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지원, 여수에서 한달 여행하기 5일차(초도 3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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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포구에 안내되어 있는 초도 지도이다.
초도는 그리 크지 않은 섬이고 또 각 마을들이 잘 연결되어 있어서 이 지도를 이용하면 쉽게 원하는 곳을 찾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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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도 대동리 대합실 모습. 이곳의 정서를 담은 소박한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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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식전에 대동포구 방파제까지 아침산책을 다녀왔다.
다녀 오는 길에 대동리에 살고 있는 한 아주머니를 만났다. 우리는 처음 만났지만 서로 반갑고 정스럽게 인사를 주고 받았다.
이런 아침 나눔이 참 좋다.
그 아주머니는 양동이에 소라와 전복을 담고 있었다.
위 사진은 손질해서 먹기 좋게 해놓은 소라의 모습이다. 친정집에 보내기 위해 준비중이란다.
친정집을 생각하는 아주머니의 정성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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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소라와 전복을 미리 잡아서 빠지(이곳에 사시는 분이 알려준 이름인데 생소하여 네이버의 도움을 받아보니 "바지선"으로 안내되어 있다)에 박스로 묵어 놓았다가 팔때 챙겨간다고 한다. 이번에도 일부는 판매하려 준비중이라고 한다.
위 사진의 왼쪽에 있는 것에 갯배이고 오른쪽에 있는 것이 빠지이다. 갯배는 유명한 드라마 "가을동화"를 통해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어민들이 빠지에 갈때 갯배를 이용한다고 한다.
드라마에서는 강원도 속초에서 송혜교와 송승헌이 갯배를 사이에 두고 스토리가 전개되던 장면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빠지, 갯배 그리고 그런 사물과 연결된 여러 스토리들이 또 발전적으로 다른 스토리로 연결되어 깊어지고 확장되어진다.
그렇게 아름다운 초도에서 우리의 이야기는 멋있게 살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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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민박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있는 자그마한 텃밭 울타리에 호박이 달렸다.
김진수 시인이 손수 인공수정을 하여 열린 호박이라고 한다. 신기하다. 호박이 자라는 것이 하루가 다름이 관찰된다.
이렇게 우리는 이곳 초도에서 자연의 경이로움을 새록새록 체험하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더욱이 김진수 시인의 각별한 초도 사랑으로 다져진 깊고 풍부한 역사적 이해, 그리고 스토리텔링이 더해져 우리의 여행도 풍성하게 채워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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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마치고 오늘은 도보로 조금씩 마을에 대한 세밀 투어를 하기로 했다.
그간 두 차례에 걸쳐 김진수 시인이 차로 휘리릭 마을의 외양을 개관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덕분에 머릿속에 살짝 초도의 윤곽이 그려진다.
우리는 포구쪽에서 무작정민박을 바라보는 방향에서 오른쪽을 향하여 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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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m 정도 가자 두갈래 길이 나온다. 왼쪽은 의성 방향이고 오른쪽은 진막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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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m 정도 더 가자 바로 또 다른 바다의 한 면이 내려다 보인다. 아름답고 싱그럽다.
우리의 숙소인 무작정 민박에서는 포구쪽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어 느낌이 좋다.
여객선이나 차도선이 드나드는 것도 잘 보이고 여러 이점이 있다. 그러나 이곳에서 보는 바다의 느낌은 또 다른 느낌으로 그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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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기전 여러 자료에서 초도엔 염소가 많다고 들었다. 과연 곳곳에서 염소를 만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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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고 있는 대동리 무작정 민박과 몽돌해수욕장 중간 즈음에 전망좋은 곳에 집이 한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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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의 정원에 빠알간 고추도 말리려 펴 놓았는데 보기에 참 예쁘다.
지나가다 들려 사진을 찍으며 팀원중 한명이 초도사람 인심좋다고 알려져 있는데 커피한잔 얻어 먹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는 커피도 물론 마시고 싶고, 또 집앞 텃밭에 참외가 보여 참외 먹고 싶다는 의견을 나누었다.
