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권은 노숙에게 주유의 유언이 다음 대도독 자리는 노숙에게 맡겨달라는
말을 하면서 평양감사 자리를 수락해달라고 합니다. 그러자 노숙은 여몽이
반대할 거라고 하자 여몽도 동의했다면서 여몽의 서찰을 전해줍니다.
주유가 가장 싫어했던 공명이 누가 반긴다고 장례식장에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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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전도서를 일고 있는데 출생보다 죽음이 더 낫다는 말씀을 듣고 적잖이
충격을 받고 있습니다. 출생이 죽음보다, 웃음이 울음보다, 좋은 기름이 좋은
이름보다 낫다는 것이 세상의 상식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전도서 기자의 반성적 지혜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지혜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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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처음보다 끝을, 출생보다 죽음을, 잔칫집보다 초상집을, 웃음보다 울음을
더 선호한답니다. 물론 항상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그 질서도 볼 줄 안다는
뜻입니다. 그것들이 헛되고 헛된 인생의 참다운 실재를 더 잘 보여주기 때문
입니다. 염세주의자의 체념이 아닐 것입니다. 인간의 한계를 잘 알고, 겸손히
이기심을 버리고, 참된 가치를 추구하게 하는 곳은 노랫소리 울리는 잔칫집이
아니라 만가로 가득 찬 상가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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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은 남의 초상집에 와서 상가 집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울면서 주유는
천하의 적수가 없는 인물이라며 업적을 나열합니다. 제문을 읽어 내려 갈 때
방통이라는 자가 나타났습니다. 적벽대전에 주유는 업적이 없다면서 큰
소리로 떠벌렸고 끌려 나가자 공명은 그런 그를 유심히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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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명은 끌려 나간 그를 찾았고 노숙은 그가 방통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인재를 봤으니 공명이 먼저 방통을 찾아갑니다. 공명은 주공인 유비와 함께
대업을 같이 이룩하자고 설득했으나 방통은 유비는 가진 게 없어서 큰일을
원하는 자기랑은 맞지 않다고 거절합니다. 공명과 헤어지고 나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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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을 만납니다. 방통은 노숙에게 끌려가다 시피 겨우 갔는데 국태부인이
인재를 알아보지 못하고 박대를 합니다. 버릇이 없고 너무 제멋대로 라고
하더이다. 하지만 이것은 공명이 방통을 얻기 위해서 만든 전략이었습니다.
공명이 형주에 없는 사이에 방통은 관이 주관하는 시험(공채)을 보고 지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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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주성에 입성합니다. 유비는 방통을 못 알아보고 시험성적은 좋은데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 낮은 자리의 관직을 줍니다. 방통은 일은 하지 않고 날이면
날마다 술로 나날이 보내자 장비가 내사에 들어 갔습니다. 방통은 장비가 보는
앞에서 밀린 공무를 반나절 만에 한 치의 오차도 틀리지 않고 처리해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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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비 입이 쩍벌어졌습니다. 방통은 조조와 손 권도 놀릴 수 있는데 이깟 업무
쯤이야 식은 죽 먹기라면서 능청을 떱니다. 보고를 받은 유비는 인재를 몰라
봤다면서 서둘러 방통을 만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