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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어 : 렛세이어(빨강)
인터뷰이 : 렛세이어(주황)
빨강 : 반갑습니다. 주황님.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주황 : 어떡하죠. 간단하지 않은데……(웃음)
빨강 : 길어도 괜찮습니다.
주황 : 사실 제가 요즘 편입 준비를 하고 있거든요. 서류는 어느 정도 마감이 된 상태이긴 한데, 자기소개를 하라는 데가 왜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글자만 봐도 신물이 나고 말문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 들지만! 렛세이어에서의 자기소개니까 즐겁게 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렛세이어 주황입니다. 저는 사실 주황색을 좋아하지 않아요. 빨간색과 노란색의 중간, 좀 어중간한 색이라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런데 렛세이를 쓰면서 보니까, 의미부여하는 걸 수도 있는데 어떻게 보면 저랑 딱 알맞은 색 같더라고요. 정체성부터 시작해서 뭐든지 좀 애매모호한 인생을 사는 것 같아서요. 좋은 의미로 해석하라면 융통성 있고 여유 있게 살아가고 있다는 변명을 할 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22살이고 대학을 다니고 있습니다. 현재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2년째 만나고 있는데 아직도 솔직히 사랑이라는게 뭔지 모르겠어요. ‘이반이고 일반이고’를 다 떠나서 지금 하는 사랑이 너무 복잡해서 언젠가 이 친구와 안정된 삶을 살아갈 그날을 정말, 간절히 꿈꾸고 있어요. 스스로 감성과 이성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빨강 : 자기소개 잘 들었습니다. 주황색 잘 어울리세요. 지금 머리도 주황색이고.
주황 : 감사합니다.
빨강 : 주황색은 중간색이라기보단 두루두루 어울리면서도 톡톡 튀는 색이잖아요.
주황 : 최근에 들은 바에 의하면 주황색이 가장 눈에 띄는 색이라고 하더라고요. 제 비키니 수영복이 주황색인데. 형광 주황색이요.
빨강 : 정말 멋진데요?
주황 : 못 입고 다니고 있어요.
빨강 : 해외에선 입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럼, 비키니를 좋아하시나요?
주황 : 아니요.(웃음)
빨강 : 그럼 이번에는 주황님이 비키니 말고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서 알려주시겠어요?
주황 : 일단 음악을 좋아해요. 어딜 가서든 빠지지 않는 게 음악인 것 같아요. 클래식이건 팝이건 다 좋아하고요. 헤비메탈은 싫어해요. 그런 시끄러운 음악은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아요. 클럽음악도 힘들고요.
빨강 : 정작 술 마시고 나면 재미있어요.
주황 : 그런가요? 안 가봐서(웃음) 가봐야 하는데 그런데도. 자꾸 안가지게 됩니다. 어쨌든 과격한 건 제 취향이 아닌 것 같아요. 특히 디즈니 음악 좋아해요. 노래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노래방보다는 피아노랑 기타 반주에 맞춰서 부르는 것을 좋아합니다. 뮤지컬 정말 좋아해요. 한 때는 뮤지컬 배우가 꿈이었을 만큼, 도전했다가 실패도 했을 만큼 좋아하는데, 가난해서 자주 보진 못하네요. 대학로 쪽은 가끔 가긴 가는데, 세종문화회관 이런 쪽은 힘들어요. 그리고 또 영화도 좋아해요. 공포 빼고 다 괜찮아요. 동물도 좋아해요. 호랑이나 사자 같은 고양이과 좋아하고요, 그런데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요. 멍멍이는 클수록 좋아요. 골든리트리버같이 대형견이 좀 좋더라고요. 그리고 여행을 정말 좋아해요. 여행과 음악이 함께라면 더할 나위가 없죠.
빨강 : 그러면 이번에는 이상형에 대해서 여쭤봐도 될까요?
