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강, 2강, 3강을 통틀어 개인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주제가 바로 이번, 육식에 관한 주제였다. 독서교실을 가기 전 날, 사전조사를 하는 날에도 치킨을 먹었고 당일 점심으로도 고기가 들어간 도시락을 먹었으며 그날 저녁 역시 식탁에서 고기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에게 과연 고기는 꼭 필요한 음식인가? 과연 우리의 생존과 영향을 위해 고기가 꼭 필요한 걸까? 그렇다면 우리의 생존과 영향에 필요하다고 해서 동물들의 생명을 단축할 권리가 우리에게 존재하는 것인가? 생명이라는 것은 대체 어느 선까지 위치하는가? 이러한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졌다. 영화 속에서 보았던 돼지들의 눈과 그 끔찍한 환경들이 떠올랐다가도 한순간에 식탁 위의 맛있는 고기를 생각하는 내 자신이 무서웠다. 조별토론에서 먹기 위해, 먹을 목적을 가지고 키운다는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내 자신이 너무 메마른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는 도저히 어떠한 결론을 내릴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금 더 단순히 생각해보기로 하였다.
이 문제는 시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목적어가 아주 조금만 바뀌더라도 문제에 대한 긍정, 부정적인 사고가 확연히 달라진다. 우리가 '먹어도 된다' 하는 기준에서 돼지와 닭, 생선, 소, 개를 비교하면 생명은 다 똑같은 존엄성을 지닌다고 하지만 우리 뇌 안에서는 그들간의 어떠한 순서를 만들고 개는 먹기 좀 그렇지만 돼지와 닭은 괜찮다는 듯이 결론지어버리고 만다. 사실 같은 문제인데도 말이다. 조금 더 단순하게, 일차원적으로 나아가보았다. 현대 우리 사회에서의 육식문화를 생각하지 않고 문명이 시작되던 시기의 가축화에 대해 생각해보는데 과연 몇 사람이 그 시대의 사냥, 먹기위한 가축화를 부정적이게 평가할 수 있을까?
오랜 고민 끝에 내린 나의 결론은 이렇다. 육식에 반대하지 않는다. 내가 육식을 좋아하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어서가 이유가 아니다. 문제는 과도한 소비로 인한 도덕성이 결여된 축산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 법이다. 우리는 적정선을 찾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