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 리 글
2004-07
있 는 듯, 없 는 듯
박병민목사(새터공동체)
중국 진시황 때에 하수분(河水盆)이라는 큰 동이가 있었다고 한다. 중국 진시황이 만리 장성을 쌓을 때 군사 십만 명을 시켜 황하강(黃河江) 물을 길어다 큰 구리로 만든 동이를 채우게 했다. 그 물동이가 얼마나 컸던 지 한번 채우면 아무리 써도 그 물이 없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황하수(黃河水) 물을 채운 동이라는 뜻으로 ‘하수분'이라고 하던 것이 나중에는 그 안에 온갖 물건을 넣어 두면 새끼를 쳐서 끝이 없이 나오는 보물단지라는 뜻으로, 재물이 자꾸 생겨서 아무리 써도 줄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 되었다. 그래서 하수분을 “화수분(貨水盆)”으로 재물이 물 쓰듯 쓰면 쓴 만큼 생겨나서 줄지 않을 때 쓰는 말이 되었다. 우리 속담에 “화수분을 얻었다”는 말을 한다. 그것은 갑작스레 횡재(橫財)를 만난 듯 돈이나 곡식 같은 재물을 물쓰듯하는 사람을 만나게 된 것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지나치게 한껏 부풀어오른 풍선은 손끝만 데도 톡하고 터진다. 어느 때에는 ‘거품경제’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전에는 ‘문어발식 경영’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자산(資産)보다 부채(負債)가 더 많은 기업들이 태반이다. 나는 몸이 커져 오래 전부터 비대한 편이다. 그래서 군살빼기를 할 필요가 있다. 몸이 비만하면 그러지 않은 사람에 비하여 몸 동작이 느리고, 예감(銳感)하지 못하고 둔감하다. 그리고 때로는 잔병치레가 잦다. 우리 주변에는 자기의 몸이 무거워서 마치 지탱을 못하는 듯 과중하여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은 반면에, 한편에서는 매사에 날아가려는 듯 한껏 치장을 하고 멋을 부리며 과시해가며 과하게 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분수에 지나쳐서 과분하게되면 때로는 실속 없는 허례허식이 되고, 더 나아가다 보면 다른 사람들 앞에서 허세로 떠벌리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이렇게 자리를 많이 차지해가며 펼쳐놓고 사는 사람들은 삶이 방만(放漫)해지기가 쉽다. 그들의 삶의 자리에는 꽃과 같은 모습으로 만발(滿發)하게 펼쳐지기보다는 온갖 잡동사니 쓰레기들로 가득 차 있기가 쉽다. 그것은 마치 잠시잠깐 동안 유원지(遊園地)에서 놀다간 사람처럼 뒤 갈무리를 하지 않고 잡다한 흔적을 남기고 떠나간 그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들은 지나치면서 얻어 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서서히 잃어가면서 사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바로 맑은 물에 나타나는 적조(赤潮)현상처럼 주변을 서서히 황폐화시켜 가는 것이다. 요사이 어렵게 사는 이들을 주변에서 돌아볼 때에 가지고있는 것을 잃어가지 않고 현 상태 그대로 유지해나가며 사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란다. 시골에 계시는 동료 중에 마을 분들과 함께 소위 “아나바다운동”(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을 해나가는 분이 계시다.
바울은 살아온 나날들을 돌아보면서 그런 얘기를 한다.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내가 자족(自足)하기를 배웠노니 내가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에 배부르며 배고픔과 풍부와 궁핍에도 일체의 비결을 배웠노라(빌립보서 4:11-12). 나는 그런 얘기를 하고 싶다. 동이에서 물을 퍼내어 쓰듯 과용(過用)하거나, 과시(誇示)하지 않고 있는 듯, 없는 듯 그러면서 쓰임새 있게 써가며 살았으면 한다.
