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시험에 합격하겠다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말이냐?"
2021년 승진시험을 준비하던 나에게 악마가 물었다.
"그래, 뭐든지 하겠다."
그러자 악마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렇다면 공부를 해라"
- 인터넷에 떠도는 농담 중 하나에서 발췌-
1. 2021년 승진시험을 준비하며
"아.. 동열이도 가고... 종범이도 가고..."
한국프로야구의 유명한 모 감독님의 푸념이 절로 떠오르는 2020년 1월이었다.
주변의 동기들은 죄다 심사다 시험이다 뭐다 하며 진급해버리고 나 혼자 제과점의 판매대에 덩그러니 남은 인기없는 빵 마냥
서러움과 섭섭함을 삼키며 그렇게 따뜻한 1월을 맞이하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봐야만 했다.
그들을 향해 피어오르는 질투감과 한 해동안 고생했음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근무성적 등으로 인하여 누군가에 대한 분노와
자괴감으로 망가져가는 내 모습을 보고 비웃고 있는 내면속의 또다른 내가 있었다.
"그래서 포기할래?"
또다른 내가 나에게 물었다.
피가 날 정도로 입술을 깨물고, 맹수가 으르렁 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나는 내 자신에게 말했다.
올해도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시 승진시험을 준비하겠다고
2. 뭐로 공부를 해야 하나....
통일해서 좋은 거는 남북통일과 삼국지 게임해서 내가 천하 통일하는 거 밖에 없는데....
- 통일해서 좋은 것... 인터넷에서 떠도는 농담 중 하나에서 발췌-
승진시험을 다시 준비하겠다고 굳은 다짐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선택과목이었던 실무가(2020년 승진시험까지는 실무1, 실무2, 실무3로 나뉘어 응시자가 선택하였다)
"우하하하 우리 한번 민족 대번영을 위해 손잡고 노력합시다"라며 한 과목으로 통일되어 버렸다.
(대 실무종합의 시대가 시작되었다...)
그 때문에 실무를 선택과목으로 공부해오던 필자는
"배...배신이야..."를 외치며 뒷목을 잡아야 했다.
법과목의 개정이 조금(조금 치고는 제법 있었... 특히 수사구조개혁으로 형사소송법이...)있긴 했지만
변경된 법조문과 판례를 공부하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의욕이 넘쳤는데...
실무종합은... "그거 경위시험부터 보는 거 아니냐!"를 당연하게 생각해오던 필자에게
역시 승진은 쉽지 않구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그래서 승진시험을 이렇게 준비하기로 마음먹었다.
- 형법: 2020년 발간된 형법 원문 1200제(문형사, 신호진) + 개정법령, 최신판례
- 형소법: 2020년 발간된 형소법 원문 1200제(문형사, 신호진) + 개정법령, 최신판례
- 실무종합: 쏘굿 기본서 + 쏘굿 객관식 + 쏘굿 모의고사 + 쏘굿 온라인 모의고사
실무종합 교재를 정하는데 처음에 고민이 아주 많았다.
경찰공제회에서 나오는 기본서는 5월에 출판예정이고, 쏘굿은 6월 중에 출판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둘다 사야되나.. 라고 고민하다가 2020년 공제회 실무기본서를 읽어보고는... 쏘굿 기본서가 나오면 바로 구입하여 공부하기로 했다.
(이상하게 공제회 기본서 내용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3. 승진시험은 1년간 달리는 마라톤이다
승진시험은 벼락치기가 아니라, 1년간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려야 하는 마라톤이었다.
공부량을 충실히 쌓아간 뒤에 스퍼트를 올려 폭발적으로 골인 지점을 통과해야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량과 스트레스를 버틸 수 있는 체력이라고 생각하였고,
연초부터 시험공부와 더불어 체력증강을 위한 트레이닝을 병행하였다.
그 덕분에 시험공부의 막바지인 11월, 12월에 폭발적인 공부량을 유지할 수 있었고
그때의 공부량이 당락을 좌우하는데 큰 기여를 한 것 같다.
4. 1분 1초도 흘리지 말자...
결혼을 하고 자녀까지 양육하게 되자, 혼자였던 이전과는 다르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대폭으로 줄어들었다.
줄어든 시간 속에서도 공부시간 확보를 위해, 우선 자가용을 이용한 출근 대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출퇴근 시간은 2배로 늘었지만, 그 이동시간에 조문 하나, 용어 하나 더 익히려고 책을 보았고
그래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져, 11월부터는 1주일에 1~2번은 잠을 자지 않고 공부하기도 하였다.
