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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8장,
유방희는 뛸 듯이 기뻐한다.
더구나 걱정스러워했던 장윤숙의 부모님께서 허락을 하셨다는 말에 더 없는 기쁨과 안도의 숨을 내 쉰다.
그렇게 걱정스럽던 일이 이렇게 쉽게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유방희는 잠시 안도의 숨을 내 쉬고 나서는 다른 걱정이 앞선다.
이제 큰아들을 다시 결혼을 시키고 나서 집을 얻어주어야 한다는 부담이 또 다른 걱정으로 다가온다.
아무것도 없이 맨 주먹인 큰아들이다.
그동안 작은 아들네서 매달 돈을 받고 일을 하고 있었지만 그 돈이야 집을 얻을 만 한 돈이 되지 못하는 액수였다.
남편의 퇴직금은 작은 아들이 은행융자를 갚아준 것도 있고 서울에 땅을 산다고 해서 몽땅 내 주고 없었다.
매달 남편이 일을 하면서 월급을 받는다.
미연은 가족이라 해도 그에 합당한 보수는 꼬박 지급을 하는 성품이다.
큰아들과 남편은 매달 그렇게 보수를 받아왔다.
두 사람의 월급을 관리하는 것도 또한 유방희의 삶이었다.
두 사람의 월급을 합치면 그다지 적지 않은 금액이었다.
그러나 장윤숙교수가 미혼이고 보니 대충 혼사를 치룰 수도 없는 일이다.
과부홀아비 만나 합치듯 그렇게 어물쩡하고 넘어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혼자 많은 고심을 하던 유방희는 미연과 상의를 하러 화성으로 내려간다.
이제 집안의 모든 일을 미연과 상의를 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해 낼 수 없다는 것을 느끼는 유방희였다.
온 집안의 실질적인 안주인은 언제부터인가 자신이 아니라 둘째 며느리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하루 일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 잠시 차를 마시는 시간을 유방희는 승재의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결혼식도 그렇지만 대충 아무렇게나 해서 데리고 올 아이가 아닌데 이 일을 어떻게 했으면 좋을지 모르겠다.”
“어머님!
대충이라니요?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도 형님 되실 교수님께서 아직 미혼이신데 저희들의 성의는 다 해드려야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미연의 말이었다.
“나도 그런 것은 안다만 손에 무엇을 쥐고 있어야지.........”
“어머님!
아주버님께서 결혼을 하시면 무엇보다 집이 필요하겠지요?
제가 아주버님과 장교수님과 상의를 해서 우선은 전세라도 얻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예물도 서운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겠습니다.“
”이제 집안일은 우리 예원에미가 아니면 아무것도 결정을 할 수가 없다.
네가 그렇게 마음을 써 주니 나로서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양가의 상견례가 되어 장윤숙의 부모와 형제들, 그리고 승재의 부모와 미연과 승원이 함께 자리를 한다.
윤숙의 많은 형제들이 모두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아니었다.
연로하신 부모님과 큰오빠 부부와 언니 부부가 함께 한 상견례 자리였다.
너무 많은 가족들이 모이면 번거롭다는 이유에서였다.
서로의 수인사가 끝나고 음식이 들어온다.
양가 부모님들의 마음은 서로 사위와 며느리 감에 대한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기왕지사 이렇게 결혼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으니 오래 시간을 끌 것도 없이 빠른 시일 내로 식을 치루었으면 합니다.”
장윤숙의 어머니의 말이었다.
“네!
그렇게 되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서로 예단이니 뭐니 하는 모든 것들을 생략하기로 하고 두 사람이 필요한 것만 준비를 하고 결혼식을 하는 것이 어떨지요?“
“네!
그렇게 하는 것도 아주 좋으신 말씀이십니다.
나이도 있고 하니 하루빨리 아이도 가져야 하니 시간을 끌 필요가 없겠지요.
나이만 많이 먹었지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아이입니다.
