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윤리운영원]
어떤 일을 하나요?
IRB행정간사에 해당되는 생명윤리운영원은 IRB 역할 수행에 필요한 행정적인 지원 업무를 수행한다.
IRB에 제출된 연구계획 관련서류를 사전 검토하고 접수하며, 안건에 대한 심의가 진행되기 위한 사전 준비업무를 진행한다. 또한 관계 법령에 맞도록 표준운영지침서(SOP, Standard Operating Procedure)와 연구윤리교육에 관한 관리도 진행하게 된다. 전문역량이 쌓이면 임상시험에 관련한 정책 수립에 참여하기도 한다.
어떻게 준비하나요?
IRB 설치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생명윤리 관련전공, 의학, 약학, 간호학, 생물과학, 보건행정 등이 관련이 높다. 연구자와 심의위원 간 또는 과학계 위원과 비과학계 위원 간 사안에 대한 이해도와 입장차가 있어 가교자로서 정보의 전달이나 의사소통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관련 법령과 의학용어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 평소에도 의학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전공자가 아닌 경우 관련 교육 자료를 많이 찾아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해외 자료를 참고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일정수준의 외국어능력이 필요한 직업이기도 하다.
교육과정으로는 KAIRB(대한기관윤리심의기구협의회)가 복지부로부터 위탁받아 진행하는 교육을 들을 수 있고, 공용 IRB에 관하여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에서도 진행하는 교육도 있다. 과정을 살펴보면 기본과정은 임상연구 관련 국내외 법규의 이해와 적용, IRB심의대상과 심의방법의 이해, 회의진행 및 회의로 통보서 작성, SOP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심화과정은 IRB 위원의 역할, 임상연구 개요 및 용어, 동의에 관한 사항 등을 교육한다.
이 직업의 현재와 미래는?
|해외현황|
생명윤리운영원이 활동하는 IRB의 운영과 인력의 구성은 해외에서도 유사하다. 해외의 경우, 병원이나 대학, 연구기관 등에서 의무적으로 IRB를 설치·운영하고 있으며 병원의 경우, 임상윤리 관련 전문교육을 받은 의사, 간호사, 의학연구원 등으로 구성된다. 위원회의 소집과 관련 업무를 하는 생영윤리운영원은 의학, 간호학, 철학, 윤리학, 생명윤리학,신학, 법학, 공중보건학, 사회학 등의 전공 교육을 받았거나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 진출한다. 호주의 경우 병원의 임상윤리가 잘 지켜지도록 관련법에 근거하여 위원회나 모임 등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전문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생명윤리운영원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행정보다는 임상현장의 연구윤리 등 좀 더 폭넓은 영역의 업무를 수행하며 요구되는 학력 수준도 높은 편이다. 전반적인 연구윤리에 대한 부분을 다루기 때문에 채용에 있어서도‘ Life Ethics’,‘ Research Ethics’,‘ Clinical Ethics’ 등으로 포괄적으로 채용공고가 이루진다.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데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면허나 자격이 있는 것은 아니며, 관련 학문을 전공하고 활동한다.
|국내현황|
국내 IRB는 공용과 기관으로 구분되는데 공용IRB는 2014년 기준으로 국가생명윤리정책연구원이 유일하며, 그 외는 모두 기관 IRB이다. 기관 IRB는 병원과학교가 대부분이며 일부 연구소 등을 포함하여 총590개가 있다. 기관 IRB 590개에 630개의 기관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으며, 그 중 548개 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설치·운영하고 있다. 반면, 82개 위원회는 다른 기관의 기관위원회 또는 공용위원회와의 협약으로 업무를 위탁하여 운영하고 있다. 보통 기관위원회마다 1~3명의 행정간사가 근무하는 것으로 미루어 볼때 전체 인원은 1천 여 명 내외로 파악되나 규모가 작은 곳의 경우 행정직원이나 간호사가 업무를 병행하는 경우가 있어 자세히 파악하긴 어렵다. 행정간사는 20~30대로 여성이 많고, 주로 계약직으로 채용된다.
작은 규모의 사업장은 운영팀 직원이 IRB행정간사를 겸업하는 경우도 있다.
임금의 경우, 기관별 채용기준이 다르지만 대부분 임상시험으로 들어오는 연구 간접비로 필요한 인력예산을 책정하여 고용하기도 한다. 초봉기준 월 150부터 시작하여 정규직 3년차를 기준으로, 종합병원 소속인 경우 연봉은 3,800만 원 정도이다.
|향후전망|
국내의 경우 2014년 IRB 설치가 의무화 되면서 작년 기준으로 거의 등록을 마친 상태다. 현재 국내 임상시험경쟁력은 세계 10위권 안팎이며, 복지부에서도 2020년까지 임상시험에 대해‘ 세계 5대강국으로 가자’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미 임상연구시장은 성장세에 있기 때문에 심의, 관리 등 교량 역할을 수행하는 전문 행정간사의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생명안전법상 IRB 설치기관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하는 기관이나 ‘인체유래물’ 연구자가 속한 기관, 배아생성의료기관과 배아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실제 연구여건 상 등록할 수 있는 IRB 기관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행정간사로 분류되는 생명윤리운영원의 고용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행정간사 없이 내부에서 업무를 맡아 수행하는 것이 현실이다.
