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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맹탈출]보험사 두 얼굴-시사매거진 2580 대본입니다.
보험사 두 얼굴(버티고 보는 보험사)-시사매거진 2580 허유신 기자
방송시간 2008. 3. 23. (일) PM 10:50, 화면 19:10쯤부터 시작
656회차 동영상: http://www.imbc.com/broad/tv/culture/sisa2580/vod/index.html
기자: 지난해 국내 손해 보험사들의 영업이익이 2조원에 이르렀습니다. 그러나 가입하기만 하면 뭐든 다 보장해 줄 것 같던 보험사들은 막상 일이 터지면 180도 태도를 바꾸기 일쑵니다. 조그마한 꼬투리라도 잡아서 보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소송을 남발하는 보험사들의 행태를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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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작년 6월 9일 오후 8시쯤 서울올림픽대로 반포대교 남단 부근 잠실 방향으로 달리던 한 RV 승용차가 길옆 가로수를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32살 소정희씨는 목뼈를 크게 다치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함께 차에 타고 있던 소씨의 오빠와 두 아들은 다행히 가벼운 상처를 입는데 그쳤습니다. 하반신이 마비되고 손가락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 소씨는 지금도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안미라(소정희씨 담당의사): 팔꿈치를 구부렸다 펴는 것, 그리고 손목을 구부렸다 펴는 것은 가능하지만 손가락 사용은 전혀 되지 않아요. 환자분이 하지가 완전히 마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평생 휠체어 사용을 해야 되고..
기자: 오빠가 가입한 운전자특약 보험에 따라 보험사가 소씨에게 지급할 보상금은 약 5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그러나 보험사는 보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보험사측은 사고 당시 피보험자인 오빠 성환씨가 운전한 게 아니라 소정희씨가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험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보험사는 그 근거로 소정희씨를 상대로 받아낸 진술서를 내세웠습니다.
지난해 8월 30일 보험사 직원이 소씨가 입원한 병실로 찾아가 촬영한 동영상입니다. 보험사 직원은 준비해 온 질문을 반복해 쏟아냅니다.
보험사직원: 운전 교대 없이 소정희님이 하셨다는 이야기잖아요? 안전벨트.... 착용하셨고?
119가 도착해서 구조되기 전까지 소정희님이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고....기억을 못하시겠다는 얘기잖아요. 사고 이후에는 기억이 없고....
기자: 당시에 병실엔 소씨의 가족은 물론 의료진 한 사람 없었습니다. 2개월 이상 중환자실에 머물던 소씨가 일반 병실로 옮긴지 사흘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소씨는 지금도 왜 그때 자신이 운전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소정희: 그 때는 말을 못하는 상황이었거든요. 목을 뚫어서 말을 못했었어요.
기자 질문: 어떻게 진술하셨어요.
소정희: 그러니까 그 분(보험사직원)이 오셔서 자기가 말을 할테니까 고개만 끄덕 끄덕 거리라는 식으로 진술을 받아가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그 때만 해도 기억이 좀 가물가물해 가지고...
기자: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자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는 보험사 주장과 달리 서정희씨의 오빠가 운전자였다는 증언이 잇따라 나왔습니다.
기자 질문: 그 남자분이 내리셨다는 것인가요?
황종순(사고당시목격자): 그렇죠. 자기 운전석에서 내려서 이 운전하셨던 남자분이 여자분을 꺼내시려고 하더라고요. 뒷좌석에서 이렇게 빼내시려고 하시더라구요.
기자: 현장에 출동했던 견인차 기사의 증언도 마찬가지.
출동했던 견인차 기사: 남자는 아이들이랑 다 밖에 나와 있었고, 여자분은 많이 다쳐서 누워 있었고,...뒷자리에...
기자: 경찰은 이를 토대로 소씨의 오빠가 운전을 한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보험사는 경찰 조사를 인정할 수 없다며 소송을 걸고 나섰습니다.
기자 질문: 당시 경찰 조사 이런 것들은 다 전면 부인하시는 건가요?
김성규팀장(현대해상화재보험): 이 사건의 핵심은, 핵심은 본인이 직접 운전을 했다고 본인이 인정을 했고, 그 부분을 확인을 하셨다는 부분에 있습니다. 당사자 본인이 직접 운전을 했다고 하는데, 그 부분을 가지고서 판단을 해야 될 것으로 사려가 됩니다.
