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0일
적이 집 안에 있을 때
문을 닫아걸지 말라.
<루미지혜>
이른 아침, 느긋하게 東창을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다.
말씀과 밥의 집. 어머니밥상이다. 마을인생 두 동무도 함께 달걀지단 만들고 초등부모들과 함께 한다. 국수맛이 일품이다.
順天판에서는 율파(이승용), 구정, 영주 그리고 오후에는 마을인생 동무들도 함께 거들면서 변신중. 고압세척기로 벽을 청소하고, 까만색으로 칠하고, 다시 스케치하고, 또 뭐하고~ 그런다는 율파의 작업이야기는 들어도 복잡하고 모르겠다. 그래도 날마다 달라지고 달라지고 그런 걸 보는 것만으로도 고맙다.
청년 ‘승희언니’는 자료집 수정하는 일로 바쁘다.
오후에는 두더지, 법인 통장 만드는데 자그마치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설명듣고 사인하고, 확인하고, 창구앞에 앉아, 아예 책을 펼쳐 읽으신다. 하하.
저녁 7시.
1년전 우리 곁을 떠난 사랑어린사람 나무늘보 박원영과 함께 하는 시간.
차분하고 다정하고 좋은 사람들이 가득 모였다.
오늘 밤, 어느 시인의 ‘하직인사’가 생각난다.
이번에 저(이바라기 노리코)는 (2006)년 (2)월 (17)일 (지주막하출혈)로, 이 세상을 하직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생전에 써둔 것입니다. 내 의지로, 장례•영결식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이 집에는 제가 살지 않으니 조위품이나 꽃 같은 것들을 보내지 말아 주세요. 반송 못하는 무례를 더하게 됩니다. “그 사람이 떠났구나”하고 한순간, 단지 한순간 생각해 주셨으면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오랫동안 당신께서 베풀어 주신 따뜻한 교제는 보이지 않는 보석처럼, 나의 가슴속을 채워서 빛을 발하고, 나의 인생을 얼마만큼 풍부하게 해 주셨는지…. 깊은 감사와 함께 이별의 인사말을 드립니다. 고마웠습니다. 2006년 3월 길일.
오늘도
관세음보살
관옥나무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