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 스님의 '황당한' 유서, 국민은 크게 놀랐다...흠 난 놀라지 않았는데
어려서 그러니까 20대 때는 불교계를 수행자 집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나이 서른쯤 되었을 때 불교는 수행자집단이 아니라 그냥 사람들 모여서 살아가는 곳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약간 특이한 것이 있다면 나가르주나가 쓴 책을 부처님이 말씀하신 거라고 하면서 이 책 내용을 팔아서 먹고 살고, 유지하고, 이어가는 곳이 불교계란 곳입니다.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다 보니 편중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본능은 끊어내기 어려운 법.. 몰래 숨어서 결혼한 스님들 많죠? 저는 불교계가 결혼 허용하고, 육식 허용하는 것이 더 좋다고 봅니다. 그러면 지금처럼 숨어서 이상한 짓 하는 건 줄어들 겁니다.
남방불교는 소승, 북방불교는 대승불교라고 합니다. 소승이 조금 더 수행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수행에 가까울 뿐이지 소승 역시 진짜 수행자집단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수행에 관심 있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출가하는 걸 무서워합니다. 이런 분들을 만났을 적에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출가하고 싶으면 그냥 해요. 스님 노릇하다가 이게 아니다 싶으면 환속하면 되지. 살면 얼마나 산다고 겁을 내면서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하고 그렇게 삽니까?"
수행자는 집단을 형성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수행은 홀로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수행은 자기의 마음 속을 오직 자신만이 홀로 여행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러나 집단을 형성하게 되면 그 집단은 반드시 구심점이 있게 마련이고, 구심점은 권력으로 작용하게 되며, 권력이 있게 되면 권력을 중심으로 해서 주변에 알력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알력이 있는 곳에 진실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게 바로 집단의 본질인 겁니다. 저는 스님이라고 해서 특별하게 보지 않습니다. 예전에 개고기 안주에 소주 먹는 스님도 많이 보았지만 인간이 육식을 하지 않으면 건강이 상할 수 있고 또 단명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술이야 머 먹고 싶으면 먹는 거라고 보았기 때문에 이상하게 보지 않았습니다.
자승.. 불교계 개판이죠? 불교계를 개판이라고 보는 건 불교계를 수행집단이라고 보기 때문에 수행자는 이러저러해야 한다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입니다. 그러나 저는 불교계를 수행자집단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개판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조계종에서 권력을 잡은 스님들은 사회적인 범죄나 저지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불교계가 타락했다고 하나 어디 정치권 근처에나 갈 수 있겠어요? 불교계가 시궁창이라면 정치권은 똥통입니다.
그나마나 약간이라도 제정신 가진 스님들.. 수행자 흉내내면서 사시느라고 참 고생이 많습니다. 이 분들에게 부처님의 가호가 항상하기를..
무묘앙 에오가 살았을 적에 편지를 써서 일본 선원에 줄기차게 보냈습니다. 내용은 이런 거였어요. "그런 식으로 수행해서는 깨달을 수 없다" 하지만 알아 처 먹은 일본 스님은 없었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알아 처 먹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거고요. 지금의 한국 불교계는 다를까요? 이것이 바로 제도권에서는 깨달은 이가 나오지 않는 이유입니다.
https://v.daum.net/v/20231204180738097
자승 스님의 '황당한' 유서, 국민은 크게 놀랐다
오마이뉴스 : 허정 스님입력 2023. 12. 4. 18:07
[기고] 사찰 전각 개인 것으로 생각, 억 단위 돈 예사롭지 않게 여겨... 종단 고위급 승려들의 민낯...허정 스님 기자
자승 스님이 11월 29일 안성 칠장사에서 죽은 이후로 조계종단은 자승 스님을 미화하는 게 불교를 위하는 일이라고 착각하는 듯하다. 그런 종단의 비불교적인 미화 작업에 대해 종단 안팎으로 비판이 뜨겁다. 사찰의 건물을 불태우면서 숨어서 죽는 것이 무슨 소신공양이냐는 것이다.
종단은 자승의 여러 개 유서 중에서 상좌들에게 지시하는 특이한 유서를 공개했다. "탄묵, 탄무, 탄원, 향림. 각자 2억씩 출연해서 토굴을 복원해주도록. 25년까지 꼭 복원할 것"이라는 유서였다.
각자 2억씩 내라는 스승의 모습
▲ 자승 스님의 유서 ⓒ 조계종
사생활의 내용이 적힌 유서는 제외하고서 공개해야 할 만한 것을 선택해서 공개한 것이다. 종단이 공개한 유서 중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이 유서라고 생각한다. 국민들은 이 유서를 보고 여러 번 크게 놀란다. 그 이유는,
첫째, 이미 자승이 사찰의 전각을 태우려고 결심한 것이 유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사찰의 전각을 새로 건립해 주면 전각을 태워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칠장사는 삼국시대 자장 율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국보 괘불 탱화가 있고, 보물로는 대웅전, 혜소국사비, 석조여래입상, 삼불회괘불탱화 등이 있어서 사찰 일원이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다.
이렇게 도량 자체가 문화재로 지정된 사찰의 전각을 승려가 태웠다는 것에서 국민들은 크게 놀란다. 또한 사찰의 전각은 수행자들이 머물러 수행하는 승가공동체의 재산이다. 사찰의 전각을 개인의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승단의 스님들도 크게 놀랐다.
