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을 입으시겠어요?
조명
한번, 태어나 볼까요?
아랫녘으로 내려갈수록 물색 짙어지는 봄날
태양은 빛의 구멍을 열어 색의 연풍을 보내 주어요
나는 바야흐로 색의 씨앗, 당신은 빛의 씨앗
흠 없는 외로움 흠 없는 그리움을 서로 알아요
애초의 어둠 속 반짝임을 알아요
반짝임은 사랑의 핵, 생명을 만들죠
수원 떠나 옥천 지나 금강 건너 금산 골짜기 돌샘
애타는 당신 지상의 이슬방울들 물들일 때
초록 목덜미와 다홍 가슴으로 발색하는 외로움
청남색 등때기와 홍자색 배때기로 발색하는 그리움
청홍 자웅 아지랭이 진동합니다
나는 바야흐로 몸의 씨앗 당신은 존재의 씨앗
토우의 심장에 숨결을 불어넣는 가루라(迦樓羅)처럼
귓불 지나 유두 지나 소름 돋는 합일의 벼락처럼
당신, 내 몸을 입으시겠어요?
태양이 먼지로 사라질 때까지 벗을 수는 없죠
한 마리 자연 속 한 마리 자연으로
한번, 태어나 볼까요?
조명: 대전 출생. 2003년 계간 『시평』 봄호 등단. 시집 「여왕코끼리의 힘」과 「내 몸을 입으시겠어요?」 등 출간.
<예버덩문학의집> 대표. cps0225@hanmail.net.
첫댓글
연(蓮)
조명
씨불알, 씨앗부터 다른 연놈들이다
진흙탕에서 뿌리 굵은 연놈들이다
천년 묵은 종자에서도 싹을 틔우는 혈통
뿌리 속에 허공을 가두어 꽃구멍을 낼 줄 아는,
씨불알, 연놈들 뭣들 허구 자빠졌걸래
오뉴월 대낮참에두 꽃대강이들 안 뵈는 겨 시방?
아직두 멀었다 그 말여 시방?
개안허믄 다시 와라 그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