독해만 해도 제시문의 내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수능 언어영역에서 경험한 일을 논술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예시 답안을 보자.
①자연 상태에서 이기적인 인간들이 상호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도록 하기에 보다 적합한 인간 관계는 제시문 (다)의 인간 관계이다.
②제시문 (나)에서 제시한 협력 관계는 (다)의 그것에 비해 협력 관계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그로부터 벗어나 협력 관계가 무산되도록 할 동기가 크다.
서로에 대한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협력 관계는 합리적이고 분명한 계약에 의한 협력 관계보다 협력의 불이행에 대한 제재가 약하고 제재의 대상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오래된 관습적인 협력 관계에서도 협력을 이행하지 않은 구성원에 대한 제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다)의 협력 관계에 비해 인간적인 정감을 바탕으로 하며,오랜 관습과 전통에 의존하는 만큼 경직적이라는 점에서 계약 불이행자에 대한 유연한 조치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즉 협력을 이행하지 않더라도 협력 관계에 의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나)의 인간 관계에서 더욱 크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협력 관계에 충실할 동기가 작아지는 것이다.
③또한 현대 사회가 가족,민족,국가의 범위를 초월하여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제시문 (다)에서 언급하고 있는 합리적이고 분명한 협력 관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제시문 (나)의 신뢰는 가족이나 마을과 같은 소규모 집단에서 통용될 수 있다.
관습과 전통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간은 그러한 소규모 집단 내에서만 살아왔기 때문이다.
현재의 인간에게 전 세계로 확대된 활동 범위에 적용할 수 있는 관습과 전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인간은 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의거한 명확하고 합리적인 협력 관계는 세계화 속에서도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따라서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세계화 속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이고 분명한 계약을 통해 협력하는 인간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
<해설>
①= 이 학생 답안의 장점은 언제나 문제에 대한 정확한 답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점이다.
여기서도 자신이 어떤 방안을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 정확한 답안을 제시하고 있다.
교수들이 두괄식 글을 쓰라고 하는 이유도 사실 채점의 수월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다.
생각해 보라.미괄식이라서 안 될 이유가 뭐가 있는가?
근거만 제대로 든다면 형식을 문제삼을 이유는 없다.
그러나 채점 과정에서는 두괄식 글이 아무래도 내용 파악이 잘되고 채점이 쉽다.
따라서 두괄식 글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답안도 그런 면에선 합격이다.
자신이 선택하는 바를 정확히 밝혀 줌으로써 이후의 논의를 쉽게 이끌어가고 있다.
②= 이 답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유를 살펴보자.우선 '바람직하다'라는 표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바람직하다'라는 의미를 신중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렇게 나온 답은 아무리 잘 써도 좋은 점수를 받기가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바람직하다'의 전제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자.철수는 굉장히 활달한 아이다.
너무나 활달해서 푼수 소리를 들을 정도이다.
그는 어디에서든지 활발한 기운을 풍기면서 시종일관 웃고 지낸다.
만일 이 철수와 야구 구경을 갔다고 해 보자.
철수는 특유의 활달함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야구장에서 활달함이란 굉장히 바람직한 성격이다.
그러나 야구 구경을 마치고 친구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상가에 갔다고 해 보자.
여기서도 철수가 웃음을 잃지 않고 분위기를 띄운다면 이건 바람직한 성격이 아니라 맞아도 싼 성격이다.
생각해 보자.철수는 변함이 없는데 어떤 경우는 바람직하고,어떤 경우는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바로 처한 상황이 다르다.
즉 '바람직하다'라는 가치 판단은 상황을 전제한다.
어떤 상황인지를 먼저 다뤄 주어야만 '바람직하다'의 판단도 내릴 수 있는 것이다.
이 문제도 어떤 해결책을 선택하든 그 선택이 적용되는 상황을 고려해 주었어야만 했다.
따라서 상황에 대한 설명 없이 단순히 하나의 방안을 선택해 바람직하다는 논증을 해 줄 경우 대개 논의가 중심을 잃고 중언부언하기 쉬웠던 문제다.
그렇다면 여기서 논의되었어야 할 상황은 무엇인가? 우선 제시문 (가)의 상황이다.
즉 제시문 (나)와 (다)에서 다룬 내용은 모두 제시문 (가)가 제기한 문제에 답하는 종류의 것이었다.
따라서 당연히 제시문 (가)의 상황을 고려해야만 한다.
이 때 제시문 (가)가 제기한 상황은 자연 상태이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자연 상태란 말 그대로 원시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어떤 특정한 시대적,장소적 배경이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생각해 보았을 때 어떠한 해결책이 바람직할지를 써 주어야 한다.
이 학생은 그러한 출제자의 의도를 정확히 읽어 낸 답안을 작성하였다.
③=현대 사회라는 상황을 하나 더 추가함으로써 내용의 풍부함을 이끌어 낸 부분이다.
또한 출제자의 의표를 찌르는 답안이다.
논술에서 중요한 것은 언제나 현대 사회이다.
내용이 어떻게 구성되어 나오든 현대 사회는 언제나 출제의 대상이다.