그저 사부인께서 잘 다독여주시고 많은 가르침이 있으셔야 할 것입니다.“
윤숙의 어머닌 딸이 결혼을 한다고 하는 것이 기쁘기만 하다.
재혼자리라고 하더라도 같은 교수인데다 딸린 자식이 없다는 것이 마음에 드는 신랑감이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배울 만큼 배운 사람이고 교수직에 있는데 제가 가르칠 것이 뭐가 있겠습니까?“
”아무리 교수라 하면 뭘 합니까?
여자는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고 가정을 올바르게 꾸려가야 제 소임을 다 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그저 공부를 한다고 집에서 가르친 것이 없어 부끄럽습니다.“
결혼날짜는 신부 측에서 두 달 후로 잡아왔다.
더 이상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는 신부부모의 생각이었던 것이다.
미연은 상견례가 끝나고 나서 승재와 마주 앉는다.
“아주버님!
이 일에 제가 나서는 것이 주제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결혼식을 올리시기 전에 우선 집부터 구하셔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우선 전세 아파트를 얻어 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제수씨!
그렇게 마음을 써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허지만 결혼을 하고 나서는 그 사람이 살고 있는 집으로 들어가기로 이미 결정을 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그러는 것이 서로를 위해서 좋다는 생각입니다.
학교에서 멀지 않는 거리에 있는 것도 편리하고 그 사람의 집을 구태여 처분해서 새롭게 집을 마련할 번거로움도 피할 수 있으니 좋은 일이지요.“
“그러면 저희 쪽에서는 새 신부에게 합당한 예물을 마련해드리도록 하면 좋을 듯싶네요.”
미연은 준비를 해 가지고 온 봉투를 내어 놓는다.
“이것으로 두 분이서 준비를 하셨으면 합니다.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섭섭지 않게 마련을 했습니다.“
“제수씨!
이러지 않아도 됩니다.
저희는 모든 것을 생략하고 결혼식만 올리면 됩니다.“
”그래도 형님 되시는 분은 초혼이신데 그렇게 무성의하게 모시고 올 수는 없는 일이지요.
저희 쪽에서 최대한의 성의는 베풀어 드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제수씨!
이런 물질적인 것보다는 마음이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더구나 그 사람은 패물이니 뭐니 하는 화려한 것에는 전혀 신경을 쓰는 성품이 아니니 이런 신경을 쓰시지 않아도 됩니다.“
승재는 미연이 준비를 해 가지고 온 봉투를 한사코 거절을 한다.
윤숙에게 마련해줄 정도의 돈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승재였다.
“아주버님!
아무리 간소하게 하시는 결혼이라 하더라도 아주버님께서 갖추실 것은 갖추어서 해 주시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합니다.
형식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셔도 형식이 때로는 필요하고 중요한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혼식만 하더라도 일종의 형식이지 않습니까?“
“...........................”
“많은 액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것을 보태어서 필요한 것을 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알겠습니다.
늘 이렇게 제수씨의 도움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언젠가는 반드시 저도 이 모든 것들을 갚을 수 있는 날이 오겠지요?“
”그럼요!
행복하시고 잘 사시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이제 집안에 형님이 들어오시고 나면 어머님께서도 마음을 놓으시고 편안하게 노후를 보내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승재는 미연의 마음을 받아드린다.
결혼 준비는 계획대로 진행이 되어간다.
윤숙 역시 큰 금액을 드리지 않고 준비를 해 나간다.
자신이 사용하고 있던 침대를 조금은 고급스럽고 넓은 것으로 바꾸고 장롱을 새로 바꾸는 정도로 하고 모든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그대로 쓰기로 승재와 결정을 한다.
별로 많은 살림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윤숙은 계속 학교에 나갈 생각이었고 두 사람은 함께 교단에 설 계획이다.
윤숙은 화려한 패물을 구입하는 것을 질색한다.
