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산책 1>
배우고 수시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벗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온다면 즐겁지 않겠는가?
남이 알아주지 않더라도 서운해하지 않는다면 군자답지 않겠는가?”
學而時習之면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有朋이 自遠方來면 不亦樂乎아(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
人不知而不慍이면 不亦君子乎아(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논어 책 제일 첫 머리에 나오는 말이다. 공자가 제시한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 즉 삼락(三樂)이다. 락은 오늘날의 행복이라는 개념과 같다. 공자는 세 가지 행복 조건으로 (1) 학습(배우고 실천), (2) 좋은 친구(붕우), (3) 의연함(천리)을 제시하였다.
학습은 배우고 때에 맞추어 실천하는 것이다. 벗이 먼 곳으로부터 찾아오는 것이 두 번째 락이다. 벗에는 두 가지가 있다. 붕(朋)과 우(友)이다. 붕은 같은 스승에서 배운 벗(同門曰朋)이고 우는 뜻이 같은 벗(同志曰友)이다. 여기서는 좋은 친구로 붕을 삼았으나, 원저에는 '우붕'이라 하였기 때문에, 좋은 친구는 붕과 우를 말한다. 마지막으로 의연함이다. 의지가 굳고 천리에 순응하는 것이 의연함이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내가 쓰임을 받지 못해도, 모임에 초대를 받지 못하여도 등등의 잡다한 세상살이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자세, 사물에 쉽게 동하여 내 마음과 심성을 스스로 괴롭히는 일을 함이 없이 하늘의 이치대로 의연한 생각으로 지낼 수 있는 것을 세번째 낙, 즉 행복이라고 하였다.
삼락에서 첫째인 학습은 나 자신의 문제이다. 자신의 내면을 충실히 하고, 자아를 바르게 형성하게 해 준다. 두 번째인 좋은 친구는 외면의 나이다. 인간관계, 사회생활에 대한 나의 대처이다. 사회를 살아가면서 나 자신만의 실력과 인품으로는 부족하다. 세상에는 생각이나 능력이 다른 사람들이 무수히 살아간다. 그런 사람 중에서 나와 뜻이 맞는 우인이나 조건이 유사한 붕을 만나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지혜가 매우 필요하다. 그러므로 두 번째 조건은 사회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의연함이다. 이는 자신의 내면이기도 하지만, 하늘의 순리대로 흔들림없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천(天)과의 관계이다. 그러므로 삼락의 학습은 자신, 좋은 친구는 사회, 의연함은 천지이다. 나와 사회(세상)와 하늘이 삼위일체가 되어 서로 통하고, 연결되어 있을 때, 우리는 진정 낙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공자의 삼락이다.
공자가 제시한 인생 삼락, 세 가지 행복은 이후 동양 사회의 선비, 유학자들의 로망이 되었다. 뿐만아니라, 논어 첫 글자(學) 하나로 인하여 공자 이후 수천년간 동양 사회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지향점이 되게 하였다. 논어 책 글자 수가 1만1천자가 넘는데, 가장 첫 글자가 학(學)이다. 논어는 과거 동양에서 가장 많이 읽힌 최고의 베스트 셀러 같은 책이었으므로, 동양 사람들이 배우기를 돈 버는 일보다 더 중요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인생 삼락, 학습, 붕우, 의연함 이 세 가지를 일상에서 갖추어 나간다면 삶에서 진정한 낙을 지닐 수 있지 않을까? 참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