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중순에 꽃차례가 한창인 붉나무
나무에 꽃이 별로 보이지 않는 늦여름
원뿔모양의 꽃차례에 꽃대는 곧추 세우고 연노란색의 꽃이 피우고 있다.
원주가는 고속도로 갓길과
터널입, 출구의 위쪽에 유난한
꽃차례가 시원스럽다.
실은, 이 나무는
가을단풍이 산자락에 내려오기 전인
10월 초, 중순에 단풍이 아찔하게
아름다워 이름까지 붉나무라 했단다.
햇빛을 좋아하여 다른 나무를
베어버린 벌채지에 흔히 자란다.
단풍이 드는 여러 나무 중에서
유독 붉나무만을 골라 붉음을 뜻하는
‘붉’자를 붙여줄 만큼 단풍이 아름답다.
* 붉나무를 천금목(千金木)이라
부르는 까닭은?
1. 예쁜 단풍은 기본이다.
2. 갓끈과 구슬을 만들고
귀신도 쫓는다.
※《산림경제》에는 “천금목을 깎아 갓끈을 만들거나 구슬을 만들어 찬다”라고 하였으며,
“귀신을 쫓아낸다”라고도 했다.
3. 소의 병도 고친다.
※ “소가 병이 들면 천금목을 베어다가
외양간에 두르거나 잎을 잘게 썰어 풀과
같이 섞어 먹이거나 끓여 먹이기도 한다”
4. 붉나무에서 소금이 나온다.
이래서 붙여진 또 다른 이름이
염부목(鹽膚木), 혹은 목염(木鹽)이다.
※ 붉나무열매의 능금산소금
단풍이 들기 전부터
소녀가 긴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것처럼
아래로 처진 열매대궁이 열린다.
여기에 팥알 굵기만 한 동그란 열매가
헤아릴 수 없이 열리는데,
가을이 되면 겉에 하얗게 밀가루를
발라둔 것처럼 변한다.
여기에는 칼륨염 결정이 포함되어 있어서
익으면 제법 짠맛이 난다.
옛날 산골에서는 이를 모아 두었다가
소금 대용으로 쓰기도 했다.
능금산칼슘이 주성분이므로 나트륨이
들어 있는 일반 소금과는 근본이 다르다.
5. 약재와 염료약으로 쓰이는
귀중한 열매 오배자가 있다
※ 오배자(五倍子)
붉나무는 작은 잎의 대궁에
좁은 날개가 붙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는 진딧물 종류인 ‘이부자진딧물’이 기생하여 잎의 즙액을 빨아먹으면
그 자극으로 주변이 풍선처럼 부풀어올라
거기에 벌레집을 만든다.
안에 들어간 진딧물은 단위생식을 반복하여 개체숫자를 늘리고, 계속 즙액을 먹으면서 벌레집을 점점 더 크게 만든다.
가을이 되면 아기 주먹만 한 벌레집이
생기는데, 안에는 약 1만 마리의
진딧물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이 진딧물이 다 자라서 구멍을 뚫고
탈출하기 전에 벌레집을 모아 삶아서
건조한 것이 오배자(五倍子)다.
오배자에는 타닌이 많게는 50~70퍼센트를 함유하고 있어서 가죽을 다루는 데
꼭 필요하고, 검은 염료를 얻을 수 있어서
머리 염색약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오배자는 약재로도 널리 쓰였다.
《동의보감》에 보면
오배자를 ‘붉나무 열매’라 하여
속에 있는 벌레를 긁어 버리고,
끓는 물에 씻어서 사용했다고 한다.
“폐에 풍독이 있어서 피부가 헐거나
버짐이 생겨 가렵고 고름,
또는 진물이 흐르는 것을 낫게 한다.
다섯 가지 치질로 하혈이 멎지 않는 것, 어린아이의 얼굴과 코에 생긴 감창(疳瘡),
어른의 입안이 헌 것 등을 낫게 한다”라고 했다.
* 붉나무에서 옻이 오를까요?
옻나무에 스치기만 해도 옻이 오르는
분들은 붉나무도 피해다닙니다.
붉나무는 옻나무목 옻나무과 소속이고
모양새도 개옻나무를 닮아 조심스럽죠!
하지만,
붉나무엔 독성이 없어
옻에 오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예민한 사람들은
피할 필요는 있겠죠!
마음먹기 나름이니...
* 또 다른 이름
위에서 언급된 천금목(千金木),
염부목(鹽膚木), 목염(木鹽)이외에도
오배자나무, 굴나무, 뿔나무, 불나무(단풍이 붉에 들어 불난 것 같다하여)라고도 불리웁니다.
* 개옻나무와 참옷나무, 붉나무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