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올해는 여행지 선택을 아프리카로 계획하고 2월부터 팀 구성이 있으면 출발하려 하였으나, 아프리카는 쉽사리 팀구성이 되지 않았다. 그러다 동남아로 급선회하여 동남아 몇 개국을 돌아볼 요령으로 알아보다가 필리핀에서 다이빙 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의가 들어와 후다닥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사실 마눌과 함께 하는 여행에서 다이빙을 하지 않기로 약속을 하였던터라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함께 떠나게 되었다.
3월 31일 새벽 1시 40분 인천발 세부행 비행기에 마눌과 샌디에이고에서 오신 김지홍(치과) 원장님과 함께 하였다. 김원장님은 다이빙을 하신지 오래 되었고 대구에 계시는 석근 형님과 친분이 두텁고 지난해 가을에 원장님이 태평양에 오셔 몇 일간 다이빙을 하셨더랬다. 최근에 좋은 카메라를 구입해 열정적으로 수중사진을 하고 계신분이다. 공교롭게도 좌석이 일반석의 상석인 28열 C,D,E 라 대화를 하면서 갈수 있었다.
세부 공항에 포비다이버스의 임희조 강사가 마중나와 후덥지근한 세부 날씨에 땀을 흘리면서 호텔을 향하였다. 호텔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 다이빙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오후에 다이빙 나가면서 마눌도 따라가기로 하고 보트를 타고 나갔다. 역시 필리핀은 열대 바다라 물색깔이 서귀포 바다와는 차원이 다르다. 더구나 지금이 한여름이라 시야가 가장 좋을 때라고 한다.
예전 다른 나라 바다에 나가면 필름 카메라를 사용 하였더랬는데, 이번에는 니콘 D800, 렌즈는 14~24렌즈, 노티캠 하우징, SEA&SEA D1 스트로브 2개를 장착하였다. 스트로브도 이틀전에 받아 떠나기 전날에야 한번 사용해본 게 전부다. 광케이블을 사용하기에 침수 사고를 줄일 수 있어 선택하였다. 앞으로 광량 조절에 애를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필리핀 배는 방카 보트로 잔잔한 필리핀 바다에 맞게 설계된 배라 다이빙하기에 적합한 배로 생각된다. 다이빙을 하면서 배가 롤링이 심하면 멀미 하는 사람들은 힘든데, 방카는 롤링이 적기에 다이빙 보트로 사용하기에 좋아 보인다. 필리핀 바다는 열대 바다라 수온도 따뜻하고 수중시야가 좋아 사진을 찍기에는 최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포인트는 막탄 근처 방카로 한시간 이내에 있었고 포인트마다 조금의 차이가 있었다. 수중시야는 년중 지금이 가장 좋을때라고 하니 광각으로 만 촬영할려는 마음을 먹고 이리저리 다니면서 좋은 피사체가 있나 싶어 눈에 힘을 주고 찾아본다. 필리핀 바다는 열대 바다이기에 제주와는 판이하게 다르다. 석산호가 다양하게 많이 있지만 색상이 제주만큼 화려하지는 않다.