그런데 아무도 내다보지 않는다. 아쉽게 그냥 몽돌해수욕장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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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해수욕장 들어가는 입구에 표지판이 붙어 있다. 몽돌이 무단 반출되기도 하나 보다.
이곳의 몽돌을 옛날에는 일본으로 수출하기도 했나 보다. 지금은 그러한 것이 금지되어 있단다.
소중한 우리것을 지킬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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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해수욕장 앞에서 찍은 사진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이고 힐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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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 한명이 바다에 발을 담그고 있다. 바라보는 나의 느낌도 시원하다. 우리는 같이 발을 담그고 그 발사진을 카메라에 담았다. 하하호호~^^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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햋볕에 달구어진 몽돌을 복부에 안고 눈을 감고 명상중인 모습이다. 파도소리가 명상음악이다. 엉덩이도 복부도 따뜻하여 효과가 더 극대화되는 느낌이다. 우리 팀원중 한 분은 이 명상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짧은 명상을 통해 온 몸과 마음이 정화되는 체험을 하였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같은 체험을 했다. 우리는 이 체험활동을 "몽돌찜질명상"으로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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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명명한 "몽돌찜질명상"을 한후 몸이 훨씬 더 가벼워졌다. 우리는 이 체험에 흠뻑빠졌다. 여건이 닿는다면 초도에 머무는 동안 하루한번씩 방문하고픈 마음을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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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에서는 세 아이의 아빠가 사랑스런 눈빛으로 물속에서 노는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다. 참 좋은 해수욕장이다. 일반 해수욕장은 사람이 많아 제대로 못누리는 여유로움을 이곳에서는 만끽할 수 있다. 세 아이 아빠의 뒷모습 사진찍는 것을 허락받으며 초도주민인지 물어보았다. 처가댁이 초도 대동리라고 한다. 부인이 초도가 고향이니 그것만으로도 마음이 부자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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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해수욕장 뒤에 민박집이 있다. 민박집 마당. 한켠에 고인돌이 눈에 띤다. 저 고인돌에 어떤 스토리가 담겨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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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돌해수욕장에서의 여러 체험을 마치고 무작정 민박집으로 귀가하는 중에, 몽돌해수욕장 가던길에 보았던 전망좋은 집이 아름답기도 하고, 궁금하여 자연 시선이 향한다. 때마침 주인이 잔디를 깍고 있다. 와~우! 생면부지이지만 그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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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 집 주인에게 인사를 하며 그냥 들어섰다. 그 분은 길가던 행인임에도 반가이 맞아 주신다.
그리고 잔디깍던 것을 서둘러 정리하고는 커피를 대접하시겠다고 한다. 보기에도 마음 설레게 하는 냉커피를 내어오셨다. "어쩜~!!!"
참 따뜻하고 훌륭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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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참외도 내어오신다. 우리가 가던길에 커피 마시고 싶고 참외 먹고 싶다고 했던 것을 다 이루어주셨다.
별도로 말씀드린것도 아닌데~~~, 한편으론 감사하고 또 한편으론 우리의 소원이 이루어져 신기하다.
커피를 마시고, 참외를 맛있게 먹으며,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우린 많은 얘기를 나누었다.
이 아름다운 집의 주인은 부산에서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낚시를 다니다가 이곳을 만나 집을 짓고 머물게 되었다고 한다.
아직 부인은 부산에서 일을 하고 있고, 가끔씩 이곳에 온다고 한다. 그 분은 이곳 생활의 예찬론자가 되어 있었다.
공직생활 중에 못했던 것들을 맘껏 하고 책도 많이 읽으며, 멋진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듯하다. 한번 부산을 다녀올때면 서점에 들려 책을 한보따리 사온다고 한다.
부산 다녀오는 경비, 책 값 등을 포함하여 초도에서의 한 달 생활비가 50만원 가량밖에 안 든다고 한다. 초도생활에서 많은 것은 자급자족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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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을 나와 우리가 묵고 있는 민박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이는 바다사진을 한번더 찍었다. 마음에 깊이 깊이 간직하고 싶은 장면이다. 아이 러브 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