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얘기 들으니
요즘은 초등학교때부터 성교육을 가르켜 올바른 성에 대한 지식을 갖게 한다고 한다.
중, 고등학교 애들에게 성교육을 시키면 애들이 하는 말이
그 딴 것 다 알거든요, 피임법이나 가르켜 주셔요...
격세지감이다.
지금이나 예전이나
사춘기는 성에 대해 왕성한 호기심의 시절이다.
우리의 학창시절에는 그런 일들은
무시하고 부끄러운 일이며 가벼운 웃음꺼리였다. 사실은 인생동안 상당히 중요한 일임에도
중학교 2학년때일까?? 교실이 2층이라 이층 창문에서 밖을 내다 보며 먼 하늘을 보고 있었는데
(당시에도 감성이 풍부했는지...^^)
마침 수업 끝나고 청소시간이었다.
체육복을 입은 우리 동창 여자애들이 학교정원에 있던 생각하는 사람의(시쳇말로 깨 할딱 벗은^^)
다리 사이를 쳐다봤다가 서로 웃고 다시 쳐다 보며 자기들끼리 재밋게 웃는 모습을 보며
2층창에서 나도 입가에 미소를 띄지 않을 수 없었던 추억이 있다.
그런 동상가지고도 성적인 것을 생각한다는 것은 호기심이 많았다는 이야기이다.
학교에서 또는 집에서 성에 대한 공식적인 이야기는 거의 금지였다.
하지만, 호기심 많은 10대들이 이리저리 줏어 들은 이야기로 나름데로 조그만 지식들은
가지고 있으나 거의 모르는 것이 태반이다. 단지 이성에 대한 호기심으로
남학생들은 같은 동창중에 누가 누가 이쁘다는 소문이 있으면 내것 니것 찾던
시절이다.
중학교 1학년때 나의 담임은 김진찬선생님이셨다.
키 큰 사람은 싱겁다는 말이 있던데 김진찬선생이 꼭 그 꼴이다. 키는 멀대같이 커가지고
하는 말은 재미없고 웃기지도 않는 싱거운 우스개소리를 많이 한다. 도덕선생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 선생님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도덕선생님이 싫어하는 영어단어를 외우라고 해서다.
내가 중학교 갈때 가장 큰 충격이 영어였다.
도무지 알수 없는 꼬부랑글자에 이상한 발음 어려워 흥미도 없는데 그것을 못한다고 무조건 때리는
영어선생님의 수업태도도 반감이 갔다.
(참고로 본인은 싫은 것은 싫고 좋은 것은 좋은 극단적인 경향이 있음)
영어선생님의 수업태도야 자기 과목이니까 그런다 하지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도덕과목 가르치는 김진찬선생님까지 나서서는 영어단어 외우게
하고는 못 외우는 사람은 집에 보내지 않는 벌을 내리셨다.
지금도 나는 남아서 일하는 것을 무지 싫어하는 스탈인데 한참 놀기 좋아하던 당시에 토욜까지
늦게 집에 못 가게 하는 선생님의 처사에 화가 나서 거의 매번 마지막까지 못 외우고 남아서
객이다가 가곤 했다.(사실 외워지지 않는다가 정답이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선생님은 나름데로 보는 눈이 있었던 것 같다. 방법상에 문제가 있어서
그렇지, 나중에 너희들에게 영어가 무지 중요할 거다.라는 말씀도 많이 하셨다.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 말씀은 사실이 되었다.
(그 당시의 영어에 대한 악감정은 평생 영어가 나의 발목을 잡는 대상이 될 줄이야....)
아무튼 아무 생각이 없던 당시에는 놀 수 있는 자유를 구속하고 억압하던 선생님은
존경의 대상이 아니라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픈 분이었다.
그 뒤로 2학년이 되고 3학년이 되었을때 김진찬선생님은 계속 학교에 계셨는데 아무래도 같은 동창의
그분의 딸이 학교를 다녀서 떠나지 못한 것도 있으리라. 그런데 선생님에 대한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변태라는 둥, 대 놓고 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이상한 선생이라는 소문이었다.
내가 싫어하기는 했어도 선생님이 그리 악하거나 애들에게 악의 적인 말을 하는 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나는 설마 그런 분은 아니다 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 지긋지긋한 중학교 연합고사
그리고 그 뒤의 여유있는 수업시간에
김진찬선생님이 수업을 들어왔다. 당시 선생님은 3학년을 가르키는 분이 아니였음에도 수업을 들어 온
것이 못내 이상했는데, 들어와서 대뜸 얼굴색 하나 붉히지 않고,
'너희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며, 여자들의 생리현상, 남자들의 성적호기심의 이유
포경수술을 왜 해야 하는가등, 정말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해 수업을 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남자성기를 칠판에 그리며 왜 포경수술이 필요하지도 이야기했다.
당연히 우리들은 어이가 없고 창피하고 쑥쓰러워 웃기만 했지만, 사실 영어단어 하나 수학공식 하나보다
더 중요한 교육이었다.
그 뒤로는 아무도 가르쳐 주는 이 없던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받은 성교육이었으므로
첫댓글
그렇네요....그 당시 누구하나 그런 소릴 들으며 
러워...얼굴울 들수 없엇던 것 같은데.요즘엔....초등들도 모르는게 없을정도로...한마디로 격세지감이네요......
후배님 고마워요..
재밋는 글 잘 보고 갑니다.연합고사 끝나고 우리반은 김광천이란 친구(초등학교2년선배)한테 성교육을 받곤 했었죠.지금생각하면 웃기지도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