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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 산행과 송년 모임 후기
일시: 2015년 12월 11일(금) 20:00시- 2015년 12월 12일(토) 20:00경
코스; 불광사-족두리봉-향로봉-사모바위-대남문-대동문-위문-백운대-영봉-용덕사-우이동-우이암-자운봉-포대능선-사패산-범골입구-회룡역-동막골-도정봉-홈통바위-주봉-도솔봉-덕능고개-불암산 주봉-공릉동백세문(46km)-차로 이동-불암산장(경기도 남양주) 송년회장
1.
새벽 치통 때문에 잠에서 깨었다. 오늘 드디어 오산 종주하는 날인데, 하필 갑자기 치통이라니 당혹스런 기분이 들며 눈이 떠진 것이다. 그간 조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바빠서 무시하고 지냈던 모양이다.“직장 끝나고 언제 치과를 갔다 오나?”, “과연 예약 잡을 빈 시간이나 있으려나?” “혹시 치통이 더 심해져 종주를 못하는 경우는 없으려나?” 오만 가지 생각이 자꾸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오산종주와 송년회 참석이 우선이므로 내주 월요일로 치과를 미루기로 하였다. 이빨은 튼튼히 타고난 편인데 관리를 잘 못해서 올해 치아 때문에 불편한 일을 자주 겪었다. 세상 무서운 게 없었던 독재자인 히틀러가 단맛을 좋아해서 늘 달콤한 초콜릿 등을 자주 먹다 보니 온전한 치아가 단 두 개밖에 없었다고 하고,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한 사람이 자기 주치의사였다는데, 나 역시 히틀러처럼 단맛 중독이 심해 치아의 수난을 초래하는 것 같다. 등산을 하면서 더더욱 단맛에 의존한 결과 치과에 더 자주 가게된 것 같다. 달콤한 것 좋아하다 살벌한 일 겪은 셈이다. 앞으로 밍밍한 오이를 자주 먹어야 할 것 같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길게 종주할 수 있는 산이 강북오산이다. 함께 해본 적은 있으나 혼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산행이다. 그런데 마침 이번 송년 산행에서 오산종주가 패키지처럼 묶여 시행되며, 종주시작점이 지금 살고 있는 구파발과 가까운 불광사다.역오산종주이다. 아직 한번도 못해본 산행이다. 게다가 그간 뜻밖의 병으로 큰 수술을 받은 뒤에 건강하게 회복하시고 재활훈련 중이신 ‘스케치북대장’님이 송년회에 오신다니, 아니 가볼 수 없다. 정말 ‘임도 보고 뽕도 따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그간 뜸했던 죠리퐁 전대장 부부도 참석하시고, 뫼야님이 특별 게스트로 ‘오 솔레미오!’ 형님이신 태양의아들님이 오신다는 극적인 소식까지 전했다. 그 언제 우리 종주 모임에 오롯한 태양의아들님을 모실 수 있을지 기대하고 기대하지 않았던가? 물가님 말씀대로 기대되는 산행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으로 종주산행의 전설이랄 수 있는 뿡이님도 참가하신단다. 물가님은 이번 산행을 위해 2주전 예비 산행을 다녀오시기까지 하셨다. 대단한 정성이 아닐 수 없다. 그러니 개인적인 치통 정도는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밤 20시 정각 불광사를 출발하여 족두리봉으로 오르며 종주는 시작되었다. 맹자님 말씀에 “하늘이 주는 좋은 때는 지리적(地理的)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적(地理的) 이로움도 사람의 화합(和合)만 못하다”라고 하셨는데, 등산도 전쟁과 마찬가지다. 하늘이 좋은 때를 베풀어야 등산을 잘할 수 있는데, 기대 이상으로 오늘의 날씨가 좋다. 오산종주를 위해 하늘이 잔치를 차려 놓은 듯 겨울 날씨가 이다지도 좋은데다 더더욱 기특헌 것은 눈을 볼 수 없었을 정도로 땅의 상태가 매우 좋아 아이젠이 필요가 없었다는 사실이다. 예행연습을 위해 두 주 연속 우면산, 관악산, 삼성산, 비봉산 (난 북한산 코 앞에 살지만 북한산을 거의 안 가는 역설적인 사람임다.)등을 약 20킬로씩을 걸었지만 아이젠이 없이는 걸을 수 없을 정도였다.이 정도면 하늘이 주는 좋은 때와 지리적 이로움을 모두 갖춘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무엇보다 최고는 든든한 산행 리더인 물가님을 필두로 뫼야님은 이번 오산 종주가 처음이신 태양의아들님이 맨뒤에서 껌딱지처럼 밀착해서 경호하듯 모시고 걸어가면서 나와 형님과 오순도순 말씀을 나누며 걸을 수 기회가 많아서 더욱 좋았다.설상가상의 상황이 아니라 금상첨화의 상황이었다.
