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쇠타령
내게도 열쇠가 꾸러미로 있다
포도마냥 주렁주렁 매달린 열쇠
신주보다 소중히 달고 다닌다
싸구려 로얄 차 열쇠에서부터
대문, 현관, 방, 장 열쇠에다
사무실 방문, 캐비닛, 서랍 열쇠
대문 열고 현관 열고 방 열어 봐야
단양(丹陽) 수석 둬 점에 옥천(沃川) 매화 한 놈
값나갈 물건들은 아무것도 없지만
캐비닛, 서랍 속 다 훑어봐도
원고지에 볼펜 자루 청심환 하나
도둑 와서 탐낼 건 하나도 없지만
나도 남들처럼 채웠다 열었다
무엇이나 가진 듯이 짤랑거리며
이 몸뚱이 몇 군데 얽어 놓고 다닌다.
첫댓글 지금까지 살아온, 그리고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네의 삶들이 주마등 처럼 지나갑니다.
열쇠가 몇개씩 있어야 의사 사위를 모신다거나 . . 그런 얘길 들은적이 있습니다 주렁주렁 훈장 처럼 단 열쇠 장수 , ,영원히 팔리지 않을 열쇠를 달고 다니는 , ,
선생님의 시에는 그냥 이야기가 들어 있어서 신기한 체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시에 빠져서 헤메다 이만 갑니다요 동산님의 사진이 이국적이고
아름답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