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미륵사지, 전통과 첨단기법으로 부활
문화재청 26일 미륵사지서 ‘석탑 복원 착수식’
1998년 복원 계획 이후
3D기법 등 동원해 준비
부재 연결 티타늄 활용
2016년까지 복원 예정
현존 국내 최고(最古) 최대(最大) 석탑인 전북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11호)이 복원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전라북도는 11월 26일 오후 1시 익산 미륵사지에서 ‘미륵사지 석탑 복원 착수식’을 개최한다.
이날 착수식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이 일제강점기인 1915년 콘크리트 보수 이후 약 100여 년 만에 다시 제 모습을 찾는 시작을 알리는 행사다.
미륵사지 석탑은 1915년 서쪽면 전체와 남쪽 북쪽면 일부가 무너져 내렸고 당시 일제가 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콘크리트를 덧씌웠다. 원래 9층이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무너진 후엔 6층까지만 남았다.
문화재청은 해체 보수 직전 모습에 최대한 가깝게 석탑을 복원할 계획으로 보수 직전 모습인 6층(높이 14.6m)까지 복원한다.
미륵사 석탑 복원은 1998년 구조안전 진단 결과, 보수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나오며 진행돼왔다. 1999년 문화재위원회에서 해체 보수가 결정된 뒤 2001년 10월 31일 해체를 시작했다. 해체에서 발굴, 복원에 이르는 총사업비는 195억 원으로 예산이 편성됐다.
해체 중인 2009년 1월, 1층 심주석에서 사리장엄(舍利莊嚴)이 발견되며 석탑이 건립된 정확한 시기가 백제 무왕 재위 40년인 서기 639년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삼국유사>에 백제 무왕 왕비인 신라 선화 공주 발원으로 지었다는 기록과 달리 백제인 왕후의 발원으로 건립된 사실이 드러났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전라북도는 2010년 석탑의 해체와 발굴조사를 완료한 바 있다.
이날 착수식은 국립문화재연구소, 전라북도, 익산시 등 관계인사와 일반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 행사, 본 행사, 사리장엄 특별전 개막식 순으로 진행된다. 착수식 본행사는 전통무용과 무왕행차 재현 공연을 시작으로 미륵사지 석탑 보수정비사업 계획보고와 심초석 놓기 시연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미륵사 석탑, 어떻게 복원되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통 및 첨단 기술을 함께 활용해 탑을 복원한다. 옛 부재 중 부러진 돌은 티타늄으로 연결하고 부스러질 수 있는 돌은 특수약품으로 보존 처리해 80% 가량을 재사용할 계획이다.
새로이 쓰이는 석재는 옛 부재와 같은 화강암 재질의 황등석을 전통방식으로 가공해 사용한다.
그동안 복원 수준을 놓고 9층까지 복원하자는 입장과 6층까지 전체를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오며 논쟁이 일기도 했지만 6층 전체 복원만 하더라도 새로운 부재가 61% 가량 들어가는 문제로 6층 부분복원으로 결론 내려졌다. 복원이 완료되면 해체 전 기움으로 인해 14.24m였던 탑의 높이가 14.40m로 약간 높아진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해체 이전 탑은 1층까지만 온전했으며 동쪽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면은 1층부터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며 “2층까지 원형을 추정해 완전 복원하고 3층부터 옛 부재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탑 부재는 현재 적심(積心ㆍ내부를 채운 돌)과 기단, 석축까지 합쳐 3000여점에 이르며 부재 무게만 1800t에 달한다. 전체 체적이 불국사 석가탑의 20배 규모다.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는 문화재보수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첨단 IT를 동원해 3차원 설계도를 마련한 상태다. 탑을 해체하며 이미 광파측량기 및 광대역 3차원(D) 스캐너 등 장비를 통원해 모든 석재 위치를 3D로 기록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 원형의 정확한 기록을 위해 IT를 활발하게 접목하고 있다”며 “원형과의 오차가 최대 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체하며 수집한 기상변화 등의 데이터를 통계 기법으로 분석한 자료와 탑 하단의 광섬유 센터 등을 활용한 상시계측시스템을 도입해 유지관리에 나선다.
한편, 현재 미륵사지 석탑 주변에는 내부 관람이 가능한 가설 덧집이 설치되어 있어 석탑의 복원이 완료될 때까지 일반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복원과 함께 인근 미륵사지유물전시관에서는 국립문화재연구소, 전북도, 익산시가 공동 개최하는 ‘미륵사지 석탑 사리장엄 특별전’이 2014년 3월 30일까지 계속된다.
사진설명: 2016년 복원 예정인 익산 미륵사지 석탑 조감도. 복원에는 전통과 첨단기법이 동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