평소에도 패물이라고 하면 일체의 신경도 쓰지 않는 윤숙으로서는 결혼을 했다고 필요이상으로 패물을 구입하는데 돈을 쓰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을 하고 있기에 일체의 패물을 사양한다.
지난 번 승재에게서 받은 커플링만으로 더 이상의 것은 전혀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하는 윤숙의 생각을 굳이 반대할 의사가 없는 승재였다.
시댁에 대한 간소한 예단 외에는 다른 것은 일체 사양하기로 한다.
시부모님과 시동생 부부의 옷 한 벌씩을 예단으로 한다.
그 이외에 다른 것은 일체를 사양한다.
그들은 학교의 강단을 빌려서 결혼식을 하기로 결정을 한다.
학교 측에서도 이미 그들의 결혼을 알고 있었기에 흔쾌하게 수락을 하고 주례사를 총장님께서 맡아주시기로 한다.
승원은 결혼식에 있을 피로연은 맡는다.
모든 학생들과 전 교수님들 그리고 그 자리를 참석해서 빛내주시는 많은 사람들의 음식을 맡아서 하기로 한다.
학생들은 이미 소문을 듣고 그날을 기대하면서 기다린다.
또한 솜씨 있는 많은 학생들은 강단을 꾸미느라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다.
예원은 큰아빠의 재혼소식을 듣고 잠시 귀국을 한다.
안 그래도 가족들이 그립고 고국이 그리워 향수병을 앓고 있던 예원이다.
예원의 실력은 나날이 향상이 되어 상당히 알려진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에 작품을 출품하기도 하는 예원이다.
그런 예원이 진한 향수병을 앓으면서 힘들어 하고 있을 때 큰아빠의 결혼소식이 알려진 것이다.
미연은 기회를 삼아 예원을 잠시 귀국시킨다.
예원은 귀국을 하면서 신부의 드레스를 제작하겠다고 나선다.
세상에 하나뿐인 멋지고 우아한 웨딩드레스를 제작해서 큰엄마가 되시는 장윤숙교수님께 선물을 하겠다는 생각이었다.
장윤숙 역시 흔쾌하게 받아드린다.
예원은 귀국을 하지 마자 웨딩드레스 착수에 들어간다.
이미 디자인은 어떤 것으로 할지 두어 가지를 만들어 와서 윤숙과 상의를 하고 윤숙의 몸매와 맞추어 본다.
“우리 예원이에게 웨딩드레스를 맡겨도 되겠소?”
“왜요?예원이 조카가 만들어주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을 하면 얼마나 멋지고 근사할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울렁거려요.”
“만일 당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지?”
“승재씨!
그것이 무슨 상관이 있어요?
설사 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아도 세상에서 하나뿐인 드레스이고 나를 생각해서 만들어지는 드레스입니다.
환상만으로도 얼마나 멋지고 근사하겠어요?
아마 세상에서 나처럼 행복한 신부는 없을 것입니다.“
승재는 행복해 하는 윤숙을 바라보며 함께 행복이 전해져 온다.
예원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일을 한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멋지고 우아한 웨딩드레스를 만들어 큰어머니께 입혀드리겠다는 생각을 하며 힘이 드는 줄도 모른다.
생각보다 몸매가 늘씬하고 아름다운 큰어머니였다.
화려하지 않게 그러나 품위 있고 우아한 드레스를 만들 생각이다.
다시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시는 큰아빠를 위해서라도 멋지고 아름다운 드레스를 제작하는 예원이다.
미연은 그런 딸의 모습이 대견스럽고 기특하다.
참으로 멋진 딸의 모습이었다.
“여보!
우리 예원이 정말 내가 낳은 딸이 맞나?“
”그건 무슨 소리야?“
”아무리 생각을 해도 내가 저렇게 멋지고 근사한 딸을 낳았나 싶게 우리 예원이의 모습이 너무 대단해!“
“우리가 예원이 때문에 결혼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지도 않았던 임신으로 어린 나이에 아무것도 모르고 세상 무섭고 겁나는 것도 생각하지도 않고 결혼부터 했으니 말이야!“
“정말 그랬지.
