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예수(2) - Q복음서와 초기 기독교 공동체
1. 『잃어버린 복음서』의 저자 버튼 맥은 Q복음서의 발견으로 예수에 대한 전승이 어떤 과정을 통해 전개되었는가를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정경의 4복음서를 비롯하여, 외경의 복음서들은 모두 ‘예수’에 대한 어떤 신화적 해석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러한 ‘신화 만들기’는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따른 대응이었고 공동체의 존립을 위한 투쟁이었다는 것이다. ‘신화’는 단지 하나의 규정을 넘어, 공동체 구성원들의 지향점과 존재를 결정짓는 핵심적인 가치였기 때문이다.
2. Q복음서의 전승층을 분석하면 3개의 전승이 복합되었음을 찾아낼 수 있는데, 먼저 처음 단계의 ‘지혜의 교사’에서 다음 단계의 ‘묵시종말론적 예수’로의 전환을 파악할 수 있다. ‘묵시적 예수’ 묘사에서도 유대교 집단과의 갈등과 성전 파괴라는 변화된 사회적 환경에 따라 또 다른 구분이 존재한다. Q공동체는 ‘지혜의 스승’ 예수를 변화된 환경 속에서 묵시종말론적인 예수와 결합시켜야 했다. 그들이 선택한 것은 히브리 성서에 등장하는 ‘지혜의 말씀’과 ‘사람의 아들’이라는 개념이었다. 예수의 지위와 권위는 격상되었고 예수의 말씀을 지킨다는 관점이 아니라 예수에 대한 충성심이 중요한 초점되게 되었다. “예수는 더 이상 견유학파의 스승처럼 모든 사람들이 실천할 수 있는 생활방식을 가르치는 역할이 아니라, 권위자의 모델, 심판자, 하늘나라의 구좌를 관리할 능력자로 그 이미지를 바꾸어 놓은 것이다.”
3. Q복음서를 통해 추적할 수 있는 전승의 변화는 정경 및 외경의 복음서에 나타난 예수에 대한 이미지 변화가 발생했던 상황을 짐작하게 해준다. 예수를 추종한 공동체들은 각기 새로운 변화 속에서 예수를 새롭게 만들어야 했고, 그러한 변화에 하나의 모델이 되어준 것이 바로 Q복음서였던 것이다. 맥은 Q공동체 이후 만들어진 각각의 공동체와 Q와의 관계를 아래와 같이 정리하였다. 이번 글에는 Q와 이들 기독교 문서와의 관계에 대한 저자의 발언을 정리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려 한다. 궁극적으로 이런 관점은 ‘역사적 예수’에 대한 진정한 자료가 없다는 부정적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모든 기독교 문헌은 모두 ‘신화 만들기’의 결론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4.(마가복음) “마가의 창작은 세 가지를 결합시켜 만든 것이다. 1) 그리스도 예배로부터의 전승들(예컨대 예수의 죽음을 순교로 보는 견해, 예수의 죽음을 기념하는 만찬 등) 2) Q공동체 이외의 다른 예수 운동들로부터 나온 자료들(예수가 논적들과 논쟁하는 선언설화, 기적 설화 등) 3) Q를 구성하는 자료를 결합”
5.(도마복음) “도마공동체는 Q와 마가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신화적 선택들 가운데 묵시종말론적인 사람의 아들의 신화와 지혜의 특사, 혹은 예수를 예고한 예언자의 개념을 멀리했다. 대신에 그들은 예수를 지혜의 아들 또는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하는 신화를 선택하여 그것을 ‘서사시적 이야기-묵시종말론적’인 구조로부터 분리시켜 그의 가르침을 신적인 지혜의 성육신으로서 자기 자신을 아는 표징으로서 발전시켰던 것이다.”
6.(마태복음)“마태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수의 가르침이었지, 새 종교를 일으킬 큰 뜻을 위한 예수의 사회비판이나 정치적 프로그램 또는 묵시종말론적 비전이나 순교 같은 것이 아니었다. 마태에 의하며 예수의 가르침은 ‘토라’에 기초를 둔 유대교의 윤리적인 규례의 최고의 목적을 파악한 것이며 그것을 이방사람에게도 유효하게 만들었다. 마태는 마가의 설화 속에 Q를 다섯 개의 인스트럭션 묶음으로 나누어서 삽입하였다(그 결과 Q는 매장되었다)”
7.(누가복음) “누가의 과제는 교회가 로마의 질서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사회에 대한 그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공헌을 변호하는 일이었다. 누가가 Q를 취급한 방식, 즉 자기 자신의 시대를 위해 적합성이 있는 인스트럭션의 지침서로 보존할 가치가 없는 문서로 취급한 방식이야말로 현대에 와서 Q문서를 복원할 수 있게 해 준 누가 문서 작성의 특징이었다.”
8.(바울공동체) “이 새로운 종교적 공동체는 초월과 변화의 상징을 중심으로 하는 신화적 세계 속으로 들어감으로써, 문화 전통들로부터 자유를 축하하며 사회적 제약을 초월하는 개인적 체험을 찬미하는 공동체였다. 개인적인 변화로서의 회심이라는 개념이 나타난 것은 그리스도 예배 가운데에서 되어진 일이었지, 예수운동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었다.”
9. 버튼 맥은 초기 예수운동에서는 예수의 죽음에 대하여 ‘대속적 죽음’이라는 인식이 없었고, ‘최후의 만찬’은 예수의 죽음을 의례만들기라는 신화적 작업의 결과로 재해석 하였다고 분석한다. Q복음서 분석을 통해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예수는 당시의 시대적 혼란 속에서 개인의 보호와 자유를 위한 윤리적 지침을 제시한 지혜의 교사였지만, 이후 변화된 시대적 환경 속에서 예수의 추종자들은 ‘예수’를 히브리 성서에 등장하는 묵시종말론적 이미지와 결합시켰고 그런 변화가 누적됨으로써 예수는 더 이상 인간이 아닌 신적인 존재로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Q복음서는 예수의 ‘신화만들기’ 과정에 대한 매우 중요한 자료였고 여전히 중요하게 취급될 것이다.(하지만 바울공동체와 같이 역사 속에 존재했던 예수에 대한 관심 대신 ‘신앙의 그리스도’만을 중시하는 집단에게 Q복음서는 신앙의 견고함을 부식시키는 위험한 요소로 취급될 것이다. 성직자들 중에는 성서학자들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제법 많이 볼 수 있는데 ‘역사적 예수’는 ‘신앙의 그리스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역사적 예수’ 영역은 신앙 공동체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결코 아닐 것이다. ‘신앙’은 결국 ‘신화’에 대한 자발적인 복속이기 때문이다.)
첫댓글 - 순수의 시대는 항상 있었다. 열정의 시대가 지나면서 점차...... 인간의 속성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