IRB 등록기관을 임의로 늘이기 위해 재정적·정책적 지원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보다는 등록기관의 규모나 연구·심의 건수 등에 비례해 IRB행정간사를 채용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보인다. 행정간사의 경우 실력을 쌓아 나가면 향후 교육인력으로 성장하거나 IRB 비과학계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고, 또 IRB를 지원하는 협의체가 구성될 때 참여하여 자신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할 수도 있다.
INTERVIEW
강동경희대병원 | 한다현 IRB행정간사
"생명윤리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속적인 공부 필요해요"
Q)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병원에서 IRB행정간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IRB는 기관 단위로 설치및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기관의 경우 의대, 한방, 치대 3개 병원이 단위병원으로 구성되어 있어, 3개 기관의 IRB가 별도로 설치되어 있는데 이를 통합하여 운영 중입니다. 전국에서 한방과 의대 IRB를 함께 운영하는 유일한 조직입니다.
Q)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시나요?
A) 행정간사 업무가 좀 많은 편인데요. 우선 심의관리, SOP관리, 심사위원자격관리, 연구윤리교육관리를 해야 합니다. 각종 문서 정리나 관리, 임상시험 진행사항도 파악해서 지원하구요. 법령이 제·개정되는 부분을 체크해서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헬프데스크’로서 문의사항에 대한 안내도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신규직원 교육과 연구지원팀 서무업무도 보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병원 소속 IRB행정간사이지만 간혹 대학 강의나 인근 종합병원의 심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현재 이 일을 하게 되었나요?
A) 대학에서는 윤리학부 과정 중 생명윤리 분야에 흥미를 느끼고 대학원 석사에서 교육학을 전공해서 선생님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당시 도덕과 사회과목에 대한 통폐합이 불거졌죠. 교수님께서 지금 일하는 분야를 추천해주셨는데, 처음에는 선례가 없어 스스로 고민도 많이 했고 주위 만류도 있었어요. 고민 끝에 도전을 결심했고 운 좋게도 이것이 현재의 직업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죠. 단순히 이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나 흥미로 시작했던 공부였는데, 관심분야를 직업으로 삼을 수 있게 된 것은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Q)이 일을 하려면 어떤 능력이 필요한가요?
A) 행정간사는 원내·외 연구 관련자들과 위원장, 위원 간의 핵심적 가교자로서 적절한 의사소통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기관 내 다른 조직과 업무협의가 필요한 경우도 빈번하고, 타 기관 담당자들과 교류하여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도 중요합니다. 또 관련 법령에 대한 이해는 기본인데, 지침이 제·개정되면 내부 IRB 운영과 업무도 함께 점검해야하기 때문에 개정 사항이 의미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고 반영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형 IRB의 모태는 외국(주로 미국)에서부터 비롯되었고, 최근에는 많은 기관들이 AAHRPP이나 FERCAP과 같은 국제기관인증을 획득하고 있는 추세이니, 외국어능력을 갖추면 더 좋겠죠.
Q)일을 하며 힘든 점과 보람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업무량이 많은 게 가장 힘들죠. 개인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제가 인문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병원에서 사용하는 용어가 낯설어 처음에는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있었어요. 아무래도 학교에서 배우는 것과 실전에 돌입하여 겪는 것들이 정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겠죠. IRB 심의 및 결과통보 등에 관한 지원을 해야 하는데 제가 배석했던 첫 정규심의에서는 수많은 의학용어들이 등장하여 그야말로 카오스 상태가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처음에는 전문적인 자질과 역할을 요구하는 행정간사가 단순 행정직으로 인식되는 것도 상당히 힘들었어요. 한번 뿌리내린 인식을 바꾸는 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IRB를 질적으로 성장시키는 업무들을 제안하고 추진하기 위해 이러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급선무였습니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도 하고, 물론 개인적인 노력도 하다 보니 함께 일하는 교수님이나 연구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외부에서의 스카우트 제의도 몇 차례받게 되었습니다. 점차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꼈죠.
Q)이 직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시나요?
A) 병원에 설치된 IRB는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고, 학교에 설치된 SBR IRB의 경우 도입기와 성장기의 과도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IRB를 새롭게 설치하여 운영하는 기관의 수 자체가 월등히 늘어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종사자 수에 대한 문제보다는 앞으로 행정간사로서의 지위에 관한 전망으로 말씀드리는 게 적합할 것 같은데요. 현재 운영체계는 행정간사의 역할에 대한 기관의 이해도가 낮고 이로 인한 지원에도 한계가 있어, 행정간사가 전문성을 발휘하기에 최적의 환경은 아닙니다. 하지만 IRB 종사자들이 스스로 전문성 강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고, 체제 개선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니 분명 변화의 가능성은 낙관적으로 봐야겠지요. 현재 인력 양성이 체계화 되어 있거나 인증 또는 자격증 제도가 도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 그런 부분들이 보완된다면 전문직종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IRB의 질적 강화는 행정간사의 전문성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결국 업무의 질적 팽창은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Q)이 직업에 도전하려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요?
A) 단순 행정지원 업무를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입사에만 목적을 두고 준비하기보다는 업무를 시작하면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해요. 법령의 개정이나 이슈가 계속해서 발생하기 때문에 안일하게 일상적으로 처리해서는 곤란하겠죠. 행정지원 인력으로 안주하지 말고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행정전문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개인적인 노력을 많이 해주면 좋겠습니다.
출처 : 워크넷 - 직업정보 찾기 - 이색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