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이었다.
얼쑤님이 가는 방향이 같아 차에 함께 탔다.
동화마을이라는 작은 마을을 지날 때 얼쑤님이 동화마을의 뜻을 말해 주었다.
화북의 동쪽,혹은 동쪽 화북이어서 동화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했다.
그러고보니 화북동의 동쪽이 맞다.
나는 처음 동화마을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십여년전 아파트와 함께 개발된 마을이니 여러군데서 모여 함께 동화되어 살아보자는 뜻으로 알았다.
그런데 이야기를 듣던 사님이가 또 다른 이야기를 한다.
자기는 동화라는 말이 어린이 이야기인 동화로 알았다는 것이다.
결국 같은 낱말 "동화"를 두고 세사람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기 전에는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지 알 지도 못한 채 말이다.
언어라는 것이 이렇다.
말을 할 때에는 어떤 단어의 의미가 나와 상대 사이에서 공유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내가 말하는 뜻과 상대가 알아듣는 뜻이 다른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소문도 세 사람만 건너면 전혀 다른 뜻이 된다고 하지 않는가.
결국 언어도 자기가 아는 범위를 넘어설 수 없다.
사님이는 동화의 의미가 어린이 이야기인 줄 알았다고 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이런 일들이 얼마나 많겠는가.
나는 아이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쉴 새 없이 하는데 실제 아이는 자기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이해한다.
그리고는 내 말과 반대되는 상황이 벌어졌을 때,
'아빠가 저번에 이야기한 것 기억 안 나?' 내지는 ''아빠가 그렇게 하지 말랬지!' 등등으로 이야기하면 얼마나 황당할까.
자기는 그런 의미로 알아들은 것이 아닌데 말이다.
아빠는 화가 나 있으니 대꾸도 잘 못할텐데...
시간, 장소등 상황에는 상관없이 언제나 심리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급할수록 돌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나 아이들에게 "왜 그렇게 했니?"라고 다정하게 물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현재 그런 사람이 아니다.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
첫댓글 시간, 장소등 상황에는 상관없이 언제나 심리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
저도요~~ ^^
그래도 부족한 나도 사랑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