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메니키노(Domenichino, 본명 Domenico Zampieri, 1581-1641년),
1623-28년, 프레스코화, 산 안드레아 델라 발레 성당(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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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그들은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분과 함께 묵었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35-42
그때에 35 요한이 자기 제자 두 사람과 함께 서 있다가,
36 예수님께서 지나가시는 것을 눈여겨보며 말하였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37 그 두 제자는 요한이 말하는 것을 듣고 예수님을 따라갔다.
38 예수님께서 돌아서시어 그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시고,
“무엇을 찾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이 “라삐, 어디에 묵고 계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라삐’는 번역하면 ‘스승님’이라는 말이다.
39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와서 보아라.” 하시니,
그들이 함께 가 예수님께서 묵으시는 곳을 보고 그날 그분과 함께 묵었다.
때는 오후 네 시쯤이었다.
40 요한의 말을 듣고 예수님을 따라간 두 사람 가운데 하나는
시몬 베드로의 동생 안드레아였다.
41 그는 먼저 자기 형 시몬을 만나, “우리는 메시아를 만났소.” 하고 말하였다.
‘메시아’는 번역하면 ‘그리스도’이다.
42 그가 시몬을 예수님께 데려가자, 예수님께서 시몬을 눈여겨보며 이르셨다.
“너는 요한의 아들 시몬이구나. 앞으로 너는 케파라고 불릴 것이다.”
‘케파’는 ‘베드로’라고 번역되는 말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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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미 예수님!
사랑하는 유촌동 성당 형제자매 여러분!
유촌동 성당 박옥규 신부입니다.
여러분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과 평화가 가득하시길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에는 처음은 세례자 요한의 제자가 되었던 안드레아와 그의 형 베드로가
스승의 권고에 따라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을 따르게 된 이야기가 나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와서 보시오’ 하시며 부르심으로써 그들을 당신 제자로 삼으셨습니다.
예수님이 세례를 받으실 당시만 해도 세례자 요한의 권위와 명성은 아주 대단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그가 메시아인 줄 알았습니다.
요한이 보여주는 초인적인 극기 생활, 그리고 썩은 지도자들에 대한 사자와 같은 용감한 외침은 왕까지도 간담을 서늘하게 했습니다.
사람들은 그래서 요한을 성경에서 오시기로 ‘약속된 분’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예수님을 가리켜 자기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릴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고 사람들 앞에 자기를 부정하고, 오히려 자기 제자들에게 예수님을 소개하면서 그쪽으로 따라가도록 권유했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 저기 가신다.”하고 말입니다.
그 말에 안드레아는 주저 없이 예수님을 따라나섰습니다.
그리고 자기 형을 찾아가 한마디로 말했습니다.
“우리가 찾던 메시아를 만났소.”
형인 베드로도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메시아를 만났다고 외쳤던 안드레아의 믿음은 이제 우리 자신의 믿음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와서 보라는 말씀처럼 우리는 예수님께 나아갈 용기가 필요합니다.
보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가야 합니다.
가는 수고를 하지 않으면 볼 수 없습니다.
나아가는 수고와 희생 없이 보는 것은 기쁨과 가치 또한 주어지지 않습니다.
예수님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끊어 버리는 용단도 필요합니다.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지름길은 찾아 나서는 것입니다.
작년 한 해와 새해에도 세계 곳곳에 불어닥친 코로나19의 공포와 팬데믹으로 우리의 신앙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올 해는 전세계 모든 사람들이 백신에만 희망을 걸며 일상이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자신들이 바뀌지 않으면 전염병은 언제든지 우리를 찾아와 위협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도 그러합니다.
믿음 생활을 하는 우리들도 변화되고 회개해야 합니다.
세례를 받고 수십 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고 있건만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믿어도 변화가 없고 회개가 없으면 구원도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성찰해보고 ‘와서 보아라’하신 예수님의 말씀처럼 먼저 주님께 다가가야 합니다.
예수님은 속죄의 어린 양으로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하느님의 어린양으로 소개할 때 그 제자들은 예수님을 메시아로 알고 그분을 따라나섰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차례입니다.
주님께서는 똑같이 우리를 부르고 계십니다.
오늘이야말로 우리가 다시 회개하고 잘못된 것을 내던져 버리고 주님께 돌아가야 하는 날입니다.
새해를 맞이하여 주님과 함께 걸어가는 믿음으로, 나를 묶고 있는 것들을 끊어버리고 진정한 자유를 주시는 구세주께 나아가도록 합시다.
유촌동성당 주임 박옥규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