남들처럼 나도 머리가 좋았으면 적은 시간으로도 공부량을 많이 쌓을 수 있을텐데...
머리가 좋지 않은 편이라 남들보다 공부하는게 오래 걸리는 자신을 또다시 원망하고 한숨을 쉬었다...
정말 흘러가는 1분 1초가 아쉬웠다...
5. 일희일비 하지 말자
공부량이 어느 정도 쌓이고 나서... "좋아 이제 이 정도면 되겠지!"
근거없는 자신감을 가지고 과감하게 쏘굿 모의고사를 도전하였다.
그리고... 처참하게 박살이 났다....
"아니 5번문제에 3번 지문님은 기본서에 없었는데... 있었습니다!!!! 몰라뵈어 죄송합니다!!!!"
"아니 형이... 아니 1번 지문님이 왜 거기서 나와요..."
"쏘굿 저자님... 저 맘에 안들죠?"
... 모의고사를 풀면서 매회마다 이런 생각들을 한 것 같다.
이 정도면 모의고사 40문제 중에 많이 틀려야 3~4개 정도지... 라고 자신감이 넘치던 때가 있었는데요...
그 자신감은 행방불명 또는 소재불명이 되어버렸다.
항상 기본적으로 매회마다 5개에서 많이 틀리면 10개도 넘게 틀렸다
하지만, 모의고사는 모의고사 일뿐 일희일비 하지 않고 틀린 부분은 약점이니 지금 발견한 것에 감사하고 보완하여
시험장에 들어가면 고득점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기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 정도로 자기 최면을 걸지 않으면... 대체 1년 동안 난 공부를 제대로 한 것인가 라는 자괴감에 빠져 공부를 더 이상 못할 것 같았다)
6. 승진시험... 결전의 날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 국가대표 펜싱선수 박상영
1교시(90분): 실무종합, 형법
2교시(45분): 형사소송법
시험에 합격할 때가 되면 시험장에서 시험문제가 매우 쉽게 느껴진다고 합격자들이 이야기 했다.
필자도 1년동안 열심히 공부했으니 당연히 시험문제가 쉽게 느껴질거라 생각했는데....
실무종합 40문제를 풀었는데 짜잔.. 놀랍게도 10개가 넘는 문제에 별표가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와 여기가 그 유명한 실무종합 은하수인가요? 별들이 참 예쁘네요....
반쯤 넋이 나간 자신을 추스리며 실무종합을 뒤로 미루고 형법부터 마무리 짓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짝 말라버린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며
"자 어서 니가 아는 답을 불어, 어서 불란 말이야!" 라고 스파이를 취조하는 심문관처럼
스스로를 다그치며 실무종합의 문제들을 집중하며 다시 보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처음 봤을때 놓쳤던 부분들이 보이며 정답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어?? 이거 쏘굿에서 봤던 부분인데"
"어라?? 이거 내가 쏘굿 모의고사에서 당한거랑 똑같은 함정이잖아!!"
그동안 쏘굿으로 공부하며 열심히 굴렀던(?) 덕분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7. 갈고 닦아서 빛나지 아니한 것은 없더라...
쏘굿 덕분에 난관이었던 시험을 잘 치룬 덕분인지.. 시험결과 발표일이 기대되었던 것은 처음이었다.
가채점을 해보니 실무종합에서 아쉽게 만점을 놓쳤지만(-2), 충분히 합격권 점수를 얻었고
시험결과가 발표되자 여기저기서 축하한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부족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정진하며 갈고 닦는다면 시간이 걸릴지언정 빛나지 아니한 것은 없습니다.
모두들 쏘굿과 함께하시어 좋은 결과를 얻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이 합격의 영광을 얻을 수 있도록 함께 해준 쏘굿의 교재들과 저자분께 감사의 인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교재 부탁드립니다.
첫댓글 정성어린 합격수기 너무 감사합니다. 글도 재밌게 잘 써주셨네요. ^^
승진 정말 축하드리고, 너무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 좋은 기분 계속 유지하시고, 좋은 일들만 계속되시길 빌겠습니다~!!
^^ 감사합니다. 좋은 교재를 내주셔서 이번 승진시험 합격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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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쿠, 제가 같이 근무하는 후배에게 책들을 나눠줬습니다....
죄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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