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올 해도 1/4이 지나갔습니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저녁밥 먹는 시간이 조금씩 늦어져 가게 됩니다.
봄비 치고는 너무 과하게 온 탓에...
막 해동이 된 여기저기가 탈이 나고 골짜기에 위치한 터전은 어쩔 수 없이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게 되더군요.
그래봤자 뭐...또 어찌어찌 하면 되것지요.ㅎㅎ
이번 봄은 이렇게 보냈습니다.
참 후딱후딱 시간이 갑니다. 겁 날 정도로 후딱후딱 가네요.ㅎㅎ
정월 무오일.
한아가리콩으로 만든 메주로 장 담고(12말)
농사지어 먹고 남은 모든 곡식 불려서
고추장 만들 조청과 술 담을 단술을 준비하지요
풀죽을 쑤어서 삯힌 후 걸러내면 1차로 달달한 감주가 됩니다.
사진처럼 잘 삯은 단물이 마술을 부려서 고추장도 되고, 조청도 되고, 술도 되고......
꼬박 이틀을 불조절 해가면서 졸였더니....
1년 먹을 조청하고도 꽤 여러 병이 나왔습니다.
병에 담아 냉장고에 두고 1년 먹고, 일부는 또 팔아 먹기도 하고...ㅎㅎ
묽은 조청을 만들어 두었다가 메줏가루, 칠성초, 수비초, 파주초, 앉은뱅이,화천....
온갖 토종고추 짬뽕으로 갈아서 고추장도 담았습니다.
대략 120여근의 고춧가루로 고추장 담았습니다.
3통을 섞어서 다 저어주고 나니...손에 물집이 잡히더군요. 힘들어 듁을 뻔....;;
단술 만들어 두었으니...고두밥 쪄서 본격적으로 술 담기
농사지어 맹글어 두었던 누룩 빻아서 비비고.....
누룩에 비빈 고두밥을 단술에 섞어 익기를 기다려 잘 걸렀더니...1차 밑술 완성
이틀 전에 다시 덧술을 비벼 넣었고, 오늘부터 잘 끓고 있는 중입니다.
한 열흘 후면 아주 맛난 술이 될 듯요. 다시 최소 6달은 숙성을 시켜야 제대로 된 술이 됩니다.
겨울에 추울 까봐 하우스에 옮겨 주었더니, 알자리 다툼을 어찌나 하는지...
포란하는 녀석들은 계속 하라하고 나머지 알들은 꺼내와서 부화기에 넣었습니다.
정확히 20일 지난 3월 29일부터 차례로 나오더니...
모두 서른 한 마리의 새 생명들이 찾아왔습니다.
어미가 품어서 나온 녀석들이 현재까지 16마리, 아직 품고 앉아 있는게 2마리...
올 해 집에 식구들이 많이 늘 듯합니다.
어제 큰 비 오기전에 감자를 모두 심었습니다.
탈이 없으면 10톤 정도는 나와야 될 양인데...
그저 하늘께 잘 여쭈어 보면서 할 도리만 열심히 다해 볼 밖에요.
현재 고추모종 상태 입니다.
2월 7일 침종하여, 9일에 파종했는데, 많은 분들 도움 받아서 옮겨심었고, 그럭저럭 잘 자라는 중입니다.
엽색이나 체장 모두 보통 정도는 되는 듯합니다.
대략 1만여 포기 정도를 쥐들이 작살냈고,
부랴부랴 다시 파종하여 옮겨 심은 고추는 이제 요만합니다.
그래도 들에 나갈 때 까지는 얼추 따라가지 않을까 합니다.
고추보다 10일 늦게 파종하여 이종한 가지는 이만큼 자랐습니다.
역시 아직까지는 큰 탈이 없어 보입니다.
열무도 곧 먹을만큼 자랄 듯한데...
기온이 올라가기 시작하니 톡톡이(좁은가슴 벌레)들이 먼저 시식을 하기 시작하는 군요.
진안찰토마토는 오늘 현재 요만합니다.
육묘기간을 대략 45~50일 정도 잡아주면 되기에 정식 시까지는 얼추 맞아들 듯합니다.
마늘입니다.
거름기가 좀 적었던지, 여리여리한 것이...영....
보약을 한 채 먹어야 할 듯합니다.
겨울에 물을 주지 못했더니...꽤 많이 죽고,
그래도 살아남은 녀석들은 그럭저럭 잘 자라고 있는 중이니...
꽤 많은 양이 나올 듯요.
봉화는 이제서야 청매화가 피기 시작합니다.
홍매는 아직 망울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고, 다른 곳에 비해 봄이 좀 늦는 편이긴 합니다.
개나리도 아직 만개 전이고,
진달래도 아직은 피지 않은 망울이 훨씬 더 많은 것을 봐서는 한물은 아닌 듯합니다.