기자: 확인 결과 보험사측은 당초 이 건의 경우 보상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어서 종결하고자 한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내부문건은 보험사 직원이 병원에 찾아와 이른바 진술서라는 걸 녹취하기 바로 하루 전에 작성된 것입니다.
화면 그림: (조사진행표: 피해자 여자는 동승자 부책:보상책임이 있음. 종결코져함)
기자: 소씨 가족들은 사안을 재판으로 끌고 가는 보험사의 속내가 의심스럽다고 말합니다.
소성환(소정희씨 오빠): 이런 재판을 굉장히 길게 끌게 되서 저희가 치료비라던가 이런 부분을 조달하는 데서 굉장히 어려움을 느낀다거나 그렇게 된다고 하면 어떻게 보면 그쪽에서 원하는 의도대로 저희가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되기 때문에 그렇게 진행이 되는게 아니겠느냐고 하는...
기자: 경남 통영시에 사는 오덕자씨는 재작년 8월 화물차를 운전하던 남편과 사별했습니다. 남편 문모씨는 보조기사에게 운전을 맡기고 자신의 화물차 뒷자리에서 잠을 자다 변을 당했습니다. 경부 고속도로 청원 나들목 부근. 보조기사가 운전부주의로 갓길에 세워져 있던 트럭을 추돌한 사고였는데, 문씨는 그 충격으로 전면 유리창 밖으로 튕겨져 나갔습니다. 보험사는 그러나 보상금을 내 줄 수 없다며 문씨 유족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습니다. 사고 당시 문씨가 누워있던 화물차 운전석 뒤편의 휴식공간, 이른바 슬리핑 베드는 정상적인 차량의 일부로 보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윱니다.
류희정과장(삼성화재):약관상에는 슬리핑 베드가 정기 승차용 구조장치라는 어떤 명확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어떤 해석이 필요한 부분이 있고요..
기자: 보험약관에 슬리핑 베드 부분에 대한 언급이 없다. 언급이 없으니 사람이 타는 곳이 아니라는 게 보험사의 주장입니다. 1심 법원은 그러나 슬리핑 베드는 차량이 출고될 때부터 탑승용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라면서 가입자의 손을 들어줬습니다.(창원지법통원지원) 하지만 보험사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오덕자(유족):유가족이 참 너무나 아픈 부분인데, 중간에 조정할 수 있는 그런, 판사님께서 그렇게 조정을 하라고 하셨는데도 그쪽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계속 했거든요. 해가지고 저희가 100% 이겼는데도 거기에 승복하지 않고 또 다시 이렇게 2심으로 다시 간 상태인거죠.
기자: 화물차 운전기사들에게 이 사례를 들려 줬더니 한결 같이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기자 질문: 슬리핑 베드에서 주무시다가 사고 나시면은 보상금 지급 않됩니다. 이런 말씀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김기철(화물차운전기사): (보험들 때) 그런 것은 들어보지 못했어요. 승용차 뒤에 타서 자는거나 마찬가지일 것 같은데요.
기자: 재작년 11월, 경북 상주에 살던 59살 서모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논길을 달리다 깊이 1.5m의 농수로에 추락했습니다. 다음날 동네 주민이 서씨를 발견했지만 이미 숨을 거둔 뒤였습니다.
이광우경장(경북 상주 경찰서): 오토바이가 떨어진 운전자의 몸 위에 올라 타가지고 운전자가 흉부에 압박을 받고 그리고 뒤늦게 발견해가지고 저체온사로 사망한 사고입니다.
기자: 서씨는 사고를 당하기 9개월 전 TV홈쇼핑을 통해 알게 된 가정종합보험이라는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사고와 질병을 동시에 보장한다는 보험 상품이었습니다. 그러나 보험사측은 보상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소송을 냈습니다. 이 보험 상품의 경우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가입할 수 없게 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승학팀장(현대해상화재보험): 보험금 조사를 하다 보니까 25년전부터 오토바이 운전을 해 오셨다고 하니까 저희로서는 부실고지를 한 거로 본 거죠. 고지의무 자체는 상법에 있는 규정이고...
기자: 보험사의 말대로라면 서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는 사실을 숨겼기 때문에 고지의무를 위반한 것이고 따라서 보상금은 받을 수 없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서씨가 보험사 상담원과 전화로 가입 계약을 체결할 때 상담원이 중대한 실수를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보험 계약 체결의 근거가 됐던 당시의 통화내역입니다.
상담원: ‘현재 운전이 직업이거나 영업용화물이나 오토바이 운전안하시죠. 고객님?
