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분치성 태을도인 도훈
"오직 정심·정도·정행의 성경신"
2018. 9. 23 (음 8. 14)
태을도인 새달입니다. 내일 추석이지요. 다들 잘 내려가셨는지, 또 명절 준비는 잘하고 계신지요.
그 덥던 여름이, 폭우의 피해는 컸지만 몇 번의 폭우로 거짓말같이 아침저녁 선선한 가을로 바뀌었습니다. 매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계절의 수레바퀴는 어김없이 돌아가는구나.' 하는 자연의 엄정함을 다시금 실감하게 됩니다.
어제 추석장을 봐왔는데, 오늘 아침 갈비찜에 갈아넣으려고 배 한 개를 꺼내 껍질을 깎다보니 배가 너무 크고 이쁘고 탐스러운 거예요. 기록적인 올 여름 폭염에 과일들이 나무에서 익어버려 못쓰게 됐다고 하기도 하고, 또 뒤늦게 내린 폭우로 익어가던 과일이 녹아내리고 떨어지고 해서 과일농사를 망친 곳이 많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배가 때깔 곱게 잘 크고 잘 익었는지, 이 정도로 키우기 위해 얼마나 과일농사 짓는 농부가 마음을 썼을지 정성을 쏟았을지, 그 마음과 손길이 눈에 선했습니다.
어제 막내딸이 명절도 쇨 겸 추석준비도 도와줄 겸 집에 왔는데, 뒤늦게 음악수업을 하고 있는 애라서 집에 와서도 피아노 앞에 잡다하게 쌓인 짐들을 다 옮기고서는 피아노를 치더라고요. 손가락연습 한다고 말이지요. 그래서 제가 "피아노 연습은 잘 되어가니?" 하고 물었더니, "피아노는 워낙 정직해서 연습하는 만큼 나와요." 하고 대답하더라고요.
제가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가르칠 때에도 보면 수업준비를 얼마만큼 했는지, 수업시간 아이들의 집중도로 그대로 드러납니다. 나름 수업준비를 열심히 한 것 같은 데도 아이들이 집중하지 않는다, 그럼 뭔가 수업준비에 허술한 부분이 있었다는 뜻이지요. 우리 막내딸내미의 예사로운 대답이 예사롭지 않은 파도로 제 가슴 한 켠을 쳤습니다.
예전에는 명절에 과일을 사면서 그저 '아이고, 물건이 참 풍부하구나. 대목이라 그런지 과일값도 부르는 게 값이네. 어떤 걸 사야 되나. 어떤 게 더 좋게 생겼나.' 이렇게 눈에 보이는 풍경만 제 머릿속에 가득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과일이 비싼 건 여전했지만 지난 여름 그 폭염과 폭우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탐스러운 과일들이 과일가게마다 가득가득 쌓여있는 게 오히려 신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과일들을 세밀히 눈여겨보며, 그동안 농부들이 얼마나 애가 탔을까, 얼마나 정성스럽게 이 과일들을 돌봤을까, 예전에 다르게 느껴졌던 이번 추석이었습니다.
'춘무인(春無仁)이면 추무의(秋無義)'라는 상제님 말씀이 있습니다. 대순전경 318쪽에 있는 말씀인데요, 한번 읽어보겠습니다.
@ 춘무인(春無仁)이면 추무의(秋無義)라. 농가에서 추수한 뒤에 곡식종자를 가려두는 것은 오직 토지를 믿는 연고니, 이것이 곧 신로(信路)니라. (대순전경 p318)
가을 추수 뒤에 제일 좋은 곡식종자를 가려서 갊어두고 농가에서 추운 겨울이나 춘궁기에 아무리 먹을 것이 없어도 그 종자를 먹지 않고 두는 것은, 그 다음해 봄에 가려둔 종자를 땅에 뿌려서 더 많은 곡식을 가을에 추수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는 더 많은 소출을 내게 해주는 땅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추석 전날 배 껍질을 깎으면서 드는 생각이, '나는 이 농부만큼의 성경신을 다하고 있나.' 또 막내딸 얘기처럼 '매번 수업때마다 나는 성경신을 다하는 교사인가.' 또 '평소에 부모를 대하거나 자식을 대할 때에도 뒤늦은 후회를 참 많이하는 나는 성경신을 다하는 자식이나 부모인가.' 사실은 참 많이 부족해서 늘 미안해하고 있습니다.
