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달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전체 가입자 수가 1,401만1,419명으로 집계돼 최초로 1,400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지난해 미국 포레스터 리서치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비교 가능한 16개국 가운데 수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4대 초고속 인터넷통신망 회사들이 소비자들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으로 소비자들의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모 시민단체가 지난해 국내에서 영업 중인 하나로통신, KT, LG파워콤, 온세통신 등 4대 인터넷 통신망 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가입 및 해지 시간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가 전화로 이들 통신망에 가입 상담을 할 때는 평균 9.5초만에 상담원과 연결이 됐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기존 통신회사를 바꾸려고 해지 상담을 하기 위해 상담원 연결을 원했을 때는 연결되는데 평균 4분 13초가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하나로통신과 LG파워콤의 경우 오후 2시 전후 시간대에 가입상담을 하는데 4초(LG파워콤)∼10초(하나로통신)안에 상담원과 연결이 됐지만, 같은 시각에 계약해지 상담원과 연결되기 위해서는 6분 50초 이상 기다려야 했다. 또 대부분의 인터넷 회사들이 가입할 때는 가족 등 다른 사람이 전화를 하더라도 본인에게 사실 확인만 한 뒤 가입 신청을 받았으나, 해지할 때는 명의상 가입자 본인 이외에는 해지 상담을 받아주지 않는 등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건의 영업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 사례로 A씨는 ‘장애인 할인 혜택을 준다’는 회사 관계자의 말을 믿고 함께 살고 있는 장애인 시동생 명의로 인터넷에 가입했으나 해지할 때는 시동생이 전화할 수 없는 형편이어서 제대로 해지를 못했다고 호소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쟁이 심해지면서 각 인터넷 회사들이 다양한 가입 조건으로 소비자를 유치하고 있다”며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인터넷 가입시 광고보다는 규정이나 약관을 꼼꼼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마케팅으로 피해를 봤다는 신고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통신업체들이 치열한 고객확보 경쟁을 벌이면서 고객모집 대리점을 무차별적으로 늘리고 상품권증정, 요금할인 등의 각종 불법적 행위를 일삼고 있기 때문이다. A사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하던 L(32)씨는 얼마 전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승인 하에 영업을 하던 B업체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B사 인터넷을 사용하면 가격이 훨씬 저렴하고, 위약금이 발생한다면 자신들이 부담해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L씨는 사용하던 A사 인터넷을 해지했다. A사 측은 “위약금과 가입시 받은 상품권을 같이 반납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B사는 “상품권 금액은 부담할 수 없다”며 대신 “상품권 증정은 불법이니 A사를 대신 고발을 해주겠다”고 한다. 또한 K(35)씨는 얼마 전 초고속인터넷서비스 약정기간이 끝났다. 만기일이 다가오자 업체 측은 전화로 재약정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했지만 계약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K씨는 며칠 전 고지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사용요금이 1.5배 정도 더 나온 것. K씨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 “금액이 오른다는 내용은 통보해 주지도 않고 일방적으로 요금을 부과할 수 있느냐”며 항의하자 업체 측은 “사은품도 주고 금액을 할인해 주겠다”는 제시를 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법 행위로 인한 주요 피해사례로는 ▲위약금을 대신 내주겠는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사은품으로 받은 여행상품권, 무료통화권 등의 사용시 추가비용 발생 및 사용불가 ▲약정기간 만료 후 이용요금이 오른다는 공지 없이 비싼 요금을 청구하는 등이다. 이에 소비자연맹 대구경북지부 관계자는 주의사항으로 ▲가입과정에서 과도한 위약금 대납 또는 사은품 제시에 현혹되지 말 것 ▲계약연장이나 다른 부가서비스 이용에 대해 분명한 본인 의사를 밝히고, 유도성 질문에 넘어가지 말 것 ▲개인사정으로 인한 중도 해지시 사업자가 요구하는 해지서류 송부와 함께 위약금 등의 부과요금에 대해 이용약관과 대조해 확인할 것 ▲계약 전 서면계약서 등 근거자료를 확실히 받아 둘 것 등을 제시했다. 한편 지난 7일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최근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691명을 무작위로 추출해 초고속 인터넷 업체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두루넷의 불만족도가 10.0%로 가장 낮았고 KT메가패스(16.6%), 온세통신(21.8%)이 뒤를 이었으며 드림라인이 36.0%로 가장 불만족도가 높았다. 만족도와 불만족도를 종합 고려해 100점 만점으로 환산한 만족도 총점에서는 KT메가패스가 75.6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두루넷(74.6점), LG파워콤(69.4점)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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