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물끝길 : 양근나루길<청정 자연을 느낄 수 있는 힐링의 길>
물소리 길에서는 오늘 걷는 길을 남한강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길로 강변 이야기 길로 부르고 있고 평해 길은 물길이 끝나고 육로 교통이 시작되는 곳으로 사람과 물자, 문화를 연결해 주던 양평 사람들의 오랜 삶이 담긴 곳이라 하여 물끝 길로 이름하였다.
하나의 길이 여러 개의 이름으로 불린다면 그 길이 그만큼 아름답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하여 남한강이 수놓은 아름다움 그리고 그 속에 옛사람들의 삶이 응축되어 사람과 자연의 향기가 진동하고 있는 이곳을
“산은 물을 감싸 안고 물은 산 사이를 흘러가는 산과 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풍광을 그림으로 그리면 산수화가 되고 아름다움으로 이야기하면 한국의 미가 되고 정서적으로는 한국인의 마음이 된다 ”고 지난번 물소리 길을 걸으면서 외쳤다.
그런데 오늘로써 물길이 끝나고 육로길이 시작된다는 소식에 다소 아쉬운 마음으로 국수역으로 향했다. 어제는 종일 빗방울로 마음이 때를 씻어주더니 오늘은 맑은 하늘이 한층 더 푸르다.
4대강 자전거 종주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고요한 정적이 감도는 남한강을 바라보노라니 강은 드넓은 호수가 되고 파문이 인다. 내 마음도 멀리멀리 날아간다. 한강 하구로부터 90km 지점이다.
마재옛길의 생태공원이 한강 하구의 80km지점으로 이곳까지 강변을 따라 걸어왔다면 10km를 걸어온 것인데 우리는 정지용 시인의 ‘실개천이 회 돌아 나가고’라고 읊조리듯이 굽이쳐 돌아와 10km의 거리를 20km로 걸어온 것이다. 하지만 즐거울 뿐이다.
이곳에 예전에는 수청리 나루가 있었다고 한다. 수청리는 강 건너 광주시 남종면의 마을로써 그곳에서 배를 타고 양편으로 건너다니는 나루터였다. 좌측은 6번 국도로 자동차 소리가 요란한 듯 하여도 강변의 고요 속에 자동차 소리는 함몰되고 있었다.
강변에서 6번 국도로 나와 육교를 건너 양서 초등학교를 지나서 남한강 자전거길과 합류하였다. 남한강 자전거길은 옛날 경춘선의 기찻길을 시멘트로 포장하여 남한강을 자전거로 종주할 수 있도록 조성한 자전거 전용도로이지만 사람들도 걸어갈 수 있도록 로견에는 인도를 만들어 놓아 그 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시골길도 아니고 나무 향기가 가득한 숲길이나 첩첩산중의 길도 아니지만, 우리가 기차여행을 하면서 차창 밖으로 눈이 시리도록 보았던 그 풍광에 다정다감함을 느낄 때 지금 걸어가는 길이 옛 철로 길임을 일깨워 주는 터널이 있었다.
어서 오라 환영하듯 서늘한 바람으로 온몸을 적셔주니 시원하였다. 도곡 터널이었다. 길이가 160여m의 짧은 거리지만 다소 어두컴컴한 곳을 두 발로 걸어간다면 짧은 거리는 아니었다.
터널을 빠져나오면서 평해 길은 자전거길과 헤어지고 농로로 이어졌다. 북포천 둑길을 따라 걸어간다. 천변의 물소리가 정답고 모내기에 열중인 농민들의 손놀림이 쉴 틈 없어 보였지만 우뚝 솟아 하늘에 맞닿은 듯한 용문산에 가슴이 뛰었다.
김 총무는 다소 멀리 삼각형 모양으로 가파르게 솟아 눈길을 한곳에 모으게 하는 이름 모를 봉우리가 백운봉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북포천은 남한강으로 흘러가고 우리는 국수역을 바라보며 아신역으로 향했다.
국수역에서 아신역으로 가는 길은 전형적인 농촌길이였지만 지금은 아스팔트가 놓이고 전원주택이 들어서 새로운 농촌의 모습으로 변화해 가고 있었다. 도시의 소음공해가 멈춰진 곳, 이곳이 바로 우리 농촌의 현재의 모습이기에 예나 지금이나 한적한 시골길을 걸으면 마음이 한가롭고 평온하다.
국수리 마을 길을 벗어나서 북포천 다리를 건너 또다시 자전거 길과 만나 원복 터널을 통과하였다. 터널은 도곡 터널보다 무려 100m가 더 긴 261m였다. 사람과 자전거가 병존하는 터널 안은 다소 어두웠는데 자전 거인들은 질주하면서도 안전등을 대부분 켜지 않고 달리고 있었다.