주황 : 제이미 머레이라고 혹시 아세요? 영국배우가 있어요. 안유명한데, 덱스터 시즌 1에서 사이코 역으로 나오거든요. 사이코 짓을 해도 예뻐 보이게 나와요. 제가 원래 이상형이라는 게 딱히 없었는데, 이 여자 분을 보고 이 사람이 내 이상형이다, 라고 생각했어요. 이런데서니까 이야기할 수 있죠. 다른 데서 이상형이 누구냐고 묻는다면 ‘없는데요’ 이러지만…(웃음) 그러고 보니까 좋아하는 여자 얼굴이 다 말상이예요. 그리고 다 중성적이고요. 그리고 눈 크고, 코 크고, 입 크고 다 커요. 그리고 성격은……음……. 전 그런 사람이 좋아요. 다 품어주는 사람. 감정을 헤어려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자상한 사람이면 좋겠어요.
빨강 : 연상?
주황 : 전 연상이 좋아요. 전 사랑에는 나이가 없다고 생각해요.
빨강 :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나이가 있죠.
주황 : 그러네요.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빨강 : 그럼 이번에는 주황님이 언제 성정체성을 깨닫게 되셨는지?
주황 : 저도 첫사랑 만났을 때였어요. 처음에는 그 감정이 그 감정인 줄 몰랐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까 그런 거였더라고요. 그렇게 첫 앓이를 하고 나서 보니까 ‘예전에 그 아이도, 그 때 그 사람도 이 감정이었겠구나.’, ‘내가 우정이 아니라 사랑이었구나’라고 깨달을 수 있었어요. 더 일찍 알지 못해서 억울하진 않아요.
빨강 : 몇 살 때였어요?
주황 : 음……. 스무 살이었어요. 얼마 안됐죠. 지금이 스물 둘이이니까. 저보다 더 열다섯살이 많은 중국어 강사분이셨어요. 정말 후회하진 않아요. 성정체성을 좀 더 일찍 깨달았으면 좋았을 걸, 하며 후회하지 않는게 왜그러냐면……솔직히 얘기하면 차라리 더 늦게 알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생각도 많이 해요. 저는 저를 사랑해주는 사람이면 그 품안에서 행복할 자신 있거든요. 그래서 차라리 진짜 누가봐도 괜찮은 남자를 만나서 결혼해서 살다가 그냥 깨달았어도 괜찮았겠다는 생각을해요 요즘은. 그런데 또 생각해보면 그때가서 또 어떤 여자를 만나서 정말 사랑해버리면, 이제껏 느껴보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들이 나를 덮친다면, 아마 지금보다 더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하긴 해요. 그래서 그냥 지금 감사해요.
빨강 : 이번에는 우리가 쓰고 있는 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주황님만의 글쓰기 철학, 글을 쓰는 방법 이런 게 있으신가요?
주황 : 저는……음, 빨강님도 말씀하셨지만. 저도 이게 무척 거창하다고 생각해요. 철학이라는 것 자체가……제가 무슨 국어국문학을 나온 것도 아니고, 저도 렛세이를 시작하면서 정기적으로 글을 처음 쓰게 된거거든요. 아직 저에게 글쓰기 철학까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글을 쓸 때 저는 어떻게 생각하냐면, 글은 나누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일기를 쓸 때도 누군가에게 읽힐 거라고 생각을 하고 써요. 다른 사람이 아니더라도 나중에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 일기를 보잖아요. 어쨌든 글이라는 건 누군가에게 읽히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누군가가 내 글을 보고 어떤 위로나 동감을 느낄거라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져요. 그런 거라고 말을 할 수 있겠네요. 철학까지는 아닌 것 같고.
빨강 : 영향? 독자들을 생각하면서 쓰는 편이다 그렇죠?
주황 : 네, 네.
빨강 : 글 이야기를 하다보니까. 요즘들어서 몇 년 전보다는 각종 콘텐츠에서 퀴어코드를 굉장히 많이 다루고 있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퀴어문학, 퀴어스토리텔링의 현주소나 나아가야할 방향 등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있으시다면?