요즘 세운판을 보면 나름 적화통일을 위해 전력투구를 다하고 있는 좌파들의 활동을 봅니다. 그들도 어떻게 보면 나름 성경신을 다한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전력투구를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 좌파들의 선전선동과 활동들을 보면서 우리가 성경신을 다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성경신을 다한다는 표현을 쓰지 않는 까닭은, 그 과정이 정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정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정직하지 못한, 정당하지 못한 사술로써 여론을 조작하고, 국민을 호도하고, 국제사회를 속이고, 하늘을 속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좌파들 스스로는 자신의 신념에 충실하다, 전력투구한다, 생각하고 믿겠지만,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는 공산주의 전술전략 자체가 상극의 생각입니다. 폭력투쟁으로써 권력을 쟁취해야 한다는 프롤레타리아혁명 이념 자체가 선천 상극의 전형인 것입니다.
그들이 선전하는 노동자 천국은 증산상제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시고 또 우리가 건설하려고 하는 후천선경과는 전혀 다릅니다. 하나는 상극이고, 하나는 상생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증산상제님 말씀입니다.
@ 파리 죽은 귀신이라도 원망이 붙으면 천지공사가 아니니라. (대순전경 p327)
증산상제님은 후천 설계도인 천지공사를 보시면서도 상극의 원망이 붙을까봐 극도로 경계하셨습니다. 상극의 요소가 조금이라도 개입되면 온전한 상생세상을 설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성사재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오직 상생으로 건설하는 후천입니다. 그래서 후천을 건설하는 천하사를 제생의세의 도·대인지도, 그래서 의통성업이라 부릅니다. 성스러운 사업이라는 거지요.
지금의 좌파 정권은 말 그대로 선천 마지막 해원입니다. 각기 하고 싶은 대로 해야 원망이 남지 않기 때문에, 가슴에 맺힌 원한을 풀어내지 않으면 역도(逆度)에 걸려 온전한 후천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하늘이 마지막 해원을 허용한 겁니다. 그러면서 하늘은 그 마지막 해원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면밀히 주시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상생의 무극대도는, 진정한 진리는, 중심을 잡고 지천하지세자(知天下之勢者)로서 올바른 방향을 세상사람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지만 상생이고, 그래야지만 무극대도인 것입니다.
후천은 좌파가 만드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낫'과 '망치'로 상징되는 투쟁과 폭력으로 만드는 후천이 아님을 증산신앙인들은 진짜 명심해야 합니다. 간혹 좌파 성향을 보이는 증산신앙인들이 있는데, 번지수를 한참 잘못 짚은 것입니다. 증산상제님의 뜻을 잘못 해석한 것입니다. 후천은 절대로 투쟁과 폭력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서도 안되는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무극 태을의 중심에 선 태을도인들이 정심(正心)·정도(正道)·정행(正行)으로 세운과 교운의 중심을 잡아나가게 됩니다. 또한 시간이 걸리더라도 세상사람들이 정심·정도·정행의 태을도인들을 자연히 본받아 따르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후천인 것입니다.
상생으로 이루어진 천지공사요, 상생으로 이루어진 신정공사였기에, 성사재인(成事在人) 역시 상생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증산상제님도 상생의 정신으로, 고수부님도 상생의 정신으로 천지공사와 신정공사를 보셨습니다. 단주수명자도 상생의 정신과 실천으로 태을도(太乙道) 천지공정(天地公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한 사람이라도 더 마음을 잘 닦아 상생의 후천인간이 되도록, 또 태을주를 부지런히 읽어 상생의 태을인간이 되도록, 바라고 또 바랍니다. 가족과 함께 단란하고 풍성한 한가위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이상 추분치성 태을도인 도훈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추석 전날 도훈한 것을, 공연히 명절전후 바쁘다는 핑계로 추석 연휴 마지막날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근본을 알 수 있으면 본질을 볼 수 있고 본질을 볼 수 있으면 대세를 알 수 있습니다. '기본이난이말치자비의, '지천하지세자 유천하지생기 암천하지세사 유천하지사기'입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근본을 세워 가정과 국가를 안정시켜 평천하를 도모하는 태을도 태을도인의 길에 들어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