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겨울비가 촉촉히 대지를 적시고 있다.
얼마전엔 올들어 가장 추운 한파와 폭설이 경기북부와 영동지방을 강타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봄기운이 완연한 전국적으로 영상기온이 며칠 이어지더니 어제 늦은 밤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우리 농장 온갖 수목들의 긴 동면을 위해 하늘에서 마지막 선물을 준 거 같다.
시기적절한 겨울비 같은데 마치 봄비처럼 포근한 느낌을 받는다.
보통 겨울비 뒤엔 추위가 닥쳐오지만 우선은 참 아늑하고 차분한 겨울비다.
겨울에는 따가운 햇살도 없고 화창한 날이 적기에 오히려 겨울에 나무들이 시나브로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
봄이 다가올 무렵 갑자기 나타나는 고사현상을 볼 수 있는 데 바로 겨울에 눈이나 비가 적어 건조함이 주원인이다.
옛말에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 다음 해엔 풍년이 든다고 했다.
이말은 겨울에 땅속에 물을 저장해놔야 여름에 물이 펑펑 쏟아진다는 얘기다.
즉 도랑에 물이 마르지 않아 농사를 잘 지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깊은 계곡엔 물이 마르지 않는다.
늘 우리들의 마음속에도 땅속깊이 수맥이 흐르듯 따뜻한 온정과 포용의 물결이 일었으면 한다.
수목들도 겨울철이라고 모든 기관이 멈추지는 않는다.
다만 그 기능을 절약하고 아껴 봄에 분출하려는 전략적인 작전인 것이다.
조금 더디게 움직이지만 내부적으로 모든 기능을 전부 작동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자.
이렇듯 우리 인간역시 춥다고 움츠리지 말고 아지랑이 피는 봄이 곧 찾아 온다는 기대와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하겠다.
밤과 낮이 바뀌듯 계절도 반드시 바뀐다.
이 겨울비는 지표면에 스며들어 수목들의 자양분을 만들 것이다.
이 겨울비가 헛되지 않게 나무들 역시 지혜롭게 저장하여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리라는 기대가 크다.
어제는 하루종일 대밭옆에 심어논 나무위로 넘어져 있는 대나무를 베었다.
아울러 몇 년씩 묵혀논 나무들의 수형을 잡거나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강전을 했다.
조금은 아쉽지만 과감한 전정을 통해 새로운 탄생을 기대해서다.
따다 남겨놓은 양다래를 따다 눈을 다쳐 응급조치하고 나머지 수확했다.
우리식구들 먹기위해 다래 발효음료를 만들기 위해서다.
또 집안에서는 간만에 메주를 만들고 있었다.
밖에 걸어논 솥단지에 콩삶아 두 딸들이 예쁘게 메주 15덩이를 만들었단다.
어제 하루 일의 양이 이틀양이다.
어제 고생했다고 두 딸을 위해 피자 한 판 사줬다(할머님이).
낙엽이 나무들마다 수북히 쌓였다.
바람불면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데 비에 젖은 낙엽이 제대로 자리잡아
이제는 겨울나는 보온 덮개로써 그리고 거름이 되어 줄 것이다.
자연 즉 낙엽은 보은의 법칙을 잘 안다.
싹을 틔워 큰 잎으로 거듭나게 해준 나무에게 반드시 위 두 가지의 방법으로 은혜를 갚는 것이다.
이 두가지의 보은의 시간에 이 겨울비의 역할이 아주 유효한 것이다.
가지와 잎에 쌓은 이 물질을 씻어내리니 나무마다 윤이 난다.
물기가 마르지 않은 잎에 매서운 칼바람이 스치면 얼마나 차가울까?
그래도 역시 겨울비는 겨울비다.
이 비 그치면 반드시 추위가 기다렸다는 듯 찾아 올 것이다.
식물도 대처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여 왔듯,
우리 카페 회원님들과 가족들 역시 추위에 대비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하였으면 한다.
조석으로 일교차가 심하다 이번 아들 군입대로 경기도 포천을 갔더니 길가에 녹지 않은 눈이 쌓여 있었다.
남부지방에서는 아직 눈이 내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인가 보다 생각했다.
서울일산과 경기지방에 입성해보니 확연히 이쪽의 기온과 스쳐지나가는 산들의 나무들을 보고 추운지방임을 금새 알아 차린다.
생태계상 식물분포도를 보더라도 여기 나무지방과 다르다.
그쪽은 낙엽활엽수가 많고 중부남부로 내려올수록 소나무가 많다.
다시말해 서울근방의 산은 황량한 느낌이 들고 남부지방의 산은 신선한 청량감이 든다는 것이다
기온차가 달라 나타나는 지극히 자연적인 현상이다.
이번 겨울비로 공중에 떠다니는 미세번지가 사라졌다 한다.
즉 미세먼지 제로라는 말이다.
푸르고 푸른 우리 강산이 언제부터 미세먼지 농도를 알리고 주의를 했던가!
산업화(개발+난개발)가 낳은 결과로 이럴때 간간이 내린 비는 아주 고마운 존재다.
이땅 발길닿은 어느 곳이든 쌓여있을 미세번지를 비롯 조류들의 배설물까지 말끔이 씻어 내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