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항 활어회센터
설악산도 식후경입니다. 아무리 경치가 좋아도 배고프면 경치가 눈에 들어오지 않지요. 외설악의 화려한 모습을 보기 전 꼭 들려야 할 곳이 있어요. 외설악으로 들어가는 입구라 ‘세계 명산 설악산’의 설악관문과 전망대가 세워진 바로 앞에는 설악항이 있습니다.
망망대해를 보면서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있어요. 손으로 바닷물을 만지면서요. 그 느낌 알겠지요. 출렁이는 파도 소리는 덤이랍니다. 바로 ‘설악항 회센터’입니다.
설악항 회센터에는 넓은 주차장이 있고요.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면 여러 간판이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어선과 아이들 이름으로 장식한 간판입니다. 참 어느 집으로 갈지 고르기 어렵지요. 그런데 여기는 너무 고르지 마세요. 어느 집에 가더라도 맛있는 회와 주변 풍경에 감동합니다. 거기다가 사람 수에 맞춰 가자미구이를 내어 줍니다. 가자미구이는 어떤 음식을 시켜도 무료로 주지요. 어떻게 구웠는지 정말 입에 넣으면 삭 녹습니다. 노릇한 색깔이 시각을 자극하고, 혀끝에 닿는 달콤한 촉감이 미각을 자극합니다. 게다가 부드러운 촉감이 있어 감칠맛이 나지요. 가자미구이만 먹어도 벌써 반은 만족합니다. 게다가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는 회 색깔을 더욱 예쁘게 물들입니다. 홀딱 먹고 싶은 마음으로 장식하여 먹음직스럽게요.
설악항 내물치 회센터가 만들어진 사연 들어보실래요.
설악항 활어회센터는 2008년 항구가 완공되고 2009년부터 만들었습니다. 그 후 설악항 활어회센터에 방문하는 사람이 매년 약 8~10만 명 정도는 됩니다. 그리고 2층도 지었고요. 2층은 공동으로 이용하는 연회장입니다. 1층이 협소해서 단체 손님을 못 받거든요.
내물치 활어회센터가 생기기까지는 많은 과정이 있었어요. 예전에는 고기를 잡아서 활어를 팔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고기를 죽여서 말려 파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어느 날 고기를 잡아 대포항으로 들어왔는데, 어느 손님이 회를 떠 줄 수 있냐고 했어요. 그 당시는 시설이 좋지 않아서 활어를 보관하지 못했거든요. 고기가 금방 죽은 거라 회를 떠먹어도 괜찮았던 거지요. 사실 회를 떠 주고도 값을 얼마 받아야 좋을지 몰랐어요. 그래서 손님이 주는 대로 받았는데요. 그때가 1994년 경이었어요. 그런데 의외로 돈도 벌고 손님이 많았어요.
“그때서부터 이게 이제 시작돼가지고, 야 이 고기 살려오면 장사가 되겠구나.”
그래서 다라이를 가져가서 고기를 살려서 항구로 들어왔어요. 그랬더니 관광객들이 너도나도 사 먹겠다고 줄을 섰습니다. 초장은 관광객이 알아서 준비하고요.
“그 새벽에 4시에 나와 가지고 밤 9시 이렇게 들어가 가지고선 그날 하루 돈 벌면 보통 10만 원 많이 벌 때는 20만 원 막 이렇게 버니까 돈이 되니까요. 엄청 큰 거죠.”
그래서 한 집 두 집 늘어나면서 대포항에 횟집이 점점 형성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때 돈을 벌어서 대포항에 횟집을 차린 집도 있어요. 그런데 장사가 잘되니, 대포항 사람들이 내물치와 외옹치 사람 간에 구별을 하였지요. 그래서 대포항에서 텃세를 부리기 시작하여 잡음이 있었어요. 그래 안 되겠다고 생각해서 내물치에도 항구를 만들어달라고 강원도에 요구를 했지요. 그 과정이 힘들었지만 결국 이뤄냈어요. 그래 회센터가 만들어져서 내물치사람들 독자적으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속초시에서 지원을 해줘 현재 운영하고 있지요. 28개의 점포가 있어요.
내물치 어촌계에서 고기를 잡아서 직접 판매를 하고요. 여기서 잡히지 않는 고기는 다른 곳에서 들여 와 팝니다. 고기가 많이 잡히면 위판장에 넘기고요.
요즘 활어회센터가 생긴 후 밖에서 나가 봉급생활을 하던 사람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기도 합니다. 여기서 고기 잡는 일이 봉급생활보다 낫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일은 회사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방송사에서도 관심을 두어 여러 번 촬영해서 방영했지요.
이런 일도 있어요. 처음에 지붕을 몽골텐트로 했는데요. 눈이 많이 오면 지붕이 무너지고 째지고 하였거든요. 그래서 밤새 눈을 쓸기도 했어요. 눈이 1m 이상 올 때가 많았거든요. 그래서 뉴딜사업을 하면서 지붕을 다시 해서 튼튼하게 만들었어요. (구술 제보: 원종갑 수협장, 용종호 어촌계장. 2023.10.20.이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