주황 : 저에게 퀴어문학이란 ‘다행’인 것 같아요. 이건 좀 반발하실 분이 있으실 것 같기도 한데. 퀴어 축제에 나체 퍼레이드를 한다거나, 아니면 성적으로 드러내는 문화들에 대해서 긍정적인 반응도 물론있겠지만 저는 좀 부정적으로 보거든요. 성이라는게 아름답고 당당할 필요는 분명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과 나눠야 한다고 생각해요.
빨강 : 약간 좀, 비밀 스러운……?
주황 : 비밀스러울 때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대중적인 이미지가 그렇잖아요. 퀴어가 아닌 사람이 바라봤을 때 과격적이지 않나, 파격적이지 않나, 그렇게 생각해요. 그런데 퀴어문학으로써 우리가 글을 쓰게 되면 생각을 하고 쓰잖아요. 찬찬히 풀어나가는 게 있잖아요. 어떻게 보면 잔잔하게 우리를 나타낼 수 있는 매개체라고 생각해요. 글이라고 해서 다 잔잔하진 않을 테지만, 서면에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서 정할 수 있는 거니까요. 무척 야하게 써도 야하지 않은 것처럼 표현할 수 있는거고요. 지금 퀴어라는 것을 성적인 것으로 몰아가는 것 같아서 지금 좀 그렇긴 한데, 퀴어문학이 저에게는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건 변함이 없어요. 저를 나타낼 수 있는 좋은 매개체거든요.
빨강 : 그럼 이제 제가 주황님께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것들 여쭤보려고 하는데요. 본격적인 휴가철도 다가왔고,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이기도하고, 주황님 여행도 좋아하신다고 하셨으니까, 일곱 번째 질문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이 어땠는지?’입니다.
주황 : 이게 두 가지를 저는 생각을 해봤거든요. 진짜 좋았던 동심속에 묻혀진 기억이 하나 있어요. 초등학교 3,5학년때 캐나다에 있는 삼촌네에 혼자 한 달 동안 가서 머물고 했거든요. 여름에 한 번, 겨울에 한 번 갔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서양문화라고 해야하나 영화나 음악이나 이런것들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처음 갔을 때 겨울이었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날 도착을 했어요. 그런데 그곳의 크리스마스는 뭔가 다르게 느껴지더라고요.
빨강 : 그렇죠? 그때쯤에는 완전 축제니까요.
주황 : 그래서 그게 지금도 동심 속에 파묻혀서, 그때도 이렇게 아름다웠는지 모르겠지만, 동화속 이야기처럼 느껴져요. 그래서 전 미국보다는 캐다나에 로망이 있어요. 언젠가는 내가 저곳에 살리라, 이런 거요.(웃음)
빨강 : 캐나다 좋죠. 그럼 그렇게 어렸을 때 갔던 여행이 있었고.
주황 : 또 하나는 가장 최근에 했던, 제주도 여행이예요. 애인이고 친구고를 떠나서, 애인이랑 함께갔지만, 엄마랑 함께하지 않은 첫 여행인 것 같아요. 오로지 내가 모은 돈으로 갔던 첫 여행이었어요. 그런데 또 하나 더 새로웠던 건, 굉장히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때에 그게 해결이 되지 못하고 떠났다는 거예요. 그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이유도 애인이었지만, 애인이랑 힘들었는데, 그거를 해결을 짓지 못하고 비행기 티켓은 끊어놨고…….
빨강 : 싸운 상태로 갔군요.
