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18
이른 이스탄불의 아침,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습니다. 시간은 6시 30분, 점점 날이 밝아 오는데 아마 날씨가 좋았더라면 조금 더 일찍 훤해 졌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밤새 11시간을 세워서 이곳에 도착되는데 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여행하기 위해 단체로 오기도 하고 일부 젊은 연인들이 보이는데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오는 비행기 안에서 까지 소위 우리가 말하는 신세대의 애정 표현이 과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딱 붙어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누가 있건 없건 키스를 하는 것이 아직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 구세대라서 그런가 봅니다.
우리가 자랄 때도 어른들이 쪼끄만 놈들이 담배 피운다고 하고 어른들을 보고 인사도 잘 안하고 부모네 들에게 잘하지 못한다고 말세라고 하기도 했는데 그때 그분들이 지금의 이런 광경들을 본다면 무어라고 할 지 모르겠습니다.
국내에서 조금은 자연스럽지 못한 분위기와 조금은 어색한 상태에서 교제를 하다가 결혼을 해서 해외로 여행을 오다 보니 용감해 지는 경우도 생각을 할 수가 있을 것 같지요.
터키 항공을 타고 이곳에 오는데 우리말 안내를 하는 사람이 한국 사람이 아니라서 발음은 물론 말 자체가 엄청 서투른데 누구 하나 그 말뜻을 못 알아 듣는 사람이 없습니다. 안전벨트를 매는 것부터 내리는 안내까지 아주 재미있습니다. 남의 나라 사람이 우리나라 말을 너무 익숙하게 하는 것도 징그럽지요.
조금 지나서 그리스 아테네로 갑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주변 나라들을 거의 돌아 보았는데도 그리스를 갈 기회가 없었는데 그 수 없이 배우고 읽었던 신화의 나라를 드디어 가 보게 되었습니다.
머무는 시간은 단 이틀뿐이지만 기회가 주어 진다면 역사적인 유적지들을 돌아 볼 계획입니다.
지금도 가끔 그리스 신화를 읽거나 듣게 되지만 너무나 비슷하고 어려운 이름 때문에 역사 속의 그리스 신들을 아주 혼동하게 됩니다.
그 들의 신화에 대해 우리가 공부하고 알고 있는 것들이 적은 분량이 아닌데 우리의 역사에 비해 너무나 비중을 두고 알아야 되는 것처럼 부담을 갖는 지는 아닌지 모르겠네요.
이곳 터키는 유로 존은 아닌데 현재 주된 외화 거래를 유로화를 쓰고 있어서 면세점을 잠깐 돌아 보니 한국의 면세점에 비해 물건 값이 비쌉니다. 주로 유로화를 쓰는 나라들의 물건 값이 돈의 가치 때문에 달러화를 쓰는 국가들에 비해 비쌉니다.
모든 국가들이 면세점 규모들을 늘리고 취급하는 물품도 다양하면서 고급 브랜드들로 채워 가는 것을 보면 면세점을 통해 얻어지는 수익이 상당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곳은 전통 과자가 유명한데 로쿰이라는 이름은 비교적 세계적을 잘 알려져 있는 이름입니다.
우리에게는 너무 달아서 잘 맞지는 않지만 이 지역사람들의 후식은 거의 단 것이 특징입니다.
아테네로 가는 비행기의 옆 좌석에 앉은 나이 먹은 여자가 나한테 말을 건넵니다, 한국에서 왔느냐고.., 그렇다고 하니까 자기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왔는데 자기 딸이 그리스에 있는데 결혼을 하게 되어서 결혼식에 간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기는 한국하고 비즈니스를 했었는데 동대문 시장에서 옷을 떼다가 우즈베키스탄에 도매를 하는 사업을 했다고 하면서 몇 마디 한국말을 덧붙입니다.
중국에도 자주 갔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제대로 경제를 이끌지 못해서 아주 나라 경제 사정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지금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사업을 하지 않고 아파트 4채를 가지고 입대를 주었는데 한 달에 약 1200불의 수입이 있다고 합니다. 나중에 놀러 오라고 하는데 갈 기회가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아테네 공항은 생각처럼 그리 크지 않습니다. 공항에 도착하여 마중 나온 사람을 찾는데 오지 않은 것 같아서 손님의 회사로 전화를 하려고 하는데 이게 여의치 않습니다.
