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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환경기업 카본엔지니어링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지역에서 공기 중 이산화탄소(CO2)를 모아 연료로 재활용하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수백개의 거대한 팬을 돌려 이산화탄소를 모은 뒤 물에서 추출한 수소와 화학 반응해 가솔린과 같은 합성 연료를 생산한다.
지난 2015년 900만달러(약 102억원)를 들인 이 시설은 하루에 약 1t의 이산화탄소를 모은다. 자동차 100대가 하루에 내뿜는 이산화탄소 양이다. 1t을 모으는 데 드는 비용은 94달러다. 지난 2011년 600달러였던 생산 비용을 6분의 1로 줄인 것이다. 이런 친환경 설비가 손해 없이 스스로 굴러가는 마지노선은 비용 90달러다. 이산화탄소 1t에서 생산하는 연료(160L)에다 탄소배출권과 정부 보조금까지 합치면 경제성이 생기는 것이다. 돈을 벌면서 온실가스를 줄일 획기적인 방안이 등장한 것이다. 스위스 환경기업인 클라임웍스도 지난 2017년부터 취리히에 이산화탄소를 모아 메탄을 생산하는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글로벌서모스탯도 지난해 앨라배마주에 이산화탄소 포집 시설을 건설했다.
이 기술은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가 꼽은 올해 10대 혁신 기술이다. 매년 10대 혁신 기술을 선정하는 '매사추세츠공대(MIT) 테크놀로지 리뷰'는 올해 빌 게이츠에게 기술 선정을 의뢰했다.
빌 게이츠는 "1913년 34세였던 인류 기대 수명은 이제 71세"라며 "장수하는 인류를 위한 기술을 찾기 위해 선정 기준을 '웰빙(삶의 질)'으로 삼았다"고 했다.
◇'웰빙' 가져오는 혁신 기술
빌 게이츠는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기술로 소형 캡슐형 장기 검사기, 조산(早産) 예측 기술, 하수도 없는 위생 시설 등을 꼽았다.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은 캡슐을 삼키면 내시경처럼 장기를 검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일반 알약처럼 생긴 이 캡슐은 소형 현미경과 3차원(3D)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장기 내부 표면을 촬영해 입체 영상을 만든다. MGH는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장 기능 장애 원인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이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혈액 검사로 임신부의 조기 출산 위험을 예측하는 기술도 선정됐다. 미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임산부 혈액에서 DNA와 같은 여러 유전물질을 분석해 조산 가능성을 판별한다. 연구진은 5년 내 검사 비용을 10달러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매년 전 세계에서 1500만명의 미숙아가 태어난다. 의료진은 이 검사가 보편화되면 영·유아 사망의 주요 원인인 조기 출산을 막는 것은 물론이고 미숙아 생존율도 크게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빌 게이츠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화장실 개선사업 박람회'에 인분(人糞)이 담긴 통을 들고 나와 하수도가 필요 없는 화장실을 소개했다. 미 캘리포니아공대는 물 없이 인분을 처리하는 '에코산(Ecosan)' 화장실을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시범적으로 설치했다.
정화조 속의 배설물을 전기를 이용해 수소와 이산화탄소, 기타 화합물로 분해한다. 전기는 화장실 지붕에 달린 태양 전지판에서 만들어진다. 사우스플로리다 대학이 개발한 '뉴제너레이터' 화장실은 물 없이 미생물을 이용, 인분을 바이오 가스로 바꾼다.
빌 게이츠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차세대 원자력 개발인 소형 모듈 원자로(SMR)를 꼽았다.
미국 원자력 업체 누스케일파워는 지름 2.7m, 높이 20m의 소형 원자로를 사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존 원자로처럼 핵연료를 한 군데 집중하지 않고, 10여 대의 소형 원자로로 나눠 전력을 생산한다. 문제가 생길 경우 해당 원자로만 수리하거나 해체할 수 있어 기존 방식보다 훨씬 안전하다.
백신 기술이 정교해지면서 암을 예방하는 백신도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암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백신을 만들어 암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현재 쓰이는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처럼, 독일 업체 바이오앤택은 구강암·후두암 등 10개 암에 대한 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귀찮은 일은 AI가 대신… 인간은 더 많은 자유 시간 확보
빌 게이츠는 AI 기술을 개인의 자아실현을 돕는 수단으로 바라봤다. 그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는 AI 비서 기술을 통해 보다 가치 있는 곳에 시간을 더 쓸 수 있다"고 했다.
예컨대 식당이나 미용실을 검색하고 예약하는 일을 AI 비서에 맡기고, 남는 시간에 자녀 학교 숙제를 도와주거나 공동체를 위한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기술 발달로 손재주가 뛰어난 로봇도 등장할 전망이다. 미 AI 업체 오픈에이아이는 사람 손동작을 흉내 내는 AI '댁틸(Dactyl)'을 개발해 시험 중이다. 지금까지의 로봇 손기술은 식탁 위 컵을 집거나 놓는 정도의 단순 동작을 따라 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댁틸은 큐브 퍼즐을 맞추는 것처럼 로봇이 따라 하기 어려웠던 복잡한 손동작도 할 수 있다.
MIT 테크놀로지리뷰는 "로봇은 궁극적으로 도우미처럼 가정에서 식기세척기를 돌리고 침대에 누워 있는 할머니를 부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MIT는 이 밖에도 분뇨로 인한 대기·수질오염을 일으키는 기존 축산업을 대체할 인공 고기 제조 기술, 의료용 기기 수준의 정확도로 심전도 측정이 가능한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기도 혁신 기술로 선정됐다.
[출처] 조선일보
[원문보기] 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4/20190314001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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