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은 예산, 높은 안목
집주인은 인테리어에원하는 바가 뚜렷해 스타일리스트를 처음 만났을 때 ‘주방은 포인트 색을 쓰고 아일랜드 식탁을 놓으며 가전을 빌트인해 수납력을 높인다, 붙박이장은 슬라이딩 도어로 짜 넣는다, 베란다는 확장하고 중문을 달아서 단열이 되도록 한다, 소파는 모던하고 시크한 것으로 하고 주방에는 카르텔 의자를 넣는다’ 등 구체적인 주문을 내밀었다. 이 똑 부러진 예비 신부를 만나고 나서 스타일리스트 조희선 씨는 처음에는 고급 클라이언트를 만났다며 내심 반가워했는데 예산을 듣고는 당황했다고 한다. 일단 예비 부부를 데리고 그들이 원하는 모던하고 시크한 가구를 구경하러 논현동에 갔다. 3백만원이 아닌 3천만원짜리 소파, 한 면에 5백만원 하는 책장을 보고 나서야 귀여운 신혼부부는 그저 ‘알아서’ 해달라고 재주문했다고 한다. 살림해본 스타일리스트 조희선 씨는 아이가 웬만큼 클 때까지는 좋은 가구가 소용없으니 가구 살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쓸데없는 신혼 가구 세트에 돈 쓰는 대신 을지로에서 원가에 구입한 카피 가구와 명품 스타일로 재현한 짜맞춤 가구를 넣었으며, 바닥·창호·몰딩 등 인프라에 내실을 기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시작한 인테리어 공사. 심지어 안방 가벽 뒤의 드레스 룸 가구는 옥션에서 심플한 것으로 사서 목공 작업이 들어갈 때 살짝 리폼해 사용했고, 서재의 조명은 스타일리스트의 집에서 떼낸 조명을 재활용하기도 했다. |
(위)거실 전면에 가벽을 설치해 벽걸이 텔레비전을 달고, 아래쪽에는 타일을 붙이고 간접 조명을 넣어 포인트를 주었다. 홈시어터를 두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전선이 없어 깔끔하다. 바닥재는 대동마루 포레스트 화이트 오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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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천장 몰딩의 폭을 넓게 짜고 할로겐등을 심었다. 주방 날개벽을 트고 남은 턱도 몰딩으로 감싸 공간 분리를 했다.
2 현관 왼쪽 벽은 타일로 시공. 신발 신을 때 걸터앉을 만한 10cm 폭의 턱을 만들었다. 한 줄짜리 신발장은 거실 전면 벽과 통일감 있게 우드 톤 지브라 패턴을 썼다. 손잡이 없이 눌러서 여는 형태로 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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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은 요리를 좋아하는 안주인이 가장 신경 쓴 공간이다. 맞벌이인 그녀는 기분 좋게 가사일을 하고 싶어서 주방을 훤하고 멋지게 꾸몄다. 투 톤으로 빛나는 비사자 타일을 넓게 바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아일랜드 식탁 안쪽에 소형 가전들을 모두 수납했다. 타일은 대원세라믹 제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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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 집으로 고치다
결혼 전 화이트로 인테리어한 방에서 살았던 신부는 화이트 컬러가 지겨웠다. 게다가 때도 잘 탈 거 같아서 신혼집은 편안하고 아늑한 ‘오트밀+초콜릿’ 색깔로 꾸미고 싶었다. 주방 포인트 컬러는 오렌지색을 쓸 생각이었는데 색감은 상큼하지만 쉽게 질린다는 평이 있어서 투 톤으로 빛나는 브라운 모자이크 타일을 썼다. 방이 3개인 신혼집은 보통 안방을 침실로, 방 하나는 서재로, 나머지 하나는 드레스 룸으로 꾸민다. 그녀 역시 그럴 계획이었는데 코디네이터의 조언대로 아이가 태어나면 서재나 드레스 룸은 아이 방으로 다시 인테리어 해야 할 것을 고려해 안방에 가벽을 세워 공간을 나눠 가벽 뒤로 옷 수납 공간을 만들었다. 서재 외의 나머지 방에는 9자 붙박이장을 짜 넣어 아이 방으로 바꾸는 데 무리가 없도록 인테리어 했다. 천장 몰딩도 비용은 약간 더 들지만 페인트 도장보다 내구성이 높은 필름지 래핑으로 선택했다. 현관에는 본래 신발장이 들어차 있어 90cm 정도의 폭만 남아 비좁았다.한 줄짜리 붙박이 신발장을 짜 넣고 나머지 신발은 다용도실 쪽에 따로 장을 마련해 계절별로 수납하도록 했다. 현관 한쪽 벽은 타일로 시공하면서 턱을 만들어 부츠를 신을 때 걸터앉거나 아이 신발을 신길 때 앉힐 공간을 마련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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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거실 옆 벽에는 무지주 선반을 설치해 장식이 되도록 했다. 거실과 주방 쪽에 시공한 벌집 패턴에 은은한 광택이 도는 바이올렛 벽지는 LG벽지 제품으로 다음벽지에서 구입.
2.현관 맞은편. 욕실 옆면 벽은 수입 벽지 1롤로 포인트를 주었다. 벽지는 아이콘에서 판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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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대 헤드 뒤 포인트로 그린& 브라운 컬러의 스트라이프 벽지를 바르고, 양쪽에 벽등을 설치했다. 벽지는 기린벽지에서 구입.
2 서재는 실버 컬러에 레드 핀 스트라이프가 들어간 대동벽지 토스카나로 도배했다. 벽지 컬러에 맞춰 레드 톤으로 도장한 장식 선반 겸 책꽂이를 짜 넣었다. 한쪽 벽면에 꽉 차는 2m가 넘는 사이즈로 수납력도 탁월하다. 책상은 둘이 나란히 앉을 수 있도록 2인용으로 제작. 책상의 폭을 좁혀 방을 넓게 쓰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