전화를 하려고 이리저리 들러 보가 있는데 이곳 그리스의 젊은 여자가 점퍼를 입고 있는데 한국어로 경남해운이라고 되어 있는 옷을 입고 있어서 이 글의 내용이 뭔지 물었더니 중국말이라고 합니다. 내가 이 것은 한국어 이고 어떻게 이 점퍼를 입게 되었느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한국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가져 온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업체의 전화 번호를 주면서 어떻게 이 번호와 통화를 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공중전화 카드를 주면서 어떻게 전화를 하라고 일러 줍니다. 아주 고맙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하루 일을 마치고 저녁 식사를 하러 갔습니다.
이 곳의 두 친구와 다른 부서의 두 친구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자그레브에서 온 친구와 세르비아의 베오그라드에서 온 그들의 손님들과 자리를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두 나라는 유고슬라비아라고 해서 연방국가에 속한 같은 나라였는데 유능했던 지도자 티토 대통령이 떠난 후 십 몇 년 전에 각 민족 단위로 하여 7국가로 분리 독립되었습니다.
처음 먹어 보는 이 나라의 생선 음식인데 참 맛이 있습니다. 이들은 우리가 알기로는 아주 어려운 경제여건으로 많이 어려울 것 같은데 드미트리라는 친구가 그리스는 정부는 가난하고 국민들은 부자라고 한다고 합니다. 식당도 고급스러울 뿐 아니라 사람들의 즐기는 모습도 아주 여유로워 보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처음 만나는 남들과도 아주 잘 어울리는데 앉은 일곱 사람 모두가 전혀 어색하지 않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즐거운 식사를 할 수가 있습니다.
식사를 시작하면서 먼저 시푸로라는 술을 조그만 미니 컵에 따라 주는데 아주 독합니다. 이태리 사람들은 식사 후에 이 술을 한 잔 한다고 하는데 그리스에서는 식사 전에 애프타이저로 먼저 마신다고 합니다. 족히 40도는 훨씬 넘게 느껴집니다.
너무 많이 먹었나 봅니다. 하도 배가 불러서 움직이는데 불편함을 느낄 정도입니다. 가능하면 과식하지 않으려고 많이 신경을 쓰는데 어렸을 때부터 많이 먹는 습관이 붙어 있어서 쉬 고쳐지질 않습니다.
4. 19
아크로 폴리스, 역사 시간에 많이 배웠던, 그리고 그리스 신화에 많이 등장하는, 어느 책에서나 그 사진을 볼 수 있는 유명한 역사 유적지를 둘러 봅니다. BC1600년이면 약 3600년 전입니다.
50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는 우리지만 실은 그 자취가 남아 있지 않은 게 우리의 역사인데 그들은 그 시대에 이렇게 거대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을 설계하여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그 당시에 이런 건축물을 지을 수가 있었을까요!
나지막한 언덕 위에 요새를 만들어 놓은 걸 보니 그 당시에도 적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모양입니다.
우리는 파르테논 신전이라고 배웠는데 신들도 인간의 전쟁 앞에서는 어떨 방도가 없었을까요?
그냥 언덕 위에 지어진, 신들이 모여서 정치를 논 한다고 배웠는데 인간이 인간을 신으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너무나 오랜 시간을 버텨 온 탓인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이 비 바람의 영향으로 많이 훼손 되어 한참 복원을 하느라 어수선합니다. 이곳 저곳에 나누어 땅 위에 쌓아 놓은 부서진 건축물의 조각들이 모두 제 자리를 찾아 갔을 때 아름답고 거대한 역사적 유물이 제 모습으로 태어나게 될 것인 즉, 모든 인류를 위해서도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관리를 하는 것은 지금의 세대가 꼭 해야 될 후손들에 대한 약속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곳 그리스의 경제는 전에 비해 반쪽이 났습니다.
이 곳 사람들은 경제나 다른 일상이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세 가지는 아주 훌륭한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답니다. 좋은 음식, 좋은 기후 그리고 아름다운 바다와 섬, 그들이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택시 기사가 전에 비해 아주 어려워 졌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역사와 유적지들이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들여서 관광으로 얻어지는 수입이 가장 큰 외화 벌이가 된다고 하니 아주 잘 못 되지는 않겠지요.
아크로 폴리스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 모습입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면서 사진으로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건축물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어떻게 3천 6백년전에 이런 아름다운, 그리고 거대하고 설계가 복잡한 건물을 지어 낼 수 있었을까요?
밑에서 올려다 본 아크로 폴리스의 모습입니다. 아주 철저하게 요새화 된 성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 당시에 많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만들었겠지요? 신들이 거주하던 곳으로 배웠는데 신들이 전쟁을 무서워 했나 봅니다. 가까운 곳에 야외 원형 극장, 그리고 많은 유적지들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