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괴롭지만, 입은 즐거운 중국 3대 음식
과일의 왕, 두리안(榴莲果)
두리안은 중국 남부의 광동지역 등에서 재배되는 열대과일이다. 주 원산지가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두리안의 두리(Duri)가 말레이어의 ‘가시’라는 어원을 가진 것으로 보아 동남아시아로 원산지를 추측하고 있다. 두리안의 껍질은 두껍고 뾰족해 그 모습이 마치 왕관 같다고 하여 '과일의 왕'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천국의 맛, 지옥의 향기’ 라고 불리는 두리안은 특유의 냄새 때문에 팬 층이 확실한 과일이다. 두리안 냄새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하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지난 8월 광주발 비행기에서 두리안을 가지고 탑승한 승객으로 인해 두리안 알르레기가 있는 승객이 그 냄새를 견디지 못하고 정신을 잃을 지경에 이르러 비행기가 연착하는 소동도 있었다. 이처럼 후각을 질리게 하는 두리안의 냄새 때문에 두리안이 환영 받지 못하는 과일이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번 먹을 때 토하고, 두 번 먹을 때 견딜 만 하며, 세번 먹으면 마니아 된다’ 하여 꼭 세번 이상 먹어봐야 한다는 속설도 있고, ‘두리안 좋아하는 사람치고 부자 없다.’ 라고 두리안에 빠지면 사먹지 않고는 못배긴다는 의미를 가진 속설도 있다.
두리안은 양기가 강한 과일이다. 두리안에는 비타민 A, 비타민 C, 칼륨, 인이 풍부하게 들어있어 인체의 양기를 돕고 비타민, 무기질 성분도 풍부한 영양과일이다. 하복부가 찬 여성에게 특히 좋다고 한다. 양기가 강한 과일임을 증명이라도 하듯‘밤에 두리안 나무 밑에선 밀회를 나누지 마라.’라는 속설도 전해진다. 두리안 나무의 약 200개의 두껍고 큰 두리안 열매가 낮에 모든 양기를 흡수해 밤사이 그 양기를 이기지 못하여 꼭 밤에만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해서 생긴 속설이다.
이처럼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하지만, 거친 겉모습과 지독한 냄새 때문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두리안. 지옥의 향기를 견뎌낸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천국의 맛은 이 때문에 더 달콤한 것은 아닐까?
작지만 강한 향기, 샹차이(香菜)
중국 음식에서 빠지지도, 빠질수도 없어 중국의 맛이라 불리는 샹차이는 외국인이 처음 중국에 왔을 때 가장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향신료다. 모든 중국 음식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 ‘중국향’이라고도 불리지만 사실 샹차이는 지중해 연안 여러 나라에서도 자생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고수, 영어로는 코리앤더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기 600년 경에 중국에 전해져 샹차이 씨앗을 먹으면 불사불노 한다 하여 진시황이 즐겨먹었다고 전해진다.
샹차이의 냄새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에게 샹차이는 중국 생활 기간 중 한번은 넘어서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샹차이를 못 먹는 이는 언제까지나 외지인 취급을 받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에겐 낯설지만 현지인들에겐 향기로운 샹차이는 알고보면 만병통치약이라 여겨질 만큼 효능도 많다. 실제로 중의(中医)에서는 약용 식물로 사용되고 있는 샹차이는 ‘감기를 치료하고 이뇨의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며 열을 없애며 두통을 치료하기도 한다. 또한 어린이 마진으로 발진하지 않는 증상을 치료하고 식욕부진, 소화불량, 해독 등에도 효과가 있다. 설사를 동반한 하복부 통증을 완화하는 치질 증상이나 관절 통증을 완화하는데도 사용도하거나 연고하는데도 사용된다. 이처럼 다양한 효과를 동반한 샹차이는 버릴래야 버릴 수 없는 귀한 약초인 것이다. 잎사귀, 줄기, 뿌리, 씨앗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만병통치약 샹차이의 미묘한 매력에 빠지고 나면 자기도 모르게 그 지독했던 향기가 향기롭게 느껴질 것이다.
중국의 명물 길거리 음식, 취두부(臭豆腐)
두리안, 샹차이 모두 냄새로 치면 으뜸 간다지만 과연 취두부의 냄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한 집 걸러 한 집있는 취두부 포장마차는 온 거리를 취두부 냄새로 가득 채운다. 취두부의 취는 중국어의 ‘썩은’이라는 뜻으로 실제로 취두부는 두부를 염지하여 독특하게 발효시켜 만든 음식이다. 다른 나라에선 만들려고 해도 만들 수 없는 중국만 고유 음식인 셈이다. 취두부는 중국 마지막 왕조인 청왕조 강희 8년에 북경으로 과거 시험을 치러온 왕치화가 발견한 조리법이다. 과거 시험을 준비하며 생계유지를 위해 두부를 만들다 여름철 무더위에 팔고 남은 두부를 버리기 아까워 방법을 강구하다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이후 연이어 과거시험에 떨어지자 취두부 가공방을 만들어 생계를 이어갔고 청나라 말엽에는 궁정까지 전해졌다. 일설에 의하면 서태후가 취두부를 즐겨먹었고 궁정음식의 밑반찬으로 까지 삼게 했다고 한다. 이후 취두부의 이름이 우아하지 못해 푸른 그 모양을 본떠 '청방(靑方)이라 불렀다고 한다.
취두부는 두부를 발효시킨 음식으로 우리나라의 된장과 청국장과 같이 원료가 콩이다. 된장, 청국장 등 우리나라에도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이 많은데 취두부 역시 콩으로 만든 두부가 발효 되면서 비타민 B가 많이 생성되어 황두에 항암물질이 있어 암 예방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취두부가 콩으로 만든 발효식품이긴 하나 발효된 두부를 튀기고 양념을 해 맛을 가미한다는 점에서 발효식품의 효과를 온전히 보기는 어렵다고 한다. 취두부의 자극적인 냄새가 중국인에게는 향기로 다가옴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외국인들 사이에서도 취두부 먹기에 도전해 진정한 중국통(中国通)을 노리는 이들도 많다. 썩은 듯 하지만 은은히 풍겨오는 향기로운 맛이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취두부를 먹고 즐기는자 그 어떤 음식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