平心 / 홍 원 표
초록 보리 대공 잘라
풀피리 불며 뛰어놀던
유년의 깨복쟁이 친구들
청보리 밭고랑 속
호밋자루 손에 잡고
김을 매던 어머니
어린 자식 배 꺼질라
보릿고개 가슴 시린 시절
청보리 한 아름 베어
잔솔가지 꺾은
모닥불에 검게 그을려
여린 손바닥에 비벼주고
거친 까시라기
후후 불어 날려 보낸
설익은 누런 알갱이
입안 가득 툭 털어 넣어
오물오물 씹으면
툭툭 터지는 소리
구수한 풋향기 전해올 때
어머니 입가에 함박웃음
얼굴 가득 지으시고
그을린 누런 알갱이
손에 쥐어 주던
보고 싶은 어머니
이순의 나이 되어
보리밭 사잇길 걸어가면
뉘라고 부르는 소리
뒤돌아보니
꾀꼬리 슬피 울고
초록빛 물결만 출렁이네
카페 게시글
홍원표 시인
청보리 그을려 주던 어머니 平心 / 홍 원 표
홍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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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
23.05.07 00:34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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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입안 가득 툭 털어 넣어
오물오물 씹으면
툭툭 터지는 소리
방점을 찍습니다.
오몰오몰 씹는 옴폭한 볼우물과
툭툭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한 편의 시에
어머니의 사랑을 담고
그리움에 눈물짓는 시인
꾀꼬리가 대신 슬피 울고 있군요!
감사합니다.
유년시절 보리고개시절에 어머니가 청보리 그을려주며 자식 배고플까 걱정하던 시절, 이순의 나이되니 그리운 어머니 생각이 많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