오늘날 학생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내용이 논술로 나오지 2000여 년 전 고대에 중요했던 내용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따라서 이번 문제도 자세히 생각해 보면 현대 사회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옥수수 밭의 비유는 흡사 죄수의 딜레마와 비슷한 내용이다.
현대 사회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지는 부분이다.
따라서 해결책도 현대 상황을 염두에 두고 제시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먼저 논의해야 할 내용은 '현대 사회의 특성'이다.
그리고 이 특성에 어떠한 해결책이 알맞은가를 논술해 주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특성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해결책이 왜 바람직한지를 써 주면 된다.
그럼 여기서 이 답안에 대한 교수들의 강평을 일부 살펴보자.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표명했고 그 근거를 잘 서술했다.
특히 사회 일반과 현대 사회라는 두 가지 조건에서 명시적 계약의 장점과 관습적 신뢰의 단점을 비교 대조하여 서술함으로써 주장의 타당성과 설득력을 높였다."
어떤가?
필자가 지적한 내용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밑줄 친 부분을 교수가 지적한 이유를 이제 명확히 알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명심하자.'바람직하다'라는 가치 판단은 언제나 특수한 상황을 전제로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말해 추상적인 표현은 구체적으로 생각해 주는 것이 언제나 중요하다.
이것은 논술 문제를 푸는 하나의 원칙이다.
3. [문제 3] 제시문 (나),제시문 (다)를 참조하여 제시문 (라)의 두 표에 나타난 한국 사회의 특징과 변화를 해석하시오.
이 문제에 대한 예시 답안은 다음과 같다.
제시문 (라)의 A는 다른 선진국들보다 한국은 인구에 비해 변호사 수가 적은 편이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가 제시문 (나)에 나타나 있는 관습적이고 전통적인 협력 관계를 근간으로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일본도 인구에 비해 변호사가 적은 것으로 보아 이러한 협력 관계는 동양 전반에 걸쳐 나타나 있다고 볼 수 있다.
변호사가 적은 것은 그만큼 소송의 수가 적음을 의미하고 이것은 대부분의 갈등이 소송으로 대표되는 합리적이고 분명한 사회 구성원 간의 계약에 의해 해결되기보다 인간적이고 관습적인 신뢰에 의해 해결되는 경향이 큼을 시사하고 있다.
서양에 비해 한국을 포함한 동양 전반에 이러한 협력 관계가 더욱 보편적인 것은 개인보다는 공동체를 중시하는 공동체주의와 이익보다는 인간적인 정감을 중시하는 풍조,유교적 가치로 대표되는 아시아적 가치의 영향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제시문 (라)의 B를 보면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협력 관계가 점차 기존의 것에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법률상담 건수와 변호사의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사회 내 갈등이 점차 합리적이고 분명한 사회 구성원 간의 계약에 의해 해결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 사회의 협력 관계가 점차 제시문 (다)의 그것과 같은 성향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서구적인 가치의 유입으로 합리성이 강조되는 풍조와 외환위기 및 금융개방 이후 가속화된 세계화에서 찾을 수 있다.
경제 사정의 악화로 정감 있는 인간 관계보다 자신의 이익을 중시하는 풍조도 이러한 변화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도표 해석 문제는 수명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문제이다.
처음에 도표 문제가 만들어진 이유는 수리 논술을 대체하기 위한 이유였다.
수리 논술은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학생들이 잘 못 푼다.
이화여대의 유형처럼 아예 수리로 분리되어서 나오면 그나마 나은데 과거 고려대 유형처럼 인문계와 묶여서 나오면 속수무책이다.
학생들은 수리논술 문제를 거의 못 풀었고 변별력을 상실한 논술 문제는 역사 속에 자취를 감추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제시된 문제가 도표해석 문제이다.
그러나 현재 문제 수준은 더 진일보하였고,본격적인 통합 문제가 나옴에 따라 도표해석 문제는 그리 많이 출제되지 않을 전망이다.
구태여 도표를 내지 않아도 다양한 통합의 기법이 연구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표해석 문제가 만들어진 기원을 살펴보는 것은 필요하다.
왜냐하면 도표 문제를 푸는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다음 예시 답안을 보자.
이 답안도 위와 동일한 문제의 답안이며,역시 연세대 측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면 사정상 필요한 일부만 보자.
제시문 (라)의 A를 통해 우리나라가 상호 이해 충돌을 서양에 비해 이성이나 제도에 덜 의지해서 문제 해결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법조인은 사람들 간의 이해관계에 문제가 생겼을 때 법과 이성을 잣대로 문제를 해결해 준다.
제시문 (다)에서 사르트르의 말처럼 서양에서는 상호 이익을 위한 계약을 중시하며 이것을 부패하지 않게 하려는 노력이 행해진다.
그리고 이러한 계약이나 약속이 어겨지거나 지켜지지 않으면 미리 사회 구성원들끼리 정하고 약속한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다.
이는 서양 사회에서 발달한 상호 문제의 해결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
A를 통해 보면 프랑스,독일,영국은 한국 인구의 2배도 되지 않지만 법조인 인구는 약 3~17배,변호사 1인당 인구는 약 4~10배 정도 차가 난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는 우리나라보다 인구는 6배 정도인 데 비해 법조 인구나 변호사 1인당 인구는 약 10배와 20배 차이가 난다.
