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마을기록가 선생님들과 함께 발행한 '강북구 마을공동체 사례집 사람-마을을 품다'에 수록된 인터뷰자료입니다.
앞으로 매일 1~2편씩 인터뷰내용을 연재하려고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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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살리고
우리의 삶을 살리는
풀빛살림
수유동
삼양로 79길 19-3에 위치한 풀빛살림은
2016년에 설립된 녹색마을사람들이 운영하는 마을 공간입니다.
본인 소개와 모임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녹색마을 사람들' 전 이사장입니다. '녹색마을 사람들'은 22년 된 풀뿌리 시민단체로 20여 년 전에 주민 5명이 모여서 만들어진 단체예요.
마을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요?
2004년 서울로 이사 와서 활동을 시작하려고 할 때 강북구에서 풀빛살림터를 준비하는 곳이 있다고 도와주면 어떻겠냐는 제안이 들어와서, 천안에서 마을활동 경험도 있고 하니 해보겠다고 하면서 2004년 4월에 녹색가게에 합류하면서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강북구 마을공동체가 들어오면서 지역의 마을공동체를 알리는 강사로서 주민들과 주민센터 공무원들에게 강의도 했고 번동에서 공동체 활동을 하겠다고 하시는 분들의 길잡이 역할도 해주면서 본격적으로 마을공동체 활동을 접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모임에서 어떤 활동들을 진행하셨는지요?
엄마들이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옥탑방을 마련해서 숙제방을 운영했고, 그때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장바구니 사용운동도 하고 버려진 폐품을 손질해서 장터에 팔면서 숙제방 기금도 마련하고, 일정한 장소가 필요해서 녹색가게도 만들어 운영하고 수유동 주민자치위원회에 인계하면서 녹색가게가 상도 받았습니다.
새롭게 수유2동 주민센터에 공부방도 운영하고, 아이들에게 많은 책을 읽히고 싶어서 많은 책을 후원받아 2002년 작은도서관을 오픈했어요.
우리가 주도해서 “풀빛살림터” 라는 환경되살림터를 마련하면서 헌옷 리폼도하고 폐가로수로 생태미술품인 목걸이, 핸드폰고리 등등 여러가지를 만들었지요.
또 재봉틀을 배운 분들의 욕구가 나타나면서 “목화송이” 이름으로 면생리대를 만들어 한 살림에 납품하면서 자활에서 인력지원도 해주고 사회적 경제, 사회적기업, 마을기업들의 도움을 받아 성장을 했고 다문화친구들에게 재봉틀도 가르쳐서 취직도 시켜주면서 8년의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풀빛살림터 공간이 잠정적으로 문을 닫게 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다가 좋은 기회에 회원들에게 출자를 받고 서울시 공간지원사업으로 리모델링을 해서 공간을 마련했어요. 저희 공간 이름을 “환경되살림터”에서 자연을 살리고 우리의 삶을 살리자는 의미로 ‘풀빛살림’으로 결정되면서 커뮤니티 공간으로 많은 소모임과 마을 배움터가 진행이 되었지요.
도서관에서 ‘사랑의 책 배달부’를 운영했고, 급식지원 활동사업으로 ‘미숫가루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활동하면서 즐거웠거나 보람 있었던 점은?
제가 요리를 생활처럼 하는 사람이라 요리활동이 제일 재미있는 것 같아요. 동네 엄마들과 다문화친구들도 같이 음식을 만들어서 나눠먹고 겨울에는 김치를 만들어서 우리 동네 어려운 할머니들께도 조금씩 나눠 먹는 활동들이 제일 재미있어요.
보람은 일단은 제 삶이 건강해지지요. 활동공간이 제 놀이터예요. 중년이 되면서 소비지향적인 삶이 아닌 건강하고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웃들과 소통하면서 서로 힘든 이웃을 보듬고 살아갈 수 있는 시간들이 주어진다는 점에서 힘을 받는 거지요.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법인이다 보니까 내부에 이사들을 설득 하는 게 가장 어려워요. 8인 체제에서 내부이사 3분을 빼면 5분의 이사들이 지역에서 활동 하시는 분이 아니다 보니 우리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나 활동계획들을 이사회에서 통과를 해줘야하는데 활동상황을 잘 모르다보니 설득하기가 힘들었어요.
마을공동체 활동을 하기 전과 후의 변화는?
저도 가족들하고 사는 삶이 전부였는데 활동을 하면서 “이웃과 어울려서 사는 게 참 재미있구나...” 그걸 알게 됐지요.
마을활동을 하면서 이웃과 소통하고 어울려서 살다보니 제가 동네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거로 맞춰져 있더라고요. 동네에서 수다쟁이 왕언니로 불려 지면서 제가 먼저 주민들한테 인사하고 얘기하고, 누군가가 무엇을 하고 싶다고 하면 서로 욕구가 비슷한 분들과 연결해주고 활동할 것을 권유하면서 사는 그런 모습으로 변했지요. 나만 즐거워하는 데서 벗어나서 마을활동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거지요.
이외에 모임에서 함께 펼치고 싶은 활동
틈새돌봄이라고 지금 하고 있어요. 지역아동센터나 돌봄교실이 있는데 학생 수가 많고 제한이 있다 보니 많은 아이들이 못가는 거예요. 저는 육아를 국가가 책임져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워킹맘들의 아이들의 돌봄을 해야겠다고 해서 재작년에 제안을 해서 2달을 진행 해 본 이후에 조사해보니 엄마들의 욕구가 대단 했지요. 그래서 18년 올해는 7개 초등학교 앞에서 틈새돌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시부터 7시까지 학생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아이들의 일정들을 관리해주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13개 학교 앞에서 틈새돌봄을 만드는 게 목표예요.
마을공동체를 모르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신다면?
우리가 보통 문화센터 같은 데 가는데 그곳은 강사를 통해 일방적으로 받는 거지, 소통하는 게 아니에요. 내가 현재 사는 동네에서 제일 가까운 이웃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공동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교류가 어렵지요. 모두가 나에게 먼저 말을 해주길 바라는데 내가 먼저 해야 하는 거 같아요. “저 이사 왔는데 차 한잔해요” 하면서 두들겨야 해요,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