둘째, 2억 원이나 3억 원을 마치 20만 원이나 30만 원쯤 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자승의 금전 감각에 국민은 크게 놀란다. 상식적으로 한 사람에게 2억 원을 보시하라고 하면 적어도 그 사람이 십억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그렇게 말할 수 있다고 본다. 자승의 상좌들은 모두 십억 대 이상의 부자라는 것이 합당한 추측이다.
어떻게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지 않는 수행자들이 그렇게 부자일 수 있는지 국민들은 비애감을 느낀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전 총무원장과 그 상좌들이 이러한 수준이라면 그동안 자승을 따라다녔던 여러 승려들도 그렇지 않겠는가? 통장에 몇십억 원씩 가지고 있는 스님들이 어찌 수행에 관심을 갖겠으며 가난한 불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겠는가?
▲ 대한불교 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다비식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용주사에서 엄수되고 있다. 2023.12.3 ⓒ 연합뉴스
셋째, 자승의 유서가 공개 됨으로써 자승의 삶이 드러났다. 생선을 싼 포장지에서 비린 냄새가 나듯이 유서에서는 어쩔 수 없이 맡게 되는 냄새가 있었다. 불태운 전각을 다시 지으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문화재로 가득한 칠장사의 전각을 태우려는 승려, 제자들에게 각각 2억 원씩 총 8억 원을 요구하는 스승의 모습, 각자 십억 원 정도의 돈을 소유하고 있는 제자들의 모습을 국민들이 알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은 종단 고위급 승려들이 유서를 자랑스럽게 공개하였기 때문에 알게 되었다. 이 유서를 자랑스럽게 공개하는 종단 고위급 승려들을 보면서 국민들은 다시 절망을 느낀다. 유서에 나타난 심각한 문제를 문제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적어도 그들도 그렇게 살고 싶거나 지금 그렇게 살고 있다는 반증일 것이다.
넷째, 자승의 유서 마지막 문장에는 "전법합시다"('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자'는 뜻)라는 글이 보였다. 자승은 인도에 걷기 순례를 다녀와서 이제는 "성불합시다"라는 말 대신에 "전법합시다"라고 인사하자고 제안했다. 자승의 뜻을 받들어 영결식장에서도 "전법합시다"라고 대중이 합창했고, 다비를 위해 쌓아놓은 장 장작더미 위에도 '전법합시다'라는 현수막이 빛나게 걸려있었다.
자승은 대학생전법위원회를 만들어 150억 원 상당의 전법 기금을 모으기도 했다. 유서에서 보여주는 자승의 사고방식을 보면 그의 전법이라는 것은 우리 편 많이 만들어서 국가보조금 많이 타고 대통령 등 유력 정치인들을 만나면 '우리는 이렇게 많은 표를 가진 집단이다'라고 어깨에 힘주고 과시하기 위함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이 전법은 전법이 아니라 권력을 가진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들러리 모집하기, 전법 기금이라는 거룩한 이름의 자금으로 사람 포섭하기 아닌가? 자승은 종단 내에서 돈으로 승려들을 모으고 관리해 왔듯이 대학생들도 돈으로 포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종단 실세들의 적나라한 실체
▲ 대한불교 조계종 제33대, 제34대 총무원장 해봉당 자승 대종사의 분향소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마련되어 있다. ⓒ 이정민
자승의 유서에는 51년 동안 승려로서 살아온 그의 삶이 그대로 담겨있다. 종단이 자승을 옹호하고 미화함으로써 자승의 실체뿐만이니라 종단 실세들의 적나라한 실체도 까발려졌다.
종단이 자승의 죽음을 미화하는 작업이 요란하게 진행되자 도정 스님, 진우 스님을 비롯한 몇몇 스님들이 종단자정센터와 함께 전국의 스님들께 설문조사를 하였다. 설문조사 결과 '자승 스님의 죽음을 소신공양이라 말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93.1%의 스님들이 '소신공양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대답했다. 또 93.8%의 스님들이 '자승은 끝없는 정치적 욕망과 명예를 추구한 사람이다'라고 대답했다. 자승에 대한 종단장에 반대하고(87.3%) 향후 자승이 만든 상월결사의 재산은 종단 등으로 귀속하고 해체해야 한다(89.8%)고 스님들은 응답했다(관련기사: 자승 스님이 '소신공양'? 스님들에게 물었더니... https://omn.kr/26m5s).
불교계 신문·방송들이 자승을 위한 홍보 전단처럼 활약하고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스님들은 자승의 실체를 잘 알고 있었다. 유튜브 '명진TV'등에서 자승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해도 이 종단이 개혁되리라는 기대를 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제까지 여러 번 내놓은 설문조사 결과를 종단은 그때마다 무시하고 외면하면서 대중의 뜻과 반대되는 길을 걸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는 자승의 죽음을 소신공양이 아니라고 질타한 양심 있는 스님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는다. 앞으로 제2의 자승이 나와서 활개 치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될 것이라는 위안도 함께. 대중 스님들이시여, 종단은 그들이 운영해도 역사는 우리가 씁니다.
* 필자 소개: 비구 허정은 대한불교조계종 불학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자승 스님 등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종단으로부터 세 번의 고소·고발을 당하였고 한 번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