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후각이 죽으면, 예의도 죽는다
①나는 101살#26》AI수정 및 협업》내가 이렇게 산다.
by관찰작가의 여유시간
Aug 5. 2026
날이 더워지면 안 나던 냄새도 유난히 많이 느껴진다. 후각이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여름의 밀폐 공간은 때로 고통에 가깝다.
노넨알데하이드 냄새는 통계적으로 40대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정작 그 냄새를 풍기는 본인은 물론이고, 누군가는 그 존재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SNS에 노인 냄새에 대한 글을 올리면 "대체 무슨 냄새냐"는 반문과 "너무 과민한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린다. 뇌의 후각 기능이 저하되어 정작 본인은 자신의 체취를 전혀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냄새를 못 맡는 이들일수록 몸에 독한 냄새를 항상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몸에서 어떤 향이 나는지 깨닫지 못하는 감각의 마비는 잘못된 대처로 이어진다. 이 냄새를 없애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주 씻어 피지산을 닦아내는 기초적인 청결이다. 하지만 씻는 대신 온몸에 향수를 과하게 뿌려대는 이들이 많다. 뇌 기능 저하로 후각이 무뎌진 상태에서 자신의 코끝에 겨우 희미하게 스치는 그 향수 향을 맡으며, 남들에게도 오직 그 좋은 향기만 전해질 것이라고 착각한다.
씻지 않은 피지 위에 겹겹이 얹어진 강렬한 인공 향료는 노화취와 지독하게 엉켜 붙어 전혀 다른 차원의 악취로 변한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그 냄새는 벽처럼 밀려든다. 숨을 짧게 끊어 쉬며 층수 표시등만 응시한다. 열림 버튼을 누르고 싶은 충동을 참는 몇 초가 유난히 길다. 그 옆에서 냄새의 주인은 무던한 표정으로, 때로는 가벼운 목례까지 건네며 서 있다. 자신이 좋은 향을 풍기고 있다고 믿는 얼굴에는 한 점의 의심도 없다.
냄새를 인지하지 못하는 뇌의 퇴행, 그 실체를 모르는 타인의 무신경함, 씻는 대신 향수로 덮으려는 오판이 얽혀 이 풍경을 만든다.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내린다. 좁은 상자 안에 갇혀 있던 냄새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복도로 흩어진다. 남은 것은 참았던 숨을 뱉어내는 몇 사람의 얼굴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