그래도 산당귀(참당귀=토종)가 벌써 이만큼 잎을 내는 것을 보니 봄은 봄인가 봅니다.
국유림에 가서 훔쳐왔습니다.ㅎㅎ(도둑질)
껍질을 벗겨서 소금에 살짝 절여 두었다가 고추장지를 담아두면,
아주 요긴하고 훌륭한 찬거리가 되지요.
또 하나의 도둑질,
고추밭 정리하러 갔다가 밭둑에서 대물 칡 발견
사진상으로는 저래 보여도 제 장딴지 보담도 우람했습니다(제 장단지가 좀 부실하기는 합니다만)
밭정리는 뒷전이고, 그때부터 칡 캐기에 매달려 결국 해냈습니다.ㅎㅎ
모두 바쁘고 정신없는 철이 되었지요?
그래도 마음만은 좀 여유있게, 즐거실 수 있기를 빕니다.
첫댓글 님의 土農 日常을 적극 응원합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슬렁슬렁 하시길요.
불유구님의 농장은 세월 거슬리는 일없이 무탈히 가는군요.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은 꽤나 많이 부러워할듯 합니다ㅎ^^
세월을...시간을 거스를 일이야 크게 없지만.
너무 정신없이 지나가니...약간 어이없을 때도 있습니다.ㅎㅎ
몸이 녹아나는 힘든 일상을 밖에서 보는 이는 아름다운 수채화 감상입니다요. 멋진 농부의 삶입니다.
그런가요?하하.ㅎㅎ
수채화는 잘 모르겠지만....그럭저럭 즐기려 노력 중입니다.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4.20 02:46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4.21 00:52
감사합니다.
복 된 나날들 되시길요...
삼양주 묵고 잡습니다.
딱 한번 삼양주를 해 본 적이 있는데...
단맛이 너무 강해서 제 입에는 영...ㅎㅎ
물론 제가 솜씨가 없어서 그러하지만요.
한 3년 묵은 술은 있기는 합니다.
@불유구(不踰矩) 가장 혁신적고 가장 빠른것을
쳐주는 세상이지만
가장 느리고 가장 오래된것을
쳐주는게 술이라지요...
60 년된 술이 몇억씩 하는걸 보면...
우리나라를 비롯 선진국 주식 시장에선
반도체나 자동차가 시총 1위를 달리지만
중국은 주류회사가 시총 1위라네요...
그회사 술을 가진 어떤 회사는 그 술을 담보로 은행에서 몇백억씩 대출도 받았다는군요...
@사산초로 술을 담보로 대출이라...ㅎㅎ
어설픈 맑은 술이나 내린 소주로는 안해주것지요?ㅎㅎ
@불유구(不踰矩) 40도이상?^^~
@사산초로 도수는 잘 모르겠고 대략 연태고량 비슷한 맛이긴 했습니다.ㅎㅎ
@불유구(不踰矩) 잘흐믄 해줄듯..
낼 동트면 은행으로...
@사산초로 안그래도 빚이 많아서...인자는 고마받아야 합니다.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ㅎㅎ
시골의 정취를 마음껏 즐겼습니다.
아파트 살고있으니 고추장 된장이 제대로 맛을 못내서
이제는 된장 담그는것은 포기하고
고추장 맛은 제대로 안나지만 매운맛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고추장 담고 있습니다.
사 먹는 것이 영 그래서 솜씨는 없지만 그래도 여때 담가먹고 살았는데요.
고추장이 더 힘들던데요.ㅎㅎ
그래도 도시주택인 아파트에서 장을 직접 만드신다는게 여간한 정성으로는 쉽지 않은 일인데..
님의 솜씨를 응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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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구레하게 남은 곡식들이 또 저렇게 활용되는군요.
여기도 오늘 남은 고추씨를 마저 파종했습니다.
감자는 깊이 심었는데도 벌써 싹들이 보입니다.
유별나게 따듯한 날씨탓인듯 한데, 늦서리가 또 걱정입니다.
여차하면 이불이라도 덮어줄까 합니다.
저기 고추는 모종만 보아도 어마무시합니다.
배나무 삽수를 보내드린다는 것이...
차로 10분 거리를 여태 못가고 있습니다..ㅜ.ㅜ
급작스레 기온이 오르고 봄이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내달리기는 하지만...
그래도 또 모를 일이니 절기를 살피려 합니다.
고추가 올 해는 꽤 속을 섞이네요.ㅎㅎ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1.04.21 00:52
저는 찹쌀과 멥쌀로만 감주도 담고 조청을 했는데
여러 가지 잡곡을 사용해도 되는군요.
수수엿은 들어봤는데 율무랑 차조랑 옥수수까지
다양하게 넣으면 훨씬 맛이 좋을 것 같아요^^
남은게 있어서 짬뽕으로..ㅎㅎ
강냉이엿...강냉이 술...예전에는 많이 만들어 먹던 것들이지요.
맛이야 뭐..딱 조청맛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