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 11~13갈래로 갈라져… 주로 울릉도에서만 자란대요
섬단풍나무
흔히 가을 하면 단풍(丹楓)을 떠올리곤 합니다. 단풍은 날씨의 변화로 녹색이었던 식물의 잎이 빨간색·노란색·갈색 등으로 변하는 현상인데요. 단풍이 드는 대표적인 식물로는 단풍나무(maple) 무리가 있겠지요. 단풍나무 무리는 주로 아시아·유럽·북미 또는 북아프리카 등 온대 지방에 터를 잡고 살아왔는데, 대부분 잎이 손바닥을 펼친 모양으로 여러 갈래 갈라지는 것이 특징이지요.
지금까지 발견된 단풍나무는 총 132종인데요. 대부분 동남아시아나 동북아시아에서 자라요. 단풍나무 무리는 겨울이나 건기에 잎을 떨어뜨리는 낙엽성이 많지만, 일년 내내 잎이 푸른 상록성도 딱 한 종(Acer laurinum) 있지요. 나무 높이가 거의 40m까지 자라는 이 나무는 중국·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따뜻한 남쪽 나라에서 자란답니다.
우리나라는 땅 크기에 비해 꽤 다양한 단풍나무 무리가 자라는 곳이에요. 신나무, 당단풍나무, 고로쇠나무, 부게꽃나무, 시닥나무, 산겨릅나무 등이 대표적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원예나 조경의 목적으로 중국단풍이나 은단풍 등 수많은 단풍나무 종류를 해외에서 들여와 전국에서 널리 키우고 있기도 해요.
그중 섬단풍나무는 다른 단풍나무 종류와 달리 우리나라의 울릉도에서만 주로 찾아볼 수 있는 매우 귀한 단풍나무입니다. 잎은 보통 11~13갈래로 갈라지며 가지런한 모양을 하고 있는데, 한국 단풍 중 가장 많이 잎이 갈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잎 뒷면의 맥에는 잔털이 많이 나 있고, 잎의 가장자리에는 붉은빛이 돌아요.
섬단풍나무의 본고장인 울릉도에서는 여기저기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다 자랐을 때의 나무 높이가 10m 정도로 그리 높지 않은 탓에 다른 나무들에 가려 햇빛을 잘 받지 못하기도 해요. 국제단체인 국제단풍나무보전컨소시움에서는 천리포수목원에 의뢰해 섬단풍나무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도록 하기도 했는데요. 울릉도에서만 거의 유일하게 자라는 섬단풍나무를 보전하기 위해서지요. 이는 울릉도에서 자생하는 섬단풍나무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