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신경 해설 56] “영원한 삶을 믿나이다” (2) 천국, 지옥, 연옥
2009년 6월 21일 연중 제12주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가톨릭마산 8면
최영철 알폰소 신부(거창본당 주임)
미사 중에 우리가 하느님께 비는 주된 소원은 영원한 생명이다. 시작 예식인 참회 때 사제는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소서” 하며 기도하고, 성찬기도 마지막에 “영원한 삶을 누리게 하소서” 하며 간구하고 영성체 직전에 사제 혼자 마음 속으로 “저희에게 영원한 생명이 되게 하소서” 하며 간청한다. 미사 성제 중에 세 번이나, 더욱이 중요한 시점에 영원한 생명을 청원하는 것은 우리가 하느님께 바라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영생이기 때문이다.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풍성하게 하려고 왔다.”(요한 10,10) 예수님이 이 땅에 와서 수고한 목적은 풍성한 생명 곧 영생이다. ‘생명을 주시는 주님’이신 성령의 일도 생명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다. 영생은 구원의 과정이 완료되는 도착점이고 신앙의 궁극 목표이며, 인생의 최종 완성이다. 영생에 대한 희망과 갈구가 삶을 무사안일과 현세주의에 빠지지 않게 하며 윤택하고 활력 넘치는 삶이 되게 해준다. 영생은 현세 삶의 끝에 주어지는 열매이다. 그것은 ‘육신 부활’과 ‘최후의 심판’을 거쳐 주어진다.
영생은 성경에서 천국, 지복직관, 에덴 낙원, 혼인 또는 잔치 등 여러 가지로 표현된다.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풍성함과 기쁨, 충만과 완전함을 나타내는 표상들이다. 영생은 ‘천국’이나 ‘낙원’이 가리키듯 하늘 위의 어떤 장소가 아니다. 그것은 지복직관이나 혼인이 가리키듯 하느님 바로 곁에서 누리는 친교이며 일치이다. 천국은 하느님께서 온전히 다스리는 영역을, 낙원은 죄로 인해 잃었다가 되찾은 새 에덴을, 지복직관은 하느님을 마주보는 기쁨과 희열을, 혼인잔치는 하느님과의 친교와 일치를 각각 가리킨다. 영생을 가리키는 표현들에 집착해서는 아니 된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시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주셨다.”(1코린 2,9) 영생은 현세 삶과 인격체의 완성이요 하느님 곁에서 성인들과 함께 영원히 사는 친교의 삶이다.
천국이 영생의 획득이며 향유이듯이, 지옥은 그 반대로 영생의 상실이다. 천국이 장소가 아니고 상태이듯 지옥은 하느님으로부터 완전히 소외당한 처지다. 성경에는 지옥이 폐쇄, 배척, 고립, 단절 따위로 표현된다. 천국과 지옥은 하느님이 구원받은 이와 단죄받은 이를 위하여 특별히 마련해둔 천상 지역이나 지하 감방이 아니다. 그것들을 하느님이 따로 만드실 필요가 없다. 천국은 행복의 근원이신 하느님 자신이며 지옥은 하느님의 영원한 상실이기 때문이다. 그것들은 인간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가 이 땅 위에서 하느님과의 일치 속에서 형제들과 참사랑을 실행하고 체험할 때 천국을 미리 맛본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시고’ 하느님이 계신 곳에 천국이 있다. 반대로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등지며 닫힌 자세로 고립 속에 살거나 형제들을 미워하고 증오할 때 지옥을 경험한다.
그리스도인은 성령의 도움으로 지금 이 곳에서부터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고 있으므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기 시작한다. 성사들은 영생을 미리 누리도록 우리들을 초대한다. 하느님과 우리를 결합시키고 거룩하게 하는 것 모두가 영생과 연관 있다. 그렇지만 우리는 세상에서 죄로 둘러싸여 있으므로 불완전한 형식으로 영생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천국 자체인 하느님과 온전히 결합되기 위해서 우리에게 여전히 남아있는 더러움을 현세에서나 내세에서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 현세에서의 정화는 끊임없는 ‘회개’이고 내세에서 거쳐야할 정화과정은 ‘연옥’이다. 이것 역시 장소가 아니라 완전한 결합에 방해되는 더러움을 없애는 고된 ‘마지막 정화’ 과정이다.
[2009년 6월 21일 연중 제12주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가톨릭마산 8면, 최영철 알폰소 신부(거창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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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연 소화데레사, 사랑, 2015.5.10, 서울주보
이태리인 미지의 거장, 그리스도의 정의, UNKNOWN MASTER, Italian, Christian Justice, 1090s, Panel, Pinacoteca, Vatican. 바티칸 피나코테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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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히르 반 데르 베이덴, 최후의 심판 (부분), Rogier van der Weyden, The Last Judgment (detail), 1446-52, Oil on wood, Musée de l'Hôtel Dieu, Beaune, 프랑스 본 하느님의 호텔(자선병원) 박물관
로히르 반 데르 바이덴, 최후의 심판, 대천사 미카엘 Close-up of Archangel Saint Michael weighing souls, altarpiece of the Last Judgement, room Saint-Louis, Hospices de Beaune, France. 프랑스 본 자선병원
로히르 반 데르 베이덴, 최후의 심판 (부분), Rogier van der Weyden, The Last Judgment (detail), 1446-52, Oil on wood, Musée de l'Hôtel Dieu, Beaune, 프랑스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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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옥 영혼들 The Holy Souls in Purga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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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마틴, 그분의 거대한 징벌을 받는 날, John Martin, Great Day of His Wrath, 1851-53, Oil on canvas, 197 x 303 cm, Tate Gallery, London. 영국 런던 테이트 미술관
존 마틴, 복마전, John Martin, Pandemonium, 1841, Oil on canvas, 123 x 184 cm, Private collection. 개인 소장
안드레아 다 피렌체, 구원의 길인 교회, Andrea da Firenze, The Church as the Path to Salvation (east wall), 1366-67, Fresco, width of wall 9,6 m, Cappellone degli Spagnoli, Santa Maria Novella, Florence.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께서 사람들을 천국으로 안내하고, 천국문에서 천사들이 사람들 머리에 월계관을 씌워주고 있으며 베드로 성인께서 천국열쇄를 들고 천국문을 열고 계신다.
안드레아 다 피렌체, 구원의 길인 교회 (부분), Andrea da Firenze, The Church as the Path to Salvation (detail), 1366-67, Fresco, Cappellone degli Spagnoli, Santa Maria Novella, Florence. 이탈리아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천국문 안에 들어간 성인들이 하느님을 바라보며 찬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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