한국 사회와 서양 사회가 사람들과의 충돌시 어떠한 방법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다.
(하략)
첫 번째 답안과 달리 이 답안은 표의 수리적 분석이 자세하게 나와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연세대 교수의 강평을 보자.
"두 표에 대한 분석이 타당하며,특히 표 A에 대해 자세히 분석한 것이 장점이다."(하략)
그리고 다음은 첫 번째 답안에 대한 강평의 일부이다.
"제시문 (라)의 두 표를 모두 다루었으며,분석 내용이 대체로 타당하다.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한국 사회의 특성과 변화를 해석하면서 그러한 현상의 원인을 따져 보려 한 노력이 돋보인다.
그러나 표의 수리적 변화에 대한 분석이 치밀하지는 못하며,추론이 단순한 면이 있다."
자료해석 문제 자체가 수리 문제를 대체하는 성격의 문제이기 때문에 답안에서는 수리적 분석을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학생들은 표를 수리적으로 정밀하게 분석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순히 '증가하고 있다' '가장 높다'고 쓰는 것보다 자세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예시 답안을 살펴보면 답안이 도표에 대한 수리적 분석과 도표에서 읽어낼 수 있는 사회 변화로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도표해석 문제에서 배점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도표를 통해 읽을 수 있는 사회의 모습이다.
간단히 말하면 도표가 왜 이런 숫자들로 채워지게 되었을까를 생각하고 그 이유를 적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답안이다.
다만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은 치밀하게 해야 한다.
단순히 그럴 것이라는 식의 분석은 점수를 얻지 못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답안에서 경제 사정의 악화가 이기주의적 풍조를 강화하고 이것이 법적 해결의 증가를 가져왔다는 추론을 제시한 것은 좋으나 이기적인 풍조가 왜 법적 해결을 가져오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분석은 자세하게 했어야 한다.
또한 세계화가 어떻게 계약을 증가시켰는지에 대한 분석도 더욱 자세하게 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을 다 쓰기에는 글자 수의 제약이 있다.
때문에 도표 해석을 할 때는 너무 많은 이유를 쓰려고 하기보다는 한두 가지 원인을 쓰더라도 치밀하게 논증하는 것이 더 좋은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위와 같이 논증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예시 답안을 하나만 더 보자.
그러나 B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더 이상 관용이 아닌 계약과 이성에 의지한 서양식 문제 해결이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법률상담 건수는 매년 크게 증가하고 개업 변호사 수와 인구10만명당 변호사 수 역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것은 우리나라가 산업화 및 서구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유입 역시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더 이상 공동체를 중시하며 서로의 조화를 꾀하기보다는 제시문 (다)처럼 철저한 계약과 약속에 의해 서로의 관계를 정하고 조절한다.
그리고 이를 어겼을 시에는 법이라는 잣대를 이용한다.
이제 한국 사회는 제시문 (나)와 같은 '정'을 통한 교류보다는 개인의 이익을 먼저 계산하고 이를 계산하는 인간 활동의 장이 되어 가고 있다.
위의 답안에 관한 교수의 강평이다.
"표 B에 나타난 현상을 산업화와 서구화,그리고 개인주의를 바탕으로 한 민주주의의 도입에 말미암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데,이는 너무 일반적이고 느슨한 분석이기 때문에 설득력이 떨어진다.
또 '한국의 전통 사회는 이익 추구가 아니라 정의 교류에 의해 유지되었다'는 판단은 그 자체로 유효할 수는 있으나 이 문항에서 제시한 자료로 파악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문제에서 요구하는 분석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다."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두 가지이다.
첫째,표를 해석하는 데 있어 표 안에서 파악할 수 있는 이상의 것을 쓰지 말 것,둘째,원인을 논증할 것.제시문은 원인을 단순히 제시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
우수한 답안으로 평가받기 위해선 학생이 제시한 답안이 왜 표의 원인이 되는지를 치밀하게 논증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4. 연세대 문제 해설을 마치며
오늘로 연세대 1차 모의논술 문제 해설을 마친다.
실제 연세대 논술은 이번 문제와는 다소 다른 모습으로 출제되었지만 굳이 해설한 이유는 답안을 쓰는 데 있어 주의할 점들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였다.
사고의 구조와 글의 틀을 만드는 것을 중심으로 설명했으니 학생들은 다시 한 번 살펴보길 바란다.
새해가 밝았다.
계산이 아닌 자신의 소신으로 한 해를 보내길 바란다.
계산은 자신의 이익을 따져서 행동하기만 하기 때문에 삶을 자신이 갖고 있는 이성의 한계 내에 머물도록 만들지만 신념은 뜻이기에 하늘을 감동시킬 수 있는 삶을 살게 만드니까.
젊은 시절은 많은 꿈을 꿀 수 있는 시기이다.
그 꿈이 단순히 계산 안에서만 이루어진다면 우리 인생이 너무 삭막하지 않겠는가?
권호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통합논술연구위원 mega@ed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