그때 우린 정말 앞날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결혼식만 올리고 나면 자연히 아기를 낳을 수 있고 그렇게 살아가지는 것인 줄 알았지.“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무모한 일이었고 기가 막히는 일이었지.
무슨 배짱이었는지 참으로 무서운 것이 없었던 젊은 한때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
미연과 승원을 서로 바라보면서 큰 소리를 내며 웃는다.
그러나 미연의 마음속에서도 예원이 제대로 드레스를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
아직은 공부를 하는 학생이고 자신만의 패션쇼를 가져보지 못한 예원이다.
다른 사람의 패션쇼에 많은 작품을 출품해서 좋은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아직 자신만의 패션쇼를 가져보지 못한 것이 미연의 마음에 걸린다.
이제 조금만 여유가 생기면 우선 무엇보다 먼저 예원의 패션쇼를 열어줄 계획이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었다.
또한 아직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딸이라고만 생각을 하고 있는 미연은 생각보다 아름답지 않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주위의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예원은 혼신의 힘을 기울여 웨딩드레스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결혼식을 일주일 남기 드레스가 완성이 된다.
장윤숙은 예원의 연락을 받고 시댁으로 간다.
예원은 집에서 혼자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큰어머니!
어서 오세요.“
예원의 환하고 밝은 표정을 보며 장윤숙은 드레스의 완성을 기대한다.
“완성이 되었니?”
“그럼요!
이제 입어보시고 어떠신지 봐야겠지요?“
방으로 들어선 장윤숙은 이미 완성이 되어 걸려있는 드레스를 보며 크게 떠진 눈을 움직일 줄을 모른다.
“정말 이것이 네가 만들었니?”
“네! 어떠세요?
마음에 드세요?“
”보기만 해도 너무 아름다워서 가슴이 터질 것 같다.“
“그러지 마시고 어서 입어보세요.”
예원은 장윤숙에게 드레스를 입혀본다.
이미 전신 거울을 준비해 둔 예원이다.
드레스가 입혀지고 거울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장윤숙은 흥분된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는다.
생각보다 너무나 멋지고 우아한 자신의 자태였다.
아니, 드레스의 멋진 아름다움이 자신을 한층 돋보이게 하는 것만 같다.
유방희는 차를 준비해서 가지고 들어오다 눈이 휘둥그레진다.
너무나 멋진 드레스를 입은 신부의 모습에 놀라고 너무 아름답고 우아한 드레스를 보고 놀란다.
“이 드레스를 우리 예원이가 만들었다는 말이냐?
예원이가 밤을 새우면서 일을 하는 것을 보면서도 정말 믿기지 않는다.“
”어머님!
정말 너무 마음에 드는 드레스입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우아한 드레스를 저를 위해서 예원이 조카가 만들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습니다.“
“그래!
나도 내 눈으로 본 것이다마는 이렇게 아름다운 드레스가 될 것이라고는 상상을 하지 못했다.
우리 예원이 정말 훌륭하구나!“
“큰어머니가 마음에 들어 하시니 저도 너무 행복합니다.”
“예원이 조카!
너무 고맙고 이 마음을 어떻게 표현을 하면 될지 모르겠다.“
윤숙은 예원을 꼭 끌어안는다.
예원이 역시 그렇게 좋아하는 윤숙을 보면서 그동안의 피로를 잊는다.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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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슴이훈훈합니다^^~~
너무잘됐습니다.
잊제는 집안이 제대로 돌아갈것 같으네요.
고맙게 잘보고 있어요~~~
좋아요
예원이의 첫번째패션쑈가 아주 거창하고 화려하게 진행 되는군요싸 ,항상 감사,독므
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