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위기에 빠진 한국축구를 구한 “라이언 킹” 이동국이 오는 10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리는 프로축구 삼성하우젠컵 2005 전남 드래곤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포항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동국이 이날 경기에 출전하게 되면 2002년 11월 17일 성남과의 홈 경기 이후 2년5개월만에 포항 유니폼을 입고 출전하게 된다. 이동국은 지난달 26일 전역 후 31일 포항으로 선수등록을 마치고 현재 팀 훈련에 참가중이다.
그 동안 이동국은 지난 2006독일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월2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30일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당한 부상(다리) 치료를 마치고 4월6일부터 팀훈련에 합류하였으며 현재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이따마르를 영입하며 공격력을 보강했던 포항은 이동국의 복귀로 자타가 인정하는 K리그 최강의 공격진을 보유하게 됐다. K리그를 대표하는 내외국인 골잡이들이 호흡을 맞추게 됐다는 점에서는 90년대 중반을 풍미했던 ‘황선홍-라데’ 콤비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여줄 지도 모른다는 팬들의 기대감 역시 커지고 있다. 이동국의 가세로 다 실바, 따바레즈, 백영철, 남익경 등의 잉여 공격자원을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포항은 파리아스 감독이 지향하는 공격축구에 한층 가까워 질 것으로 보인다.
포항은 현재 승점 9을 기록하며 중간순위 3위에 랭크중이며 “돌아온 라이언 킹” 이동국을 앞세워 선두수성에 도전한다.
※다음은 2년 5개월만에 포항 복귀전을 치를 이동국의 복귀소감 및 인터뷰.
- 오랜만에 포항으로 복귀한 소감은?
2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오니 감회가 새롭다. 내일 모레 전남전을 앞두고 보니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는 마음이다.
- 상무에 입대할 당시에는 팀에서 어린 축에 속했는데, 어느새 중고참의 위치로 돌아오게 됐다. 남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
돌아와 보니 군대 가기 전에 있던 멤버 중에는 김병지 선수 한명만 남아있더라. 예전에 내가 알던 팀이 아니라 다른 팀에 온 것처럼 약간 낯선 느낌이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어린 선수들 중에는 아직 이름을 모르는 선수들도 있는데, 팀에 빨리 적응해서 어색함을 극복해야겠다.
군대 가기 전에는 형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됐는데, 이제는 중고참의 위치라 책임감을 많이 느끼게 된다. 선후배 사이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도록 운동장에서나 밖에서나 모범을 보이겠다. 특히 어린 선수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좋은 선배가 되고 싶다.
- 팀 훈련에 합류한지 얼마나 됐나?
어제(7일)부터 정식으로 팀 훈련에 합류했다.
- 파리아스 감독의 기대가 특별할 것 같다.
감독님께 부상 정도와 치료 상황을 말씀드렸고, 감독님은 치료 마무리 잘 하고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홈경기(17일 대구전)를 준비하라고 당부하셨다.
홈경기가 가장 중요하지만 포항에서 정식으로 복귀 인사하기 전에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감독님께 조금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 몸상태는 어떤가?
MRI 검사결과 오른쪽 허벅지 뒷 근육에 부분 파열이 있다. 그동안 조깅과 웨이트트레이닝 위주로 훈련을 해왔는데, 완전한 몸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풀게임을 소화할 수는 없고 게임 상황을 봐서 후반에 교체 투입되지 않을까 싶다.
- 이따마르, 다 실바 등 다른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춰볼 시간도 없었을 것 같다.
잠시 훈련했기 때문에 호흡 맞출 시간은 없었다. 하지만 워낙 출중한 능력을 가진 선수들이고 그들의 좋은 점을 잘 흡수해 좋은 호흡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 최근 대표팀에서 감각적인 슈팅으로 연달아 골을 성공시키면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데, 골감각이 완전히 살아난 것 같다.
‘쉬운 골’이나 ‘어려운 골’이라는 구분은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골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 중요하고, 앞으로는 쉬운 골도 놓치지 않아야겠다는 각오를 더 다지게 된다. 쉬운 슈팅으로 쉬운 골을 먼저 성공시키다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 포항이 인기구단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본인의 역할이 중요해졌는데.
적잖은 부담감도 있지만 그보다 책임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포항에 있는 동안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굉장히 자존심 상했는데, 마침 상승세를 타고 있는 올해가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생각한다.
K리그에서 몇몇 구단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면면을 따져봤을 때 우리팀 역시 그 팀들과 비교해 부족한 점이 없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홈에서 꼭 승리를 챙기고 어웨이 경기에서 질 게임을 비긴다면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김현식 사장이 이동국 선수에게 각별한 기대를 보였는데, 특별한 당부가 있었다면.
사장님이 많이 아끼고 배려해주시는 것, 특히 부상 때문에 무리해서 운동장에 나가지 말라고 하셨던 말씀은 무척 감사했다. 나 역시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부상관리 잘하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다. 포항과 대표팀 모두에 좋은 모습으로 기여하고 싶다.
- 올시즌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팀 우승이 가장 큰 과제다. 개인적으로는 대표팀과 포항을 오가면서 힘든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컨디션 조절을 잘해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다. 부상 없이 매경기 성실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 뛰고 싶다. 2경기당 한 골씩 넣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 월드컵 예선에서 중요한 고비가 될 우즈베키스탄, 쿠웨이트와의 경기를 연달아 치르게 되는데.
독일 월드컵으로 가기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원정경기에서 사력을 다해 이기고 마지막 홈경기(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편한 마음으로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 축구팬들이 한마음으로 응원해 준다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포항 팬들에게 각오를 전한다면.
오랜 시간 동안 기다려주셔서 감사하다. 그동안 상무에서 충분히 재충전했기 때문에 예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팬들에게 강인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된 것 같아 기쁘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리겠다.
(포항구단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