북포철교를 지나니 하늘 높이 달린 듯한 중부내륙 고속도로가 보였다. 평해 길은 고만고만한 산봉우리가 즐비한 산을 깎아 조성한 옛 철길로 이어지어 두 발로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온통 산으로 둘러싸인 깊고 깊은 산골짜기로 진입하는 착각이 들게 하였다.
571m의 기곡 터널을 통과하면서 심산의 절정을 느끼며 더한층 깊은 산중으로 진입하기를 바랬지만 곧이어 아신 갤러기가 있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쉼터가 있었다. 호젓한 길에서 다시 사람들의 모인 곳으로 이른 것이다.
김 총무가 준비한 커피를 마시고 아신역으로 향하였다. 등꽃 터널을 통과하여 내리막의 계단을 내려오니 이곳에서 물소리 길과 평해 길은 서로가 다른 길로 향하였다. 물소리 길은 좌측으로 방향을 틀면서 상곡 등산로를 지나 양근 향교쪽으로 향하지만 평해 길은 아신역으로 진행하였다.
헤어지면 또다시 만나겠지 라며 아신역을 지나 6번 국도인 경강대로의 건널목을 건너서 남한강을 또다시 만났다. 한강 하구로부터 98km 지점이었다. 양평군 용천리에서 발원하여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사탄천을 건너 양평군 옥천면에 이르렀다.
옥천 냉면으로 유명한 양평군 옥천면이다. 때마침 점심시간이 가까워 동행한 조 회장님과 김헌영 총무에게 이곳에서 냉면으로 점심을 대신할 의향을 물었더니 모두가 걷기를 완주하고 양평역에서 점심을 하자고 하였다.
물소리 길과 또다시 합류하니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신나게 달려간다. 자전거길에서 덕구실 육교를 건너 헤어졌던 남한강과 만났다. 헤어지고 만남을 반복하는 것을 보니 남한강이 다정한 친구로 다가오는 것 같았다.
오른쪽으로는 남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왼쪽으로는 야생화와 수목 허브 식물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들꽃 수목원이 조성된 도심 속의 한강이 아닌 자연 속의 한강 변을 걸어갈 때 양근성지가 있었다.
양근성지는 천주교가 유입할 당시 천주교 창립의 주역인 권철신과 권일신이 태어난 곳이며 신유박해 때 많은 천주교인이 참수형으로 순교한 곳인데 코로나 19 때문인지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양근성지를 지나 떠드렁산(고산孤山)의 입구에 이르니 평해 길은 산 아래 조성한 물안개 공원으로 향하고 물소리 길은 드넓게 펼쳐진 남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떠드렁산에 오르는 길이었다.
둘 다 가보고 싶은 곳이지만 고산정은 지난번 물소리 길을 걸을 때 다녀갔기에 산기슭에 조성한 물안개 공원에 이르니 장대한 인공폭포 4개를 만들어 놓았고 대중가수 김종환씨의 노래비가 세워져 있었다.
그가 무명시절 이곳 강가에 앉아 피어오르는 물안개를 보고 ‘ 사랑을 위하여’라는 노래를 만들었다고 한다. 시원한 폭포수의 물줄기를 바라보면……. 물안개 피는 강가에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콧노래를 부르며 양근대로를 대로를 따라 사거리에 이르러 양근천이 남한강으로 합류하는 곳에서 천변(둔치)을 따라 양평역에 이르렀다.
동행한 조 회장님은 오늘의 걷기를 이렇게 노래했다.
평해로 5길 물끝길을 걷고
신원역에서
양평역까지 14.2km
김헌영과 원의연과
동행이 되어
걸으면서
마음의 평온을 찾는 다
수변공원
버드나무 실가지는
축 늘어졌고
강 건너 풍경은
평온이 깃들고
앞장선
金과 元의 도란도란 모습은
평화롭구나
국수역 지나려니
터널은
옛 기찻길
모내기는 한창인데
옛날에는
人力이었지만
오늘날은 이양기 몫이다
아신역
지나면
양근성지 나오고
물안개 공원 앞
고산정에선
시원한 폭포수 떨어지고
날머리
양평역에서
트레킹 접고
닭갈비집 찾아드니
酒님이 반긴다.<2021년5월22일 토요일 맑음>
● 일 시 : 2021년5월22일 토요일 맑음
● 동 행 : 조용원 회장님. 김헌영 총무님
● 행선지
- 08시50분 : 신원역
- 10시03분 : 국수역
- 11시07분 : 아신역
- 12시16분 : 양근성지
- 12시49분 : 양평역
● 소요시간 거리
- 시 간 : 3시간 5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