서씨: 여 나는 영업은 안 하고,
기자: 오토바이를 영업용으로 운전하냐는건지 아니면 가끔 오토바이를 몰 때도 있냐고 묻는 건지 상담원의 질문 자체가 애매모호합니다. 상담원은 또 서씨의 말을 끊고 오토바이 운전 여부에 대한 추가 확인 없이 다른 질문으로 넘어갑니다.
서씨: 나는 영업은 안 하고,
상담원: 자가용?
서씨: 자가용 포터가 한 대 있어요.
상담원: 자가용 포터요?
서씨: 예
상담원: 그냥 녹색 번호판 자가용으로 끌고 다니시는 거지요? 출퇴근용으로?
서씨: 예.예
상담원: 그리고 신체장애나 암같은 질환 전혀 없으시고요
기자: 이는 보험사 지침에서도 엄격하게 금하고 있는 상담 방식입니다. 하지만 보험사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소송을 걸어왔습니다. 법원은 보험사측에 책임이 있다면서 보상금을 내 주라고 판결했습니다. 유족들은 사고가 난지 1년 만에야 사망보험금 1억 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서oo(유족): 보험 가입할 때는 참 고객이 왕입니다. 정말 왕이라고 떠받들듯이 그렇게 하다가 제가 막상 보험금을 타야 되고 받아야 할 입장이 되었을 때는 저를 무슨 빚쟁이나 사기꾼 취급 하는 겁니다. 정말 이게 뭐 그런 안 좋은 집안일도 일어난 상황에서 이중적으로 보험사까지 그렇게 한다는 그 자체가 너무 당사자들을 너무너무 힘들게 한다 이거죠.
기사: 보상금을 지급하지 못하겠다고 보험사들이 내는 소송건수는 해가 갈수록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분쟁이 법정 다툼으로 비화하면 보험 가입자들은 소송에 임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대응 수단이 없습니다.
화면 그림: 2005년(607건), 2006년(837건), 2007년(1,072건)-출처: 금융감독원, 대법원
한문철(변호사): 보험사에서는 거꾸로 보험 계약자나 또는 피해자들이 자기가 받지 못할 보험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는 보험사기꾼으로 몰아 부쳐서 형사 고소도 하고 형사처벌도 받게도 하고 하는데요, 거꾸로 보험사가 줘야 할 돈 줘야 될 보상이나 보험금을 제때 안 줄때 그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 수단이 없습니다.
기자: 소송을 남발해 보상금 지급을 질질 끄는 일을 막기 위해 영국 같은 나라에선 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해 3개월 안에 보상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영국 ‘금융 옴부즈만 서비스’ 관계자: 최종 결정을 소비자가 받아들였을 경우 보험사도 반드시 받아들이도록 법률로 정하고 있습니다. 만약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하면 규제당국으로부터 사업권을 박탈당할 수 있습니다.
기자: 뭐든지 다 들어줄 것처럼 하다가 막상 일이 터지면 얼굴을 싹 바꿔 버리는 보험사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3분기 동안 국내 손해 보험사들은 1조 4천500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8%나 증가한 액수입니다. 이 같은 성과가 지급해야 할 보상금을 주지 않고 무리하게 손해율을 낮춰서 얻은 대가는 아닌지 소비자들은 의혹의 눈길을 거두지 못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벌어서 지옥 갈때 다 싸들고 갈 모양입니다. 자식들에게 부끄럽지 않을까요? 3대가 고생할지 모르는데 말입니다. 남의 눈에 눈물 나게 한 것 10배만큼만 더 피눈물 흘릴 일 있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이런 모습 보면서 생각나는 '식코'의 한 장면, 살인 사건 조사하듯이 하면 된다던 우리네 손해사정업자 같은 분..그만 두시기를 참 잘하셨네요.
2008. 3. 25. (화)
보험소비자협회 김미숙
ps. 어떤 분이 메일을 주셨더군요. 보험사가 보험계약청약서를 주면 제가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을려고 할 것이라고 했다네요. 남의 보험계약청약서 정치적으로 이용해 먹을 일 있을까요? 왜 저한테 화풀이를 할 일이지 애꿎은 가입자에게 부당하게 대하는지..도무지 자신들의 위치가 어디 있는지도 분간하지 못하더군요. 그 보험사 이름 대고 싶지만 꾹 참습니다. 하나같이 보험사 색깔이 똑 같기 때문에..가입자에게 사랑 받는 보험사는 언제나 만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