연산호도 제주와는 다르게 화려하지 않고 크기도 작다. 그렇지만 시야가 좋고 물고기 무리가 많고 종류도 다양한 것이 다르다면 다른 거 같다. 첫날 두 번의 다이빙을 하고 원장님과 집사람 가이드를 하고 있는 희조 강사와 세부 시내로 나가 식사를 하였다. 또 마침 내가 잘 아는 경훈 강사가 막탄 공항 근처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경훈 강사는 필핀에 들어온지 7년, 이제는 필핀 아내와 딸(2세)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돼지 갈비와 삼겹살을 파는 식당으로 대다수 손님들이 현지인으로 저녁에 시작하여 밤새 장사를 하고 있었다. 삼겹살을 구워 소주와 맥주로 한잔 하면서 필핀에서의 즐거운 다이빙을 위해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4월 1일 주간 3회 야간 1회 다이빙을 하였다. 2일날 일본 요꼬하마에 오신 김태석 사장님도 합류 함께 다이빙을 하였다. 김원장님과 김사장님은 오랜 친구 사이고 태평양에 오신지도 20년이 되었으니 분위기가 좋을 수 밖에 없다. 다들 나이도 있으시고 인생을 즐길 줄 아시는 분들이라 다이빙을 마치고 곧 바로 세부에 유명한 식당으로 달려가 술 한잔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3일 날은 안산에서 들어오신 김회장님 부부도 합류 하였다. 김회장님 부부도 다이빙을 하신지 오래 되었고, 나와 만난지 20여년이 되었다. 다들 어르신들이라 희조 강사가 신경을 쓴다고 음식을 잔뜩 준비하였고 음식을 만든다고 아가씨 한명도 배에 승선시켜 함께 하였다. 2번 다이빙후 보트를 경치가 좋은 곳에 정박하여 푸짐하게 먹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다이빙 하면서 식사를 하고 오후 다이빙이 예정되어 있는데 이렇게 음식을 거하게 먹으면 다이빙 하기가 어려워 진다. 손님 입장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먹어 좋을수도 있지만 사람이 배가 적당히 불러야 되지 포만감을 느낄정도가 되면 오후 다이빙이 싫어 질수도 있음이다. 만약에 한명이라도 오후 다이빙을 쉬겠다고 하면 팀 분위기가 깨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려진 음식을 잘 얻어 먹고는 희조 강사에게 한마디 하였다. 차려준 음식은 잘 먹었지만 업자 입장에서 보면 잘 먹이고 오후 다이빙을 하지 않으면 손해가 날수도 있지 않겠냐고 하니, 곤란해 한다. 자기딴엔 멀리서 오신 어른들에게 신경을 잔뜩 썼는데 말이다. 그래도 내가 하고자 하는 말 뜻은 알아 차린듯 하다.
오후 다이빙도 마치고 다함께 세부에 있는 최고의 식당을 현지인을 앞세워 찾아갔다. 이번 여행은 급작스럽게 변경되었고 내 평소 지론이 남의 바다에서 다이빙 하면 게을러질 뿐이라는 생각에 빡시게 다이빙할 생각은 없다. 더구나 집사람이 함께 하였기에 신경을 안쓸수가 없다.
4일날은 요꼬하마에서 오신 김사장님이 떠나시고 김원장님과 김회장님 부부와 다이빙을 하였다. 2번의 다이빙을 마치고 서둘러 맛있는 집을 찾아 나서게 된다. 김원장님도 오늘이 마지막 다이빙이다. 내일 한국으로 떠나야 하신다. 5일날은 경훈 강사와 김회장님 부부와 함께 다이빙을 하였더랬다. 서둘러 다이빙을 마치고 맛집으로 고고씽.....
6일 김회장님 부부와 오후에 만나 맛있다는 식당으로 가서 이것저것 시켜 먹으면서 낮술을 양주와 섞어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는 희조 강사가 세부 아름다운 전경을 볼수 있는 좋은 곳이 있다기에 산 꼭대기 전망대에 올라간다. 급격한 오르막을 차량으로 어렵게 올라가 세부 시가지 야경을 구경하고 내려와 마사지와 저녁을 먹으면서 밤 12시에 김회장 부부를 공항으로 모셔드렸다.
희조 강사와 우리 부부는 시내 구경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 7일 새벽 1시 50분, 서울에서 들어온 진스다이브 진신 사장을 만나 렌트카를 타고 오슬롭으로 차는 달린다. 세부에서 오슬롭 거리는 150km, 야간이라 차창밖을 제대로 볼수 없지만 희미하게나마 보이기에 졸면서 2시간 조금 넘어 진스다이비에 도착하였다. 곧바로 방을 배정받아 잠자리에 들었다.
8일 오전에 한숨자고 오후가 다되어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니 먼저와 다이빙하고 있던 노마팀이 보인다. 이팀은 태평양에도 오던팀이라 반갑다. 노마 강사왈, 사장님 오신다기에 통돼지 바비큐를 준비했습니다, 라고 한다. 숙소뒤 마당으로 가니 무려 35kg 이나 나가는 돼지를 몇시간째 돌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총 6시간을 돌려야 한단다. 제대로 맛있게 먹을려면 12시간은 돌려야 한단다.
