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무라카미 류
역자: 양억관 해설: 장정일
판형: 신국판 변형(140*205)
쪽수: 각 336∼216쪽
전권 값: 52,200원
낱권: 각 12,800원(공생충은 13,800원)
ISBN: 978-89-93690-15-6(set)
사회 문제에 가장 첨예한 작가, 무라카미 류를 재발견한다!
무라카미 류(村上 龍, 1952년 2월 19일~ )는 일본의 소설가이자 영화감독이다. 본명은 무라카미 류노스케村上 龍之助다. 그는 1952년 일본 나가사키 현에서 태어나 무사시노 예술대학을 중퇴했다. 1976년 <군조> 6월호에 미군 기지촌 주변에 사는 광란에 빠진 젊은이들의 일상을 그린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를 발표해, 그해 <군조> 신인상과 제75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소설가로 데뷔했다. 1981년 《코인 로커 베이비스》로 노마문예 신인상을, 1998년 《인 더 미소 수프》로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했다. 무라카미 류는 겉으로 보기에 풍요롭고 평화로워 보이는 일본 사회의 부조리와 실상을 통렬하게 지적해 왔으며, 그 방편으로 방향감각을 상실한 젊은이들의 일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리고 《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나 《최후의 가족》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일본의 재생’이라는 주제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았다.
군조 신인 문학상(1976년), 아쿠타가와상(1976년), 노마 문예 신인상(1980년), 히라바 야시타이코 문학상(1996년), 요미우리 문학상(1998년), 다니자키 준이치로상(2000년), 마이니치 출판 문화상(2005년), 노마 문예상(2005년), 마이니치 예술상(2011년) 등 화려한 수상경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무라카미 류는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그 소재만을 문제 삼아, 다소 ‘선정적인’ 작품이라는 이유로 그의 작품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개성과 스타일도 확연히 다르다. 그런데도 무라카미 양씨는 똑같이 ‘나한테 나라는 게 없다, 나는 인형이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딘지도, 그리고 가야할 곳도 없다’고 말한다. 40여 년 전의 무라카미가 40여 년 후의 무라카미가 같다면(이건 류와 하루키의 이름이 같다는 데서 착안한 말장난이기도 하고, 그 이상이기도 하다!)……”(<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212쪽)이라는 소설가 장정일의 해설을 읽어 보면, 무라카미 류의 작품 세계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다고 봐야 한다.
사실, 무라카미 류는 여러 사회적 이슈들에 대해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작가로 유명하다. 교육 문제에서부터 제도에 관한 문제, 히키코모리 등 사회적 부적응자에 대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유려한 필체와 방대한 자료조사를 통해 여러 문제들을 비판적으로 고발하고, 때로는 소설 내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일례로, <최후의 가족>에서 나오는 ‘1인 가족’의 탄생이라든가, 중학생이 새로운 공동체(놀랍게도 지금 우리나라에서도 실험적 대안으로 제시되는 ‘지역화폐’, ‘대안학교’, ‘공유경제’ 등의 개념이 등장한다!)를 형성하는 <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 같은 작품은 10여 년이 지난 지금의 시점에서 읽어도 굉장히 새롭게 느껴진다. 그만큼 시대를 앞선 이야기들을 꾸준히 만들어가는 작가가 바로 무라카미 류다.
순간의 감성을 통한 소설 읽기도 좋지만, 꾸준히 자신의 작품 세계를 넓혀 가는 천재적 작가의 소설을 음미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이제는, 선별된 <무라카미 류 셀렉션>을 ‘소재’ 중심으로 하나 하나 접근해보자. 이는 출판사에서 임의로 작품 주제나 소재 중 한 가지만 추려낸 것임을 밝혀둔다.
인간 상실과 ‘나’라는 정체성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출간 당시,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문화적으로는 미국의 대중문화에 중독되어 휘청거리는 일본 사회에 경각심과 충격을 안겨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자본주의 사회의 풍요로움 이면에 움튼 인간 소외와 인간성 박탈을 적나라하게 일깨운다. 또한 이 작품은 작가 무라카미 류의 출발점인 동시에 이미 그의 작품 세계의 모티브를 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의 종말
공생충
《공생충》에서 류는 새로운 커뮤니티 세상을 열어준 인터넷과, 사회로부터 스스로 고립을 선택한 히키고모리를 기묘하게 결합시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 속에서 독자들은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현대 사회로부터 스스로 이탈당해 은둔의 삶을 이어가는 한 젊은 영혼이 어떻게 파괴되는지 목격할 것이다.
현대 사회의 병적 모순
타나토스
《타나토스》에서는 무라카미 류는 병든 현대 사회에서 방황하고 욕망하고 절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원색적이고 도발적인 글쓰기 스타일로 유감없이 보여준다. 또한 에로스를 추구하며 타나토스로 치닫는, 생명과 죽음에의 본능을 동시에 드러내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묘사한다.
가족제도
최후의 가족
《최후의 가족》은 가부장제의 해체와 핵가족화 현상, 가장 가까운 사람들 사이의 소통의 부재로 인한 소외 등에 대해 한 가족, 네 명의 구성원들을 통해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네 사람은 각각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떠나 자기의 길을 개척해 나가지만, 이것은 역설적으로 새로운 가족의 탄생을 알리는 전조이기도 하다.
옮긴이 양억관
전문번역가. 경희문학상을 수상했다. 무라카미 류 최적의 번역가로 평가받고 있다. 무라카미 류의 《공생충》 《타나토스》 《최후의 가족》 《희망의 나라로 엑소더스》 《코인로커 베이비스》 《69》 등을 번역했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색채가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마쓰모토 세이초의 《제로의 초점》,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 등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수작들을 번역했다. 또한 《게르마늄 라디오》 《베드타임 아이스》 《120%쿨》 《탐정 갈릴레오》 《한밤중의 행진》 《중력 삐에로》 《러시라이프》 《나는 공부를 못해》 《스텝 파더 스텝》 《공자》 《장량》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등을 번역했다.
해설 장정일
장정일은 1962년 경북 달성에서 출생했다. 1984년 무크지 《언어의 세계》에 처음 시를 발표한 이래 여러 장르를 넘나드는 글쓰기를 해왔다. 대표작으로 《햄버거에 대한 명상》 《길안에서의 택시잡기》(이상 시집), 《아담이 눈뜰 때》 《중국에서 온 편지》 《구월의 이틀》(이상 소설), 《긴 여행》 《고르비 전당포》(이상 희곡집)가 있다. 이 외에 《장정일 삼국지》 전 10권, 에세이 《공부》, 그리고 현재 여덟 권째 나온 《장정일의 독서일기》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