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란·파열된 가족사, 그 복원력
조관선 제4집 소설집 『아버지와 아들』
김 익 하
조관선 소설가가 제4집 단편집을 펴냈다.
2024년 7월 4일 <도서출판 맑은 샘>에서 간행된 소설집에는 여덟 편 단편과 세 편 짧은 소설을 담았다.
배금주의와 이타적 개인주의로 한국 가족제도가 파탄 난 지 이미 오래다.
이런 가족 해체 시대에 이번 발간된 조관선 작가의 제4소설집 『아버지와 아들』로 드러내는 작의는 새로운 지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반적으로 전통적인 단편소설 기법으로 엮어놓은 단편들의 주제들은 그의 말마따나 ‘우리네 가가호호의 잡다한 가정사’ 즉 가족사 이야기이다. 그러나 한결같이 결손 가정 혹은 결손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우연곡절 끝에 화해로 종결되는 기법을 채용하고 있다. 여러 작품에서 이런 전개과정을 소설의 모티브로 삼고 있다. 그래서 그대로 가감없이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어떤 물체가 변형되었을 때, 그 물체를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려는 힘. 물이나 대기, 토양 등의 환경이 오염되었을 때나, 산불이나 해양오염 때 스스로의 자정작용을 통해 깨끗한 원래의 자연으로 돌아가는 힘, 이를 복원력(復原力.resilience)이라 명명한다. 이 말은 1973년에 캐나다 생태학자인 홀링(C. S. Holling)이 생태계 내부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변화의 동향에 대한 연구에서 처음으로 복원력 개념을 소개함으로써 일반화되었다.
조관선의 소설 복원력의 바탕은 환경과 시대의 변천에 따라 교란(disturbance)과 파열(disruptions) 된 가족사를, 결국 가족 일원의 끈끈한 가족애가 그 매개체로 작용하여 화해로 복원하는 과정을 서술하고 있다. 이를 보면 작가는 심정적으로 성선설에 작가정신을 둔 듯하다.
작가 발간사에서도 밝혔듯 처음 도전하는 장편소설 집필에 성원을 보내며 그 결과를 목마르게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