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적상마을 늬우스
소소한 일상(뻐꾸기 우는 사연)-12
동 트기 전 새벽
밤 사이 맺힌 이슬에
땅이 젖어 있으니
꽃밭에 풀을 맬때는
장화가 제격이다.세켤레~^^
요즘은 적상산 능선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새들이 지저귀는 노래속에
뻐꾹 뻐꾹~ 뻐꾸기 소리가
제일 크게 들린다.
뻐꾸기는 얌체다.
다른 새들보다 덩치는 크면서
조그만 새들이 알을 낳고 품고 있는
둥지안에 몰래 들어가
막 부화하기 시작한 아기새나 알들을
밀어내 떨어 뜨리고선
자기 알을 낳고 대신 품게 한다.
그리고선 자기 알들이 부화하면서 들으라고
자기알을 대신 품어 주고 키워주는
다른 새들 둥지 주변을 돌면서
아침부터 해지기 전까지
뻐꾹 뻐꾹 계속 소리내 울어준다.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들깨 씨앗을 뿌려 들깨 모종을 키우는데
들깨 씨앗 위에 차광막을 덮어 놓지 않으면
뻐꾸기가 날아 와 씨앗을 다 먹어 치운다.
물론 다른 새들도 줏어 먹긴 하지만
뻐꾸기처럼 몇마리가 떼로 몰려 와서
다 뒤집어 놓진 않는다. 얌체~
초여름 막 더위가 시작되는 이때쯤이면
한낮에 "홀딱벗고~ 홀딱벗고~ "
하며 짝을 찾는 울음소리가 들린다.
검은등뻐꾸기 울음 소리다.
산행할 때 "홀딱벗고 홀딱벗고~ "
하는 소리가 들리면 "좀 기다려 임마~ "
한바탕 웃음으로 땀을 식히곤 했는데
"홀딱벗고~"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호국의 달 유월이다.
오월이는 꽃바람속에 살랑살랑
치맛자락 들썩이며 기쁨으로
오는 달 같은 느낌인데
유월이는 웬지 짙푸른 녹음과
장미.수국꽃들의 화려함속에서도
숙연함을 안고 오는 달 같으다.
오늘부터 무주는 제11회 산골영화제가
시작된다.덕유산 적상산 숲속 가득~
그리고 무주 한풍루 소이나루터 일원
무주 곳곳이 영화와 음악과 낭만으로
초여름 싱그러움을 가득 채운다.
산 높고 하늘 맑아 청량하고 아름다운
무주로 발걸음 한번 해보면 어떨까?..
뻐꾹 뻐꾹 뻐꾹 ~~~
홀딱벗고 홀딱벗고 ~~~
뻐꾸기가 운다 ^^
2023.6/2.고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