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率, 律, 慄 등은 '률'이고, 列, 裂, 烈, 劣 등은 '렬'입니다.이들 한자가 쓰인 단어는 두음 법칙의 적용에 따라 '률, 렬'고 쓰이기도 하고, '율, 열'로 쓰이기도 합니다. 단어의 두음 즉 첫 음절에 사용되면 '율, 열' 등으로 두번째 음절 이하에서는 '률, 렬' 등으로 표기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들 한자가 두번째 음절 이하에 쓰일 때에 무조건 '률, 렬'로 표기되는 것이 아니라, 모음이나 'ㄴ'받침 다음에 오는 '률, 렬'은 '율, 열'로 쓰도록 하고 있습니다.(한글맞춤법 제11항 [붙임 1] 참조) 이는 '모음'이나 'ㄴ'받침 다음의 '렬', '률'이 '열', '율'로 각기 발음된다는 사실을 표준어로 인정하기 때문에 표기에도 그것을 반영한 것입니다.
아래의 표에서 ㄱ은 옳은 표기이고, ㄴ은 잘못된 표기입니다.
ㄱ
ㄴ
ㄱ
ㄴ
羅列
나열
나렬
分裂
분열
분렬
齒列
치열
치렬
先烈
선열
선렬
卑劣
비열
비렬
陳列
진열
진렬
規律
규율
규률
旋律
선율
선률
比率
비율
비률
戰慄
전율
전률
失敗率
실패율
실패률
百分率
백분율
백분률
이와 관련하여 '릉(陵)', '랍(拉)', '뢰(雷)' 등의 표기는 두음 법칙에 충실해서 어두에서는 'ㄴ'이 되고, 제2음절 이하에서는 본음('ㄹ')대로 적게 됩니다. 특히 '능(陵)'의 경우는 그 독립성이 강하게 인식되어 제2음절 이하에서도 '능'으로 표기하려는 사람이 많으나 표기의 혼란을 우려하여 제2음절 이하에서는 '릉'으로 통일해서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 이상의 내용은 국립국어연구원에서 1995년에 편찬한 가나다 전화 자료집의 내용을 근거로 했습니다.
위의 내용과 관련하여 한가지 내용을 덧붙이면, '선릉'의 발음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겠습니다. '선릉'을 읽은 발음은 두 가지가 통용되고 있는데요, /선능/과 /설릉/입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에 근거하면, '릉' 역시 2음절 이하에서 사용될 때 1음절이 모음으로 끝나거나 'ㄴ' 받침일 경우 '능'으로 발음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선능'으로 표기하는 것이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아직까지는 /선능/이라는 발음이 표준어로 인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선릉'으로 표기하고 /설릉/으로 읽는 것이 아직까지는 표준어에 맞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선릉과 비슷한 것으로 '서오릉'이 있습니다. '서오릉'의 발음 역시 /서오능/과 /서오릉/이 모두 사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릉'이 '률', '렬'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된다면, 모음 뒤에 쓰인 '서오릉'과 'ㄴ'받침 뒤에 쓰인 '선릉'은 '서오능'과 '선능'으로 표기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릉'이 '률', '렬'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되지 않기 때문에 '서오릉', '선릉'이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