.깜깜한 밤에 북한산,도봉산,사패산까지의 주능선에는 우리들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한겨울 적막강산같은 산 속을 걸을 분들이 어디 있겠는가? 하긴 우리들도 한겨울 오산종주를 한다하니 집에서 다들 미쳤다는 말을 듣고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밤하늘의 별들이 드문드문 얼굴을 내밀어 우리가 걸어가는 모습을 구경할 뿐이고. 저멀리 발 아래 전구색처럼 노란 불빛과 주광색 허연 불빛들이 서로 어울린 강북 어느 곳의 야경들이 조용하면서도 화려하게 펼쳐져 있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을 보듯 신비하게 느껴진다. 호젓한 산길을 묵묵히 걷다 보니 졸음이 오는 순간이 있을 수 있지만 그건 기우였다. 뿡이님이 각성제 역할을 톡톡히 하셨다. 뿡이님(전설적인 산행단체인 J3의 여성멤버이다)을 보고 두 번 놀랐다. 처음에는 얼마 전 국공연산 200km이상의 거리를 단 나흘만에 홀로 완주하셨다는 사실 때문이고 나중에는 그 놀라운 입심의 소유자라는 사실 때문이다. 이분은 종주가 전혀 힘들지 않은지 그냥 편안히 가시면서 계속 말씀을 하신다. 처음 북한산에선 죠대장과 그 다음 도봉산에서는 물가대장 뒤를 따르면서 끊임없이 새로은 화제를 만들어 말씀을 주도하신다. 오산종주 내내 산행실력 못지 않은 입심을 보여주었고, 수락산에선 천년초님과 대화가 끝이 없었다.산삼님이 나타나니 아예 두 분은 털썩 주저않으신 채 무아지경으로 이바고를 하신다. 종주 내내 마치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계속 들으며 걷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정도였다.
물가님의 리딩과 뫼야님의 보필이 훌륭해서인지 북한산과 도봉산 연계 산행을 한 번도 안해 보신 태양의아들님이 힘들다는 표현이 한 번 없이 묵묵히 .잘 가시니, 나 역시 힘들어도 힘들다는 내색을 할 수 없었다. 잠이 많은 죠대장은 연신 졸린지 반쯤 눈을 감고 걸어 간다. 물가님 농담대로 한쪽 눈씩 번갈아 감으며 반쯤 자면서 가는 셈이다. 그래도 졸린 내색도 못하고 넘어지지도 않고 용케 잘도 간다. 그런데 나는 아연님이 내게 이번 산행에서는 제발 다치지 말고 몸성히 갔다 오라고 특별히 응원메시지까지 주셨는데 그 말을 주문삼아 가지고 가다가 아 글씨!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영봉에서 용덕사를 내려가다가 잠시 방심하다가 뫼야님이 주의를 환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낙엽밑 바위를 타고 미끄러져서 결국 팔뚝 밑에 찰과상을 입었다. 이번 산행에서 우리 팀이 경험한 최초이자 마지막 사고인 셈이다. 나는 산행할 때마다 상처를 입지 않고 끝나지 않곤 했는데 이번에도 스틱까지 썼지만 팀원 중에 유일하게 낙상한 사람이 바로 나였다.오라버니가 함께 했다면 걸음마부터 다시 배우라고 하셨을 것이다. 이미 내 몸 중 오른 쪽 다리에는 마치 조폭의 문신처럼 산행이 남긴 영광의 상처들로 가득하다. 조폭처럼 난폭한 산행을 한 결과를 내 몸에 상처를 새기고 다닌다.날 위협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내 몸의 상처를 한 번 보여줘야겠다. 낭낭아님은 뿡이님과 대조적으로 이번 산행 내내 말씀이 없다. 마치 세상에 대해 묵비권을 행사하는 피고인처럼 조신하게 걸으신다. 드디어 새벽에 사패산에서 자운봉으로 가는 딴 팀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날이 점차 밝아지려 하지만 아직 어두운 중에 회룡역으로 내려와 뿡이님이 알고 계신 24시 해장국집에서 맛있는 해장국을 먹고 따스한 커피까지 마시니 온몸이 녹작지근하다. 동막골에서 9시에 만나 함산하기로 한 수락-불광팀원인 라나,정수,천년초님을 기다리며 한 시간 정도를 쉴 수 있었다.