주황 : 그렇죠. 게스트하우스고 뭐고 다 빌려놨는데. 이거를 다 취소시킬 수는 없는 거예요. 그 애인과 가서 풀어야겠다는 마음보다, 너무 아깝다, 나는 내 시간이 너무 아깝다, 공들여서 여행스케줄을 다 짰는데, 이걸 포기할 수 없다, 이러고 헤어지네 마네까지 갔었는데, 갔어요. 여행을. 그런데 붙어있어야 하잖아요. 4박 5일 내도록 걔만 봐야하잖아요. 처음에 딱 제주도 도착했을 때 저는 아직 감정적으로 힘들었는데, 걔는 다 풀어진 상태였거든요. 걔는 막 신났는데, 난 신날 수도 없고, 기분은 좋은데 왠지 안 좋아야 할 것 같고, 그렇더라고요. 첫날은 그렇게 넘어갔는데, 둘째날 밤을 새도록 이야기를 했어요.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고, 납득이 갔고, 이해가 되어졌죠. 나머지 2박3일은 무척 행복하게 보내고 왔던 것 같아요.
빨강 : 그러면 다음 질문 드릴게요. 일전에 우리 봄에 만났을 때, 주황님께서 저한테 ‘모태신앙으로 기독교를 믿고 있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잖아요. 저는 항상 종교에 대해서 궁금했었거든요. 한 번 가보고는 싶었는데, 부모님의 격한 반대로 가지 못하고, 궁금하더라고요. 우리나라의 대다수의 사람들은 교회를 다니고 있고, 그런 교회의 영향이 아직도 많이 미치고 있고, 그런 종교가 과연 무엇일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기 때문에, 그래서 드리는 질문입니다. 주황님이 생각하는 종교라기 보단 ‘신앙심’이 어떤 건지 듣고 싶습니다.
주황 : 저는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어요. 신앙심은 저의 삶이예요. 모태신앙이 원래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신앙을 가졌다해서 모태신앙이잖아요. 그런데 신자들끼리 웃는소리로 모태신앙을 뭐라고하냐면 ‘못해신앙’이예요. 못한다.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기도도 더 안하고, 말씀도 더 안읽고, 이런 우스갯 소리로 하거든요. 왜냐면 삶이 익숙하니까. 매 주일에는 교회를 가야하고, 헌금을 챙기는 게 익숙하고, 십일조를 떼는 게 익숙하고, 그러니까 이제 더 열정 있게 안하게 되는 거죠. 그냥 20년 평생을 한 사람을 사랑했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그래서 항상 신자들 끼리 이야기하길, ‘첫사랑을 회복하자’라고들 하거든요. 그런 식으로 제 삶에서 신앙심이란 제 삶 그 자체죠. 그런데 이제 최근 들어서, 아주 많이 느꼈어요. 제가 기독교 임에도 불구하고 기독교인들이 그렇게 치를 떠는 이쪽에 있잖아요? 우리들 쪽에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믿는 성경이라는 곳에는 정말로 뚜렷하게 남자가 여자 쓰기를 버리고 이런 구절들이 있는데.
빨강 : 그건 어떤 구절이예요?
주황 : 로마서에 나오는 구절인데, 사람들이 타락해서, 남자가 여자 쓰기를 버리고 서로 음색하여, 같은 저도 지금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런데 이게 너무 탁탁탁탁 나와 있어요. 여기도 나와 있고, 저기도 나와 있어요. 로마서에서만 그런 말이 있으면 ‘아, 로마 사람들이 너무나 타락해서 사랑이라고 볼 수 없는 욕망들 때문에 성경 구절에 이렇게 쓰여 있나보다’라고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많은 곳에서 ‘동성애는 죄다’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사람하는 사람이 여자인데……. 그래서 마음이 많이 복잡해요. 요즘에는 이런 생각도 들어요. 렛세이에도 썼었는데, 만약이 신이 나를 창조했고, 이 세상을 다 창조했고, 그 신이 정말 나로 하여금 그를 사랑하기를 바라고, 그만 바라보고 살기를 바라고, 그랬다면 그가 과연 그랬을까? 애초에 그 사람이, 사람이라고 할 수 없죠? 그 신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주에 있는 존재인가. 목사, 목사가 한 평생 백년을 바쳐서 하나님을 믿어도, 무한한 시간을 살아가는 신을, 그 분을 다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들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들 때 내가 의지할 수 있고, 내가 어려울 때 바라보게끔 하는, 내가 어떤 일이 생길 때, ‘아, 그래서 이렇게 된거구나’라고 납득할 수 있게 하는……그런 것 같아요. 신은. 제 삶이 무척 복잡한데, 어떻게 보면 무척 단순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것 같아요. 어렵네요.