공동체 이야기
여 반 장(如反掌)
사목(司牧)의 걸음걸이가 가볍지 않을 때가 있다. 다른 사람을 위로(慰勞)하는 다감(多感)함을 지니기보다는 무심(無心)함이 늘 배어있다. 그 모습은 더 극소수의 소집단인 가정에서 더욱 그러하다. 처에게서 핀잔을 들으면서도, 팔방(八方)이기보다는 일방(一方)적인 데가 많은 것 같고, 다색(多色)적인데 보다는 늘 일색(一色)인 것 같다. 그래서 어는 선배님에게서 배우고 싶은 말도 있다. 그것은 바로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추구하는 공동체”라는 긴 말이다. 나도 그처럼 협소(狹小)하지 않고, 광대(廣大)했으면 한다. 아니 내 안에서 광협장단(廣狹長短)이 그때그때 모두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러면서 어느 때에는 듣기는 속히 하고, 말하기는 더디 하라는 가르침을 늘 염두 해서인지 묵묵부답(黙黙不答)이기를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때때로 나의 뜻을 표현하기에 어설플 때가 있다. 말도 솜씨라는데 남 앞에서 말씨가 어눌(語訥)하여 어색하다. 그렇다고 여반장(如反掌)처럼 소달구지 소리만 내는 사람이 되기는 더더욱 싫다. 요즈음은 나에게 그 누가 “여반장(如反掌)”이라는 가져다 쓰기에는 어려운 말을 전하여주었다. 손바닥 뒤집듯 한다는 말이란다. 그것은 어떤 일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한다는 의미와 또한 손바닥 뒤집듯이 쉽게 무엇이든지 바꾸어버린다는 말로도 쓰고있단다. 사람들은 때로 그까짓 약속을 어기는 일쯤은 밥먹듯 한다. 손가락으로 방향을 가리켜가며 그곳으로 이끈다는 지도자(指導者)자들이 여러 사람에게 한 약속을 안 지키는 것이 곧 여반장이라고, 나에게는 걸음걸이를 떼어놓기 쉽지 않은 말을 가르쳐 주었다. 우리는 성급하게 판단하고 말해버리기 보다는 주변을 돌아보면서 태연하고, 느긋하고, 침착하고, 그리고 여유가 있는 그러면서 모든 사람이 듣고 보니 수긍이 가는 이야기다라고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깊은 물은 조용히 흐른다. 그리고 유유(幽幽)하다. 그것은 여름날의 탁류(濁流)가 아니다. 그런데 여름에는 우리 몸 속의 열이 발산되듯이, 속으로 깊어지기보다는 겉으로 드러나기가 쉽다. 여름날에는 불쾌지수(不快指數)라는 말을 사용하곤 한다. 그래서 때로 사람들은 속으로부터 끓어오르는 불쾌감이나 흥분을 삭여야 될 때가 있다.
여름에는 나무그늘 밑처럼 고요하고 유유자적(悠悠自適)해야 좋다. 나는 공동체에서 그런 삶을 더욱 그리워한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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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라홍채
강재홍
최성재
최영애
지명수
정무래.박정숙
박종만
박병민.진선미.한솔.진솔
* 금산 제원적십자사(회장:유상현)는 금산밀알의집, 새터공동체 그리고 이웃 장애인 분들과 함께 갖는 목요일 모임을 6월 17일에는 제원주유소에서 7월 1일은 유선생님 댁에서, 8일은 유선생님 댁에서, 15일도 유 선생님 댁에서 모임을 각각 가졌습니다. 군북교회(한성국 목사님. 박형순 전도사님)에서 새터공동체 식구들을 위하여 매주 차량운행으로 같이하여주셨습니다.
* 04년 7월 19일에 금산읍교회 김철우 목사님의 도움으로 금산에서 새터공동체 식구들이 함께 목욕을 하고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분평청북교회.주식회사EG(이광형).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2인).김기홍.정무래.최영애.강재홍.라홍채.영광교회2남선교회(박형우).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9인).곽길동(강동철).채윤기(박현실)지명수.박종만.세광교회.진명구.찬미교회.향림원(2인).이광승(김미경).대전노회대덕교회.김철우.삼성교회8남전도회(김천묵외15인).옥천동부교회.기물리교회비손기도원(박병일.천길순).비례교회(김태백외3인).대전일보(김세원외2인).신건태.오정교회여전도회(7인).김남완.추부제일교회.향림원(2인).대전제일교회.성남교회.최선희.동춘교회4남선교회(유규선외21인).대한민국H.I.D설악동지회(김종명외2인).남상륜(김성숙).전주동성교회(이재군외1인)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