좀 쉬고 나니까 힘이 난다. 우리가 언제 산행을 했냐는 듯이...삼산은 어제 한 것이고, 이 산은 오늘 넘을 산이다. 힘차게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그분들을 만나 발걸음을 내딛는다. 오랫만에 천년초님을 만나니 정말 너무 반갑다. 여전히 몸이 성하지 않지만 오늘 즐겁게 산행하던 분들이 많이 온다니까 아픈 몸을 끌고도 멀리서 오신 것이다. 그 정성이 눈물겹다. 도정봉 올라가는 길이 너무 가파르다.마음과 달리 몸은 지금까지 걸은 피로를 다 기억하고 있다. 신빙들이 우리를 추월해서 멀찌감치 가도 마음과 달리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홈통바위를 거쳐 드디어 수락산 정상이 우리 모두를 수락해줬다. 거기서 사진을 찍으며 산삼님 일행이 올라오기를 기다렸지만 우리 먼저 출발해야만 할 것 같아 덕능고개를 향해 걸어가는데 덕능고개에서 결국은 산삼님에게도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산삼님 마저도 우리 따돌리고 사라진 뒤에 불암산 건너 편에서 멀리 군부대 앞 공터에선가 수건돌리기 놀이라도 하듯 빙 둘러앉으신 꽃돼지님 일행이 우리에게 오라고 손짓한다. 하지만 갈 시간이 없었다. 산삼님 말씀이 식당차를 보내주시겠다고 해서 우리는 진로를 좀 수정해서 공릉동 백세문으로 내려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불암산 정상에서 마지막 5봉을 찍은 기념으로 오산종주에 참가한 분들이 단체촬영을 하였다. 그리고 라나님 일행은 식당이 있는 길로 내려가기로 하고 우리는 공릉동 백세문을 향해 계속 내려와서 종주를 마칠 수 있었다.
금년 중에 설악서북능선환종주, 영남알프스환종주, 덕유산69종주,지리산화중종주,강남6산, 안양구산 종주 등 30킬로미터 이상 55km 이하의 무박종주를 여러 차례 해볼 기회가 있었지만 오산종주는 몇 번 기회를 놓치다가 오늘 드디어 완주하는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이는 우선 북한산을 어머니로 삼고 지리산을 아버지로 삼듯 이 두 산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 잘 아시고 애정이 많으신 물가님같은 리더를 만났기 때문이다. 물가 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친구분들에겐 나이에 걸맞지 않은 위험한 특공훈련을 하러 간다는 비아냥에 가까운 말씀을 들으시면서도 용기있게 새로운 도전을 하시고 보란 듯이 성공하신 태양의아들님이 계셨기에 우리 모두가 힘들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합심해서 걸을 수 있었던 것도 중요한 성공적 완주의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 형님 덕분에 인터발이 좀 생겨서 저희들은 고비를 넘을 수 있었습니다. 태양의 아들님 고생하셧습니다. 다음에 더 큰 도전하십시오. 그때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역시 종주에는 인터발이 중요합니다.형님! 태양의 아들님의 조교 역할을 충실히 하신 의리의 사나이 뫼야님의 집념, 놀라웠습니다. 화정까지 함께 못해 드려 죄송합니다. 오랜만에 종주 산행에 나섰다는 죠대장님 부부의 내공 역시 옛날 그대로였습니다. 함께 해서 고마웠습니다.내년에는 다시 대장 계급 달기 바랍니다. 북한도 아닌데 대장 계급장을 갑자기 떼다니 그건 아니잖아요? 그렇죠. 산삼 먹은 돼지님이 약속하셧습니다. 전설의 뿡이님, 뿡이님의 실력은 뻥이 아니였네요. 붕붕 날라다니시기에 닉이 뿡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농담입니다만 함께 산행하면 방구를 마음껏 뀔 수 있어서 좋을 것 같습니다. 남들이 다 님이 뀌신 걸로 아실 테니까요. 감사합니다.