빨강 : 그렇군요.
주황 : 이렇게 생각해요. 어쨌든 인류는 수천 년간 살아오면서 틀을 만들고, 그 틀안에서는 상식이라는 것이 있잖아요. 그 상황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해 과정 없이 무턱대고 전하려 한다면 진심이 있어도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빨강 : 무슨 뜻인지 이해가 조금 되네요. 어떤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쪽은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하는 거고, 한 쪽은 이해시킬 준비를 해야하는 거란 거잖아요. 아까 뭔가 퀴어 문학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고. 굉장히 좋은 이야기였어요. 감사합니다.
주황 : 감사합니다. (웃음)
저는 정말 조금 이해가 됐어요.(웃음)
주황 : 다행입니다. 기독교인으로써. (웃음)
빨강 : 지금 이제 그러면, 3월부터 7월까지 거의 반년을 글을 쓰고, 2주마다 한 번씩 주제회의를 하고 그러고 있죠. 이번주에도 초안을 써서 올리셔야 합니다.
주황 : 네 얼른 올려야죠(웃음)
빨강 : 이렇게 같이 글을 써온 다른 렛세이어들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
주황 : 일단 이렇게 만나게 되어서 너무 기쁩니다. 제 글만 이렇게 쓰는 게 아니라 여덟명의 각기 다른 색을 뽐내는 사람들이 만나서 무지개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좋은 것 같아요. 너무 멋진 일인 것 같고요. 그런 일을 통해서 퀴어라는, 우리라는 것을 말할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는 것 같고, 글을 쓰는 방법, 표현 이런 것들도 배우고 있고요. 또 이럴 때는 이렇게 생각하고, 저럴 때는 저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라며 생각의 폭을 넓혀가는 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또 글 읽다보면 여덟명이 어쩜 이렇게 다른지, 소름 끼칠 정도로 좋아요. 우리가 너무 좋아요. 그리고 앞으로도 부족하지만 나란히 손 잡고 한 길 쭉 걸어가길 바랍니다.
빨강 : 그랬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렛세이를 읽어주시는 독자분들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주황 : 다 똑같은 마음이겠죠. 부족하고 부족한데도 글을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작은 표시나마 읽고 계시다고 표현해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고요. 제가 다 위로를 받는 것 같아요. 글을 쓰면서, 또 글을 읽으면서 느껴요. 세상 사람들이 정말 다 다르구나, 그렇지만, 또 다 비슷하구나 라는 것을 느껴요. 퀴어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우리가 될 수도 있지만, 또 그 안에서 제각기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라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 같아요. 앞으로 열심히 열심히 배우면서 저를 더 잘 나타낼 수 있는 그런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세요.
빨강 : 오늘 너무 감사합니다.
주황 : 감사합니다.
주황님을 볼 때마다 작은 거인이 생각납니다. 액자 틀을 깨고 넓은 벽을 가득 채우는 꽃 그림이 생각나기도 하고요. 오늘도 저는 주황님에게 많은 것을 느꼈고, 배웠고, 또 한층 더 넓어졌어요.
사람과 만나는 것은 그런 것 같습니다. 오고가는 진실한 대화 속에 내면이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뻗어나가는 그런 것 같아요.
다다음주에는 주황님이 노랑님을 만나 인터뷰 하게 됩니다.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주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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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 입니다.
[렛세이] 앗! 정말 감사합니다, 영수님! 미처 확인하지 못해서 부끄럽네요ㅠㅠ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