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전북 목회자 정의평화 실천협회회 회장을 맡아서 활동을 하던 때 일이다.
4.19의거의 핵심적인 김주열 열사의 묘에 모인 목협회원들은 엄숙한 마음으로 참배했다. 나는 기장측 목사들이 이러한 행동을 기뻐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왜냐면? 예장 풍토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은근히 비방하고 우상숭배하는 사람들로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 날도 김주열 열사의 묘소 앞에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이 묘앞에서 묵념을 하는 것은 우상을 숭배하는 것은 아닐까? 정말 목사로써 이러한 일을 해도 좋은가?
그때 불현듯 밝은 깨달음이 왔다. 즉"교인들이나 목사들이 죽은 이를 위해서 추모예배를 드리는 것은 옳은 일이고 자유와 정의, 평화를 위해서 숭고하게 자신의 목숨을 빼앗긴 김주열 열사를 위한 기림과 추모는 죄란 말인가? " 그렇다.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사고에 전환점을 주는 기회가 되었다. 즉 '사회나 개인적으로 평범한 사람들도 추모하면서 이런 상징적인 사람을 추모치 않는 것은 모순이다"는 것이었다.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추모할 수 있었다.
5.18광주 묘에 온 교우들이 참여했다.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다. 이 정신이 길이 길이 남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독재권력에 짓눌려 사는 것보다 민주사회에서 자유와 평화를 노래하며 살게하는 것이 큰 사랑임을 나타내는 것이 주님을 닮은 사람이 마땅히 할 일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