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심교, 항일 이념으로 내세우다(7)

이 문건에서 우리는 일심교, 일심회가 전국적인 독립운동의 조직체로 확대되었을 가능성에 지목해 보아야 한다. 다음으로는 일심회의 조직체가 직제화되었다는 점이다. 백초월이 그 조직체의 최고 책이자인 최승, 조선국주로 불렸다는 점이 그것을 예증한다. 위의 일제 측 2건의 자료에 나타난, 비밀 결사의 성격이 강한 일심교, 일심회 관련 내용을 시간 순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918: 용화사(청주)에서 화엄경을 열람할 때에 통만법명일심, 군교휘집         등의 자구에서 '일심'을 독립운동에 활용할 수 있음을 착안 ●1921: 일심교의 창설(개인적 차원으로 추정)           일심교리에 의한 독립운동을 모색 ●1926: 진관사 포교당(마포)에 일심교 사무소를 설치           일심교 확대, 강화, 일심회의 조직체로 유도 ●1930: 일심교, 교리체계 및 조직체계 정비           3대주의(강령)로 일심만능, 군교통일, 세계평화를 표방           교주, 국주로 최승을 표방하고 초월이 취임 ●1934: 석탄사(정읍)에서 핵심 동지 5인이 회합           일심회 차원의 독립운동의 진로모색   그러면 여기에서 일심교, 일심회가 전국적인 항일 조직 및 비밀 결사체로서 파급되었음을 암시하는 증언을 찾아보자. 우리는 그 증언들을 토대로, 백초월의 항일 활동이 백초월 한 개인이 아닌 적국적인 조직망을 통해 전개되었다는 사실을 찾아내야 한다. 초월이 일심회 차원에서 독립운동의 방법과 진로를 모색했던 석탄사는 전북 정읍의 오지, 사자산에 위치한 사찰이다. 지금도 그곳을 찾아가려면 깎아지른 산비탈을 아슬아슬하게 가야만 한다. 장군봉이라고 불리는 정상에 위치한 석탄사에 서면 변산반도와 서해 바다가 보인다. 이런 오지의 암자에서 초월은 동지들과 함께 독립을 갈구했던 것이다. 이제 일심회가 전국적인 조직망을 갖추고 걸어 나간 행보와 거기에 서린 이야기를 찾아내고, 따뜻한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래서 민족의 독립을 갈구하던 이 땅의 민초들의 희망, 슬픔, 원력을 기억해 내야한다. 그들을 역사의 이면에서 찾아내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