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사목 모토는 요한복음 21장 16절의 말씀입니다.
‘너, 나를 사랑하느냐?’는 예수님께서 베드로에게 세 번씩이나 물으셨던 질문이었습니다.
처음 사목 모토를 정할 때에는 베드로의 대답인 ‘예,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알고 계십니다’라는 구절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신학교에서 마지막 학기를 보내면서 묵상을 하던 중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갓 사제서품을 받은 새 사제가 ‘주님께서는 제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알고 계십니다’라고 대답을 한다면 굉장히 교만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평생을 걸쳐서 예수님의 질문에 ‘예,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삶으로써 고백해야 하기에, 베드로의 대답이 아닌 예수님의 질문 ‘너, 나를 사랑하느냐?’를 제 사목 모토로 정하게 됐습니다.
베드로에게 세 번이나 물으셨던 것처럼 앞으로도 예수님께서는 제게 당신을 사랑하느냐고 끊임없이 물으실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그때마다, 언제까지나 주님께 ‘예, 주님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말과 행동으로 고백하겠습니다.
서품식 날. 한 선배 신부님께서 제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42.195km의 마라톤에서 첫 발을 내디딘 것이다. 70세 즈음에 정년퇴직을 한다면, 이제 사제생활 41년 남았단다. 1년에 1km씩 달린다고 생각하며 끝없이 정진하길…”
그렇습니다. 주님, 결코 서두르지 않고 1년에 1km씩 천천히 달리겠습니다. 당신의 발자국을 따라가겠습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허락하신 제 생애의 마지막 날 당신께 고백하겠습니다.
“예, 주님! 당신은 알고 계십니다.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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