저녁에 통돼지 바비큐로 진신 사장과 진사장을 도와주고 있는 홍대출신 미술가인 아가씨와 집사람과 진스의 오픈 식당에서 한잔의 추억을 만든다. 다음날 고래상어 포인트에 가지않고 시밀란섬에 물속 가이드 진사장 아가씨 현지 가이드와 3명이 나한사람을 가이드 해주어 황제 다이빙을 하였다. 수면에 올라오면 배위에 있는 직원 3명이 장비를 받아주고 올라오는데 도움을 주어 황송할 따름이다.
저녁에 진사장과 또다시 술한잔 하다 늦게 발동이 걸려 술상을 바깥 해변으로 옮겨 정신줄을 놓을때까지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진사장이나 나나 다이빙이 좋아 20년 넘게 달려온 사람들이라 이심전심으로 통하는 바가 있음을 느끼는 시간이였다. 9일 오전, 한가한 시간을 보내다 점심을 먹고 진스 직원의 도움으로 자전거 오트바이를 타고 버스 타는 곳 까지 가서 세부행 버스를 탔다.
버스는 해변을 끼고 한시간 30분 정도를 달리는데 여행의 기분이 든다. 작년 남미에서 버스를 진저리나게 탔음에도 버스에서의 시간이 여유롭게 받아들이게 된다. 잔잔한 바다와 물색이 제주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아열대 바다와 열대 바다의 차이점이라 그렇다. 사실 나이가 조금씩 들다보니 다이빙이 힘에 부칠때도 있고 우리바다의 수온이 차가워 체력소모가 열대 바다에서 보다는 훨씬 힘든 게 사실이다.
버스는 중간중간에 사람들이 타고내려 세부까지 가는데 약 4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희조 강사가 마중나와 있어 세부에 있는 관광지를 한군데 둘러 보았다. 이번 여행은 순전히 다이빙 여행이라 육상 사진은 찍을 생각도 없이 안찍다보니 사진을 찍을 생각이 없다. 저녁을 먹으러 한국인이 하는 식당에서 이것저것 시켜 술 한잔 하면서 식사를 하였다.
식사후 대형 마트에 가서 쇼핑을 잠깐하고 발마사지 받으러 희조 강사부부와 함께 마사지를 받았다. 이번 여행에서 아로마 마사지, 돌 마사지, 발 마사지 다양하게 마사지를 받아 보았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싼게 맞지만 이 나라 경제 규모에 비추어보면 그렇게 싼것도 아닌거 같다. 이는 거품이 끼어 그럴 것이라 생각된다.
사실 필핀에는 예전에 다이빙 하러 온 적이 있다. 그때는 사진학과 학생들과 교수님 함께와 내 사진을 찍은게 아니라 학생들 봐주느라 사진을 제대로 찍지는 못했다. 이번에는 함께 한 모든 분들이 다이빙을 오래 하였기에 내가 신경쓰지 않아도 다들 알아서 하시는 분들이라 좋은 사진을 만드는데 신경을 쓰기는 했다.
남의 바다에서 사진을 열심히 찍어 봤자 사진을 사용할 용도가 없다. 어쩌다 한번와 찍은 사진과 여러번 와서 찍은 사진이랑 비교가 안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지에 살면서 열심히 찍는 사람들도 있어 비교 자체가 불가능 하다. 그저 찍는 순간순간을 즐기는게 상책이다. 사진이란 찍을때는 좋은 사진이 나올 거 같으니 찍는 것이다.
10일 새벽 1시 40분 세부발 인천행 뱅기를 타면서 이번 여행을 마무리 하였다.
마눌 체험
김회장님 부부
첫댓글 오슬롭에도 다녀오셨군요~
저도 꼭한번 가보고 싶은곳인데 ㅎ
필핀은 "남의바다"라는 표현이 형님의 제주사랑이 엄청 느껴집니다~^^
작년에 갔다왔지만 올리지 않다가 밀린숙제 한다고 일단 올려놓았다.
고래상어가 떠나기전에 가봐야 할거다.
내는 멀리서 보기만 하였고 수밀란섬에서 투다이빙 하고 술만 마시다 왔다.
오래간만에 와서 재미난 여행기도 읽고 멋진 수중 사진도 보고...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