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렇게나 쉽게,
신리(神理)를 만나게 해 주신 것이 황송하고 감사함에,
그 은혜를, 마음속에서 취한 듯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그때부터는, 한없이 욕심부리듯이,
매 토요일의 강연회에 나갔습니다.
신리(神理)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듯하였지만,
마음의 향상은 아직도 요원한 듯하여,
스스로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는 14세에 그림에 뜻을 두고,
그 뒤 40년 이상을 이 길에 외곬으로 노력을 거듭해 왔습니다.
지금 겨우 손에 넣은 원상이 있습니다만,
젊어서부터 세상에 알려진 재능있는 화가들과 비교하면,
부끄러운 화가라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마음이 미숙함에 이르러서는, 펜을 들고 있는 지금,
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다만 저와 같은 사람도, 4개월 동안 신리를 배운 것만으로도,
이와 같은 상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저는 실재계에서 현상계에 태어 날 때,
매우 강한 결심을 하고 나온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정도로,
그림에 대해서만은 의심없이 오늘날까지 해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의 나의 마음의 상태로서는, 확실하게 단언할 수는 없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맏아들인 제가,
큐슈(九州)에서 도쿄로 올라올 수 있었던 일이나,
중학교에도 가지 못하고,
화가로서의 소양을 닦기 위해 근근히 독학을 하고 있을 때,
뜻밖에도 제국미술(지금의 무장美大). 일본화과에 적을 얹고
학습의 소망을 이루게 된 일이나,
카시야마 난뿌우 선생에의 제자 입문을,
소개자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었는데,
마침 거기서 서생(남의 집의 가사를 도와주고 기식하면서 공부하는 사람)을 하고 있던
초등학교 동기생의 인연으로,
반년 뒤에는 제자로 들어 갈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이번에는 난뿌우 선생의 추천으로
동경하던 요코야마 다이칸 선생의 내제자가 될 수 있었던 일,
또한 그림으로는 결정적 영향을 저에게 남기고 죽은 학우가 있었던 일,
후원자의 덕분에 그림을 팔지 않고도 공부할 수 있었던 일 등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사람들과 물질의 은혜를 받아 온 것 등은,
아무리 생각해도, 수호령의 힘이었던 것으로밖에는 생각할 수 없습니다.
무명작가나 다름없는 화가가 이런 시대에,
자신의 창작 작업에만 몰두하여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전혀 보답이 없었던 기나긴 실의의 시기를
간신히 견뎌낸 끝에, 3년쯤 전부터,
겨우 연속해서 장려상 정도를 받게 되었습니다.
재작년에는 차점까지는 올라갔지만,
원상(院賞)이란 멀고도 먼 존재로 여겨졌었습니다.
선생님의 강연을 듣고, 반성을 통하여 깨닫게 된 것은,
중요한 마음의 문제에 대해서,
나의 관심이, 엉뚱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상념의 중요성을 알지 못한 탓으로,
많은 잘못을 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다만 화가의 기(技)만으로써, 승부하려고 덤벼들었던 어리석음을,
이 나이가 되어, 비로소 깨닫게 된 것입니다.
지난 해, 책(마음의 발견)을 쓴 분의 덕분으로,
출품할 그림을 준비할 시기가 왔어도, 당황하지 않고,
자연에 맡겨 놓았습니다.
그러자 6월 초순경,
이틀에 걸쳐서, 새벽녘에, 구도의 밑그림이 있았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지도령의 인도로서,
저는 주저없이, 작업에 착수하여,
순식간에 기초그림을 그려 낼 수 있었습니다.
카시야마 선생 댁에서 있었던, 기초 그림의 비평회 석상에서,
선생을 비롯한 여러 선배들로부터,
이 작품이라면 좋은 그림이 될 것이라는 격려의 말을 듣고,
올해야말로 어떻게든 하고, 큰 의욕이 솟아났습니다.
곧장 본 그림에 착수하였는데,
병(病)때문에, 붓을 잡지 못하는 날이 계속되어, 초조해졌습니다.
마침 그 무렵, 도찌기현의 만원사에서 연수회에 처음으로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병든 몸이었습니다만, 3일 동안의 일정은,
설법과 수행으로, 짜여진 참으로 고마운 나날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덕택에, 집으로 돌아온 뒤, 건강을 회복하고,
순탄하게, 예정대로 그림을 완성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림을 액자에 넣고,
혹시나하여, 전년도의 작품을 꺼내어 나란히 놓고 보았습니다.
비교해 보니까, 전혀 딴판이었습니다.
그 자리에 있었던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그림에는, 빛이 있고 훌륭하다
마감이 가까워지면서.
이 그림에 빛을' 하고 염하면서 붓을 움직였던 적은 있으나,
이렇게나 명확하게 나타난 것은, 저 자신도 믿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4개월 남짓밖에 선생님의 강연을 듣지 못했던 저는,
마음의 향상에 조금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중요한 그림에 그것이 인정되어, 정말로 기쁘기만 하였습니다.
‘연생(緣生)의 배(舟)’를 인연으로 하여,
오랜 염원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지금 마음속으로 깊이 음미하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길은,
이제부터 더 한층 괴로운 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연이 닿은 행운을 마음에 새겨,
어느 날엔가 실재계로 빛과 함께 돌아가도록,
더욱 더 팔정도(八正道)에 정진을 계속해 나가려고 다짐하는 바입니다.“
- 일본 화가 와카키야마(若木山)
이와 같이 올바른 마음의 기준을 깨닫고 생활함으로서,
마음에 구름이 없어지고, 광명으로 차게 되어.
목적에 대하여 노력하면,
그 행위에 비례한 지도령이,
더욱 나은 일(작업)이 가능토록 하여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협력한다는,
화가의 이야기는 하나의 좋은 현상례라고 말할 수 있다.
마음이야말로,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으뜸의 문제이다.
예술가는 예술을 통하여,
인간의 깨달음이 역시 마음에 존재한다고 하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P181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가요
님의 적극성은 바로
실천으로 연결되기 쉬운 성격이라고 봅니다...
24시간 팔정도에 따른 생활...
선생님 덕에 익혀가고 있어요 성불 하세요 오로지 팔정도 님 감사합니다 전 바보 입니다
바보라는 백지가 더 빨리 습득한답니다...
기대되는군요..
녹음되어 있는 경험담 중에
인간 석가를 네번 읽고 마음의 창이 열렸다는 부인이 있습니다.
네번읽는 동안
매일 반성참선을 했다는 말이겠지요.
네번 읽으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요?
@오로지팔정도 감사합니다 득도 하세요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