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타 쿠히아 헬카호텔 그림 갤러리>
2019.9.2.
헬싱키에서는 커피만 파는 곳을 찾기 쉽지 않다. 며칠 전에 캄 피 근처에서 커피숍을 찾다찾다 결국 카페라고 쓰인 간판을 보고 들어간 곳은 호텔 로비였다. 로비를 겸한 카페였다. 커피를 파는 곳은 스타벅스 테이크어웨이를 위주로 하거나 대부분 앉아 쉬고 목을 축일 수 있는 곳은 맥주집이고 편하게 앉아 화장실도 쓰고 쉴 곳은 별로 없다. 1인당 커피 소비량이 세계 수위급이라는데도 커피숍이나 카페는 사실상 별로 없다. 어쩌다 찾으면 문 닫았거나, 하여튼 우리가 기대하는 곳은 아니다.
오늘도 겨우 찾아든 곳이 들어와 보니 호텔 로비 카페, 그런데 로비 카페에 맥주, 와인, 독서, 커피 그리고 그림이 있었다. 로비 장식을 겸한 그림 전시회였다. 오늘은 비가 온다. 비 오는 날이 그리 많지 않은데 추적추적 오는 비로 자동차 전조등빛이 유난히 눈에 띄는 저녁, 백야 끝물의 햇빛마저 몰아낸 빗물이 화가의 그림은 더 밝게 비춘다.
커피값은 3유로다. 맛은 기막히게 좋다.
와인은 포켓용 작은 병, 칠레산 9유로다.
그림 전시 연원을 물으니 아예 그림 목록과 가격이 적힌 전단지를 준다.
전시의 보편화다. 헬싱키 근교 수오멘린나 섬에 갔을 때도 입구에서 간단한 전시회를 했는데 거기서도 그림값 적힌 목록을 공식적으로 배부하였다. 싼 것은 5,6백유로에서 3천유로가 넘어가는 것도 있다.
그러고보니 포르보도, 쿠오피오, 투르쿠에서도 그랬었다. 그림 전시에 관한 인식을 보여주는 헬싱키, 핀란드의 단면이다. 일본 홋카이도의 한 미술관에서도 아주 저명한 화가의 오래 된 그림도 아예 가격을 공개적으로 써 놓았던 기억이 있다. 그림 전시와 판매에 대해 투명한 정보와 상품으로서의 그림에 대한 접근의 보편화도 필요하지 않을까.
사진은 호텔 외관과 호텔 밖 우중 야간 풍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