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어린이글잔치 산문부 심사평>
심사위원장 박미라
해마다 5월이면 눈부신 햇살만큼 반짝이는 어린이들의 생각을 만날 수 있는 어린이 글잔치가 올해도 열렸습니다. 부산 관내 학교에서 천여 편이 넘는 작품이 응모했습니다. 한 글자씩 또박또박 적어 보내온 마음들이 고마웠습니다.
가족의 사랑, 학업의 어려움, 친구와의 일화, 마음에 품어온 짝사랑 등 일상의 이야기들을 잔잔하게 풀어낸 글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작품들을 저, 중, 고학년으로 분류해 심사했습니다. 재주를 부린 글보다는 진솔한 글을 선정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꼭 크고 대단한 사건이 아니어도, 자신의 일상에서 보물을 찾아내는 눈을 가진 글을 찾았습니다. 글솜씨는 훌륭했지만, 동화나 기행문, 반성문 같은 장르의 글은 배제했습니다. 글잔치 산문부는 생활문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여러 심사위원과 함께 수많은 작품을 두루 살피고 논의한 끝에, 오션초등학교 3학년 김예린의 <우리 집 앞 고양이들>을 금상으로 선정했습니다. 집 앞 고양이들을 애정 어린 마음으로 관찰하고 이름을 붙여주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춘수의 ‘꽃’에서처럼 누군가의 이름을 불러줄 때 꽃이 되고, 잊히지 않은 의미가 되는 것처럼, 글쓴이는 집 앞 고양이들에게 이름을 불러줌으로써 의미를 찾았던 거지요. 재기발랄한 문체 또한 신선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금상을 다퉜던 모산초등학교 5학년 김우현의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우현이네 가족>은 가족 이야기를 담담하게 표현해 많은 심사위원에게 감동을 줬습니다.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우현이네 가족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었습니다. 은상과 동상으로 선정된 정성스러운 작품들에도 박수를 보냅니다.
글쓰기는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자 한 자 써 나가는 동안 나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고, 잘한 점과 못한 점을 평가하기도 하지요.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세상을 더 넓게 이해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쓰다 보면 어느덧 마음의 키가 훌쩍 자랐다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어린이 여러분 모두가 글쓰기 여행을 즐기기를 바랍니다.
심사위원 고훈실, 김은아, 신주선, 윤경, 이분희, 임순옥, 최현진
첫댓글 미라씨 수고 많았습니다 ☆
심사하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