송년회장에 도착하니 산삼님,꽃돼지님,여명님,하레님 등 운영진을 비롯하여 스케치북님, 북극성님 은행꽃님 등 낯익은 분들이 많이 도착해 계셨다. 꽃돼지님의 사회로 참가한 분들의 자기 소개부터 마친 뒤에 송년 선물을 나눠주고, 준비한 행사 보고 및 시상식을 일사천리로 진행에 나가신다. 좌중을 압도하는 꽃돼지님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 산삼 먹은 돼지가 저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파워가 느껴진다. 또 한분의 안방 주인이신 하레총무님은 준비를 철저히 해서 행사가 잘 치러지게 하신 주역이신듯하다, 이윽고 이어진 송년 파티에서는 스케치북님을 필두로 흥겨운 한마당이 시작되었고 하레님과 그 친구인 애플님, 그리고 라나, 정수님이 그 시작을 이어받아 뛰어난 예능감으로 분위기를 확 끌어올리자 참석한 회원님들이 스스럼 없이 나오셔서 자신이 준비한 재주를 마음껏 발휘하시게 되었다. 종주 내내 침묵만 지키던 돌부처같던 랑랑아님조차 남편도 아닌 웬 남성이 노래부르는데 그 앞에 가서 엄지 손가락 치켜 들고 뱅뱅 도는 귀여운 춤을 추지 않나 내가 마치 전국노래자랑에 구경온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나오시는 분 모두가 가수요 뛰어난 율동감을 갖췄다. 옛 문헌에도 우리 나라 백성들은 가무를 즐긴다고 라고 기록되어 있듯이 그말이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 자연 속 회원들은 모두가 흥이 많아 흥겹게 어울리다 보면 흥하는 카페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레님 이하 자연 속의 젊은 피들 만쉐이 만쉐이..정말 멋있어요”
태양형님의 과음으로 중간에 나와 뫼야님은 자리를 일찍 뜰 수밖에 없어서 매우 아쉬웠다. 송년 행사를 마치며 다시 한 번 우리 카페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고 산행할 때만 보이던 회원님들의 평면적인 모습외에도 이면의 모습까지 볼 수 있었던 행사였다. 스케치북님, 천년초님, 북극성님 대장님을 하시면서 왕성하게 활동하시다 시련을 겪으시고 계시지만 모두 완치하셔서 우리들과 함께 할 날을 우리 모두 기다립니다. 부디 쾌유하시기 바랍니다.그리고 이 모든 행사를 주관하신 산삼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마지막 우리 모두가 “산삼송”을 부르며 산삼님을 헹가래치고 싶었지만 기회가 없어 지면으로 대신합니다.‘산삼님 만쉐이, 만쉐이’
(선창) 산삼을 다 캐 먹고 인삼이 남았구나
그나마 농약에 찌들은 인삼이 남아 있네
(후창)
산삼을 심어 보자. 산삼을 심어보자
우리의 뿌리를 심어 보자. 흔들리지 않게.
(선창) 북한산의 산신령님, 지리산의 산신령님
우리는 하나가 되야지요. 자연 속에서 되어야지요.
(후창)
산삼을 심어 보자. 산삼을 심어보자
우리의 뿌리를 심어 보자. 흔들리지 않게.- 산삼의 나라(한돌), 약간 개사함.
첫댓글 오산 종주하느라 고생이 많았네~ 대단해여~ 나이를 생각하며 너무 무리하지 말고 과욕을 부리지 말고,무슨 취미든 홀릭
상태가 되면 안되는데 하는 걱정이 앞서네~여하튼 건강은 대단한 친구야,우리는 깨어나도 할수 없지~
이수회 모임에서 2016년 주요행사로 제주 올레길 걷기,백두산 등반,울릉도 탐방,땅끝마을 해남~진도 탐방,무의도 호명곡산 산행등 의욕적으로 계획 잡아보았다.황셈이 추진위원장이 되어 밀고 나가면 하는디~ㅋㅋ
난 행사를 추진하는 기획력이 없어요. 곽총무가 준비하면 나는 돕는 역할을 하겠습니다. 난 산악회에서도 대장같은 것 해 본 적이 없어요.따라만 다닌 거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