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쉽게 관찰할 수 있는 방식은 대체로 물리적·화학적인 것으로, 이것은 감각(자극을 느끼는 것)과 같은 낮은 수준의 반응 및 지각(예를 들면 작업의 성질과 목적을 평가하는 것) 같은 높은 수준의 반응의 토대가 된다.
대부분의 연구가 인간이 단순히 음식 에너지를 노동으로 전환시키는 기계라는 관점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 같은 개인적 태도(personal attitudes)의 역할보다는 피로와
생리적인 신체과 정신과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러나 신체 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가 고갈되어서가 아닌 자기평가(예를 들면 활동을 계속할 수
없다는 노동자의 판단) 때문에 활동이 중단될 수도 있다.
이러한 변화가 심리적인 요소에서 기인했을 때 우리는 생물의 물리적·활동적 상태와 전혀 무관한 정신적
요소를 거론하려고 한다.
그러나 피로에 대한 올바른 정의는 그러한 물리적·정신적(심리적) 요소를 모두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 피로에 대한 통합된 단일 개념을 얻기 위해 고도의 정신적 과정(사고·지각·감정)이 신체의 물리적
과정에서 비롯되는지의 여부를 밝히고자 노력하고 있다.
피로에는 개인의 불쾌감이나 혐오감, 실수를 하고 있다는 내적 인식, 일을 수행하려는 노력이 눈에 띄게
변화하는 것 등도 포함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노동생산량의 측정가능한 변수와 다양한 방식으로 연관되어 있다. 주로 노동생산량에
초점을 맞추는 연구자들은 생산자로서의 사람에만 관심을 갖기 쉽고, 피로 자체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는
학자들은 비록 그들의 발견이 직접적으로 노동생산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노동자 자체에
관심을 더욱 집중할 것이다. 한편 연구대상인 노동자 자신은 자신이 어떻게 느끼며, 무엇이 그를 그렇게
만드는지에 관심이 있다.
어쨌든 피로를 설명함에 있어 전체로서의 개인에 관계된 것과 개인의 특정 부분이나 기관만이 관계된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전체적인 행동을 인격적 또는 심리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단순한 자기인식(피로에 대한 내적인 느낌)
때문이 아니라, 그 수준에서는 신체의 어느 한 부분이 제한을 받는 차원이 아닌 그야말로 행동의 '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근육활동의 간단한 예로 쉽게 설명된다
.근육활동이 하위수준에서 묘사된 예는 단순히 근육수축이라고 한다.
대개 피로는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활동의 결과인 경우가 많지만 뚜렷한 근육의 무리없이도 생길 수
있다.
예를 들면 내키지 않는 사회적 요구(잔소리가 심한 상사)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으로서 피로가 생길 수
있다. 생산적인 작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느끼는 피로감도 기본적으로 노동에 의한 피로와 같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는 근육통이 수반되고 전자에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일부 요소는
차이를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른 부적합 상태와 피로를 구별하게 해주는 요소는 양쪽 경우에 모두 존재한다.
각각의 경우 모두에 근육에 축적된 노폐물의 양과 상관없이 더이상 일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드는 상황이
있다.
그러나 근육을 사용하는 것은 심장이나 뇌와 같은 조직의 사용과는 달리 복잡한 생화학적 변화를
초래한다. 그결과 거의 대부분 근육의 경직 등 2차적인 결과가 나타나고 이것은 다시 통증과 불쾌감 같은
더 높은 수준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보다 높은 수준에서는 진행중인 일이나 활동에 대한 태도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는데, 예를 들면 노동에
대해 혐오를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노동과정을 거치면서 노동자는 일을 수행하는 자신의 능력에 대해 스스로 평가를 내릴 수 있게
된다. 더 큰 통증을 초래하거나, 심지어는 더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리라는 판단이 서는 상황에서도
일을 계속한다면 작업결과는 매우 비효율적일 것이다. 노동자가 자신의 불쾌감과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선입관을 갖고 있을 때 이것은 훨씬 비능률적인 노동을 낳게 된다.
그래서 근육의 무력화로 정의되는 피로와 일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피로가 모두 함께 발생한다.
개인적 피로(personalistic fatigue)라고 정의되는 혐오스럽고 비관적인 자기평가의 징후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작업능력이 저하될 수도 있다. 종종 모르는 사이에 피로해질 수도 있는데, 이것은 하위요소가
우세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장애(impairment)라는 용어로 표현할 수 있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일시적인 장애와 개인적 피로를 구별하지 않지만 피로감보다는 장애가 늘 더 주된
관심분야가 되고 있다. 이러한 종류의 장애로 세포에서 일어나는 화학적 변화를 들 수 있다.
회복이 가능한 변화로는 알코올중독과 산소부족 등이 있는데 이러한 일시적 장애가 뇌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채 활동을 저해시킬 때 노동자는 피곤과 쇠약감을 느낄 것이다. 이처럼 일시적·생리적 장애와
개인적 피로는 밀접히 연관되어 있으며 한쪽이 다른 한쪽의 토대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뇌가 영향을 받아 지각 및 태도에 대한 인식능력이 저하되면, 피로감 없이도 행동에 뚜렷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자기평가 능력이 둔화되기 때문에 쇠약감이나 피곤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다.
생리적 장애의 결과로서 피로감을 느끼지 못하는 현상은 몇몇 형태의 저산소증에서 볼 수 있는데,
헬리콥터에 의해 산꼭대기에 내려졌을 때처럼 대기 중 산소압이 갑작스럽게 감소하는 경우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피로감은 산소의 감소가 점진적이고 산을 오를 때처럼 운동